'... 으으...'

잠에서 깬 프리스크가 몸을 뒤척이며 간신히 일어났다.

'... 지금이 몇시지...?'

프리스크는 잠시 시선을 벽 쪽으로 돌리며 벽에 달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새벽 4시. 아직 아침이 되기까지 까마득하게 먼 시각이였다. 오랫동안 집 밖을 나가지 않아 생체 리듬이 깨져버린지 오래인 프리스크에겐 별로 놀랍지도 않은 일이였지만.

이불에서 잠시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가 냉장고를 열어 물병을 꺼내오고선, 다시 이부자리 안으로 들어가 목이 탄다는 듯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러고선 충전기에 꽂혀진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거리며 따분함을 달래고 있었다.

인터넷 사이트를 서핑하다, 문득 한 뉴스가 프리스크의 시선에 닿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어떤 내용인지는 안봐도 뻔히 알 수 있었다. 전 괴물 대사의 행방이 어쩌네, 어디서 뭘하길래 그러네하는 내용 사이에 담긴 자신을 비난하기 위해 만들어진 악의적인 거짓 사실들, 그리고 그 뉴스 아래의 댓글란을 살펴보면, 언제나 자신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댓글들. 이젠 좀 그만해줬으면 좋겠건만. 하며 프리스크는 보기도 싫다는 듯이 뉴스란을 닫았다. 그러고선 이불을 더욱 세게 잡으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역시 여기가 아니면 위험해.'

괴물들을 지상으로 이끈 영웅이였던 프리스크, 괴물들을 위해 대사관을 자청했던 프리스크. 그 때 까지만 해도 프리스크는 그저 의지만 있다면 모든게 해결될 줄 알았다. 뭐가 어찌됐든, 어떤 방법으로든 모든걸 바로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괴물과 인간 사이의 갈등과 차별은 그 의지라는 강력한 힘으로 조차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전혀 해결되지 않는 괴물들의 차별, 괴물들을 받아줄 생각이 없는 인간들, 24시간 내내 자신을 감시하는 언론과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 극단적인 괴물 혐오자들의 경멸섞인 눈초리. 아직 어린아이였던 프리스크는 이 모든 것을 참고 받아들일래야 받아들일 수 있을리가 없었다.

현실을 깨달은 프리스크는, 자신을 시켜보는 수많은 시선들을 인식하기 시작한 프리스크는, 결국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계속해서 도망치고 도망치다 현실과 완전히 단절한 채 살아가기를 선택했다.

바깥의 자신을 향한 경멸섞인 시선들, 자신을 비난하는 격양된 목소리들. 현실을 부정하며 집 안에서만 틀어박히기 시작하고나서 부터는, 이 모든 것에 감시당하며 괴로워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기에 프리스크는 더더욱 바깥에 나가는 것이 두려워지긴 했지만 말이다.

사실 괴물들에 대한 일까지 전부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었다. 괴물들을 도와주고 싶었던건, 현재까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바깥으로 나가기 두려워진 프리스크에게, 현실을 직면하기 두려워진 프리스크에겐, 괴물들을 도와주기 위해 이 순간을 절대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프리스크는 이불을 온몸에 두른채, 흐느끼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괴물들을 도와주고 싶어, 아직 포기하고 싶진 않아,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바깥으로 나가야만 해. 하지만, 나는 아직도 바깥으로 나가기 무서워.'

'바깥에 나가면, 다시 그 눈들에게 감시 당할거야. 비난 받을거야.'

'감시 당하는 것도, 비난 받는 것도, 너무 두려워. 너무 무서워.'

'이젠 지쳤어, 싫어, 싫단 말이야...'

이내 중얼거리는 소리조차 멎더니, 프리스크는 그저 소리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프리스크가 지쳐 잠들때까지, 프리스크의 소리없는 흐느낌 만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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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키워드 - [이불] [물병]

이번에도 현실적으로 써보려 했지만 개연성이나 문체에서 뭔가 2% 부족한 작품이 탄생했다

그리고 물병 키워드 너무 어거지로 끼워맞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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