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ence[1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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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eat[2회차]

(Rainy Summer - 세레노 / Sereno)

05 - Prayer

아이는 망설임 없이 주먹을 내지르거나, 가끔 칼로 바꿔 들어 찢어버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피어오르는 꽃을 향해서 가끔 두 눈을 감고 묵념하는듯한 행동을 취했다.
아이는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 묵직한 물줄기 속으로 들어선다.

"..하긴.. 그때 죽은 건 원래 여기였지.."

붉은 국화가 폭포물에 죽지도 않고 꺾였음에도 여전히 붉음을 자랑하는 꽃잎이었다.
가끔 폭포물에 휩쓸려 그 꽃잎이 밖의 물 위에도 흘렀었다.

"안녕. 우리 오랜만이야. 너는 나를 볼 수는 없었던 거 같지만.."

아이는 국화가 잔뜩 난 동굴의 제일 안쪽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드드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꽃을 뿌리째 뽑아내며, 낡은 치마를 들어 올렸다.

"드디어 우리는 지상에 복수를 할 수 있게 됐어. 너도 함께 가자. 그런데 음.. 입을 순 없을 정도로 헤져버렸네... 할 수 없지.."

아이는 헤진 발레 치마를 목에 감고 스카프처럼 살짝 묶었다.

"주머니에 넣기엔 조금 크니까.. 이러면 되겠다. 이제 너의 다른 쪽도 찾으러 가볼까.."

아이는 좀 더 나아가 퍼즐들을 간단하게 풀어내며, 언다인의 창이 솓아지는 다리도 건넜다.
풀숲에 숨어 숨을 죽이고 있자, 아이 대신 괴물꼬마가 잡혔고, 언다인은 꼬마를 조심스레 내려놓고는 가버렸다.
수풀을 나와서 괴물꼬마가 뭐라고 말을 하지만, 아이에게 와 닿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조금 귀찮은 것을 보는 듯이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괴물꼬마가 가버리길 기다렸다.
이번에도 괴물꼬마는 급하게 가려다 넘어졌지만, 여전히 아이는 손 하나 까딱거리지않았다.
괴물꼬마는 급하게 다시 일어나, 달려나갔다.
아이는 앞으로 더 나아갔고, 거기에 있는 것은 별을 물어보는 괴물 하나 뿐이었다.

"...네가 별이니..?"
"...아니. 난 그런 아름다운 것이 아니야."
"하지만, 내게는 보여. 너는 모두가 별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아."
"그거 고마운 말이네. ..."

아이는 그 괴물을 쳐다보며 잠깐 망설이다가, 그냥 가기로 했다.

'하나 정도는 상관없겠지..'

아이는 앞을 향해 나아간다.
물 위의 미로를 일부러 틀리게 나아가, 또 다른 붉은 국화의 꽃밭에 도착했다.
망설임 없이 나아가, 꽃들을 헤치고 발레슈즈를 꺼냈다.

"아.. 발이 안 맞네.."

아이는 슬쩍 슈즈와 자신의 샌들의 바닥을 맞췄다.
슈즈가 조금 더 작은듯했다.

"쓸 순 없겠다.."

아이는 신발의 바닥을 찢어 안쪽에서 날카로운 칼날을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장난감 칼에 살짝 대어본다.

"아, 이건 쓸 수 있을지도.."

아이는 장난감 칼에 칼날을 덧대고, 찢긴 슈즈천으로 둘둘 감아 고정시켰다.

"칼밖에 남지 않은 이블린(Evelyn). 모험하려던 앤디(Andy). 필사적이던 앨리스(Alice)... 그 외에도..."

아이는 붉은 국화들을 바라보았다.

"나는 너흴 기억해. 모두 - 모두... 가엽고 가여운 아이들.."

아이는 잠시 두 눈을 감고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두 눈을 뜨고, 발걸음을 옮긴다.
조금 더 나아가자 , 거대한 동공 속 호수가 나타났다.
그 위의 돌길을 지나치고 있자, 호수 속에서 괴물이 튀어나왔다.
아이는 싸늘한 눈으로 그 괴물을 쳐다보았다.

"아- 안녕? 어.. 음.. 너 꽤 조용한 아이네? 반응 좀 해봐! 뭐.. 됐고, 이 근처는 위험한 거 같아. 나도 지금 권유받아서 가고 있거든."

괴물은 뭔가 주절주절 떠들더니, 반응이 거의 없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아이는 입을 우물거린다.

"..하.. 그런 건가.. 어째 기억하는 것보단 적은 거 같더라니..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아이는 길의 갈림길에서 멈추었다.
아이가 멈추고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거기 있는 거 알아."

바위뒤에서 샤이렌이 튀어나왔다.
아이는 싱긋 웃으며 칼을 쥐었다.
샤이렌은 벌벌 떨면서 작은 소리로 허밍을 할 뿐이었다.
아이는 흐늘거리는 불안정한 음정 공격을 피해 가며 순식간에 샤이렌의 복부에 날카로운 주먹을 내질렀다.
그리고 뒤로 넘어진 샤이렌의 목에 칼을 휘둘러 찢어버렸다.
샤이렌은 짤막하고 작은 비명을 지르며 파란색의 방울꽃이 되어 사라졌다.
아이는 더 나아가, 비를 맞는 동상을 쳐다본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 그 누구도 듣지 못할 그 목소리..

".....아스리엘.. 바보 같은 녀석.."

아이는 앞으로 나아가 우산도 쓰지 않고 빗속을 걸었다.
계속 걷다 보니, 괴물꼬마가 말을 걸어왔다.

"어, 이런.. 너도 우산을 안 가져왔네. 음!할 수 없지! 그냥 맞으면서 가야겠다."

괴물꼬마는 아이를 뒤따라오며 뭐라 뭐라 쫑알대었다.
아이는 그런 괴물 꼬마가 꽤 귀찮은 듯 보였다.

'쓸데없이 말이 많네..'

아이는 괴물꼬마가 아직 쓸모가 있다 생각하며 빠르게 걸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비가 끝나는 구간에 다다르자, 언덕이 눈에 보였다.

"어.. 넌, 언다인님을 만나러 가고 싶은 것이지? 내가 도와줄게! 음! 내 어깨를 밟고 올라가!"
"..그래. 고마워."

아이는 살짝 웃으며 망설임 없이 괴물 꼬마를 짖밟고 언덕으로 올라갔다.

"난 다른 길이 없나 찾아볼게! 음! 나중에봐!"

아이는 조소한다.

'이제 쓸데도 없고.. 다시 만나면... 하..'

달려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비정하게 웃던 아이는 갑자기, 고개를 툭 떨군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표정을 구겼다가, 다시 무표정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다리 위에 서자, 창이 아래에서 뚫려 올라온다.
아이는 침착하게 내달리며, 금세 다리의 끝에 다다랐다.

"아, 여기 막다른 곳이었지.. 쳇..."

아이가 뒤를 돌아보자, 언다인이 흉흉하게 사나운 기분을 내보이며 다리를 잘라냈다.
그리고 펄럭이는 망사 사이로 그녀의 입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지옥에나 떨어져 버려.

'킥킥.. 너희나.. 나나..'

아이는 떨어지면서 조소한다.
아이는 예전 일을 꿈을 꾼다.

*차라!
*......
*아, 맞다.. 차라는.. .. 미안! 그나저나, 여기서 뭐 해? 어? 화환? 만들줄 아는 거야?
*......
*아, 아아! 기껏 예쁘게 만들던데.. 왜 그래 차라? 혹시 내가 뭔가..

아이는 눈을 뜬다.

"...끔찍하네."

아이는 몸을 추스르며 일어났다.
그리고 바닥의 꽃들을 쳐다보았다.

"고마워. 음.. 미안, 네 이름은 까먹은 거 같다.."

아이는 살짝 조소하며 쓰레기투성이의 물길을 나아간다.
그러다 조용히 물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본다.

붉은꽃이 한 송이 하고 봉우리가 하나.
검은꽃이 네 송이 하고 봉우리가 하나.

".. 꽤 많이 진행됐네.. 파트너는.. ...아직 자고 있네. 다행이다..."

아이는 어두운 물길을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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