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어두웠다. 아까까지 걸려있던 석양은 황혼이 떨어지는 시간이 되자 다가오는 검은 장막 사이로 그 모습을 숨겼다. 검은 장막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채웠다. 수많은 별들은 그 모습을 하늘에 박힌 보석처럼 그 모습을 빛냈고, 그 가운데로 둥그런 보름달이 대지를 내려 보고 있었다. 그 하늘을 들판에서 한 아이가 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하늘이구나. 프리스크는 그리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도 하늘을 본지 오래됐다. 지하에서 계속되어 리셋과 세이브/로드로 인해서 보내온 시간들은 보통 이들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분명, 마지막에도 하늘을 본 적이 언제였던가. 자신도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히, 한번은 모두와 함께 석양을 보던 때가 있었다. 마치, 산산이 부서지는 모래성과 같은 기억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어찌됐든, 자신은 결국 돌아왔다. 그때처럼.
프리스크는 모두를 떠올렸다. 자신의 친구들이 어찌 지내는지 궁금했다. 토리엘은 여전히 파이를 만들기를 좋아할까? 파피루스는 여전히 스파게티를 만들기를 좋아하고, 샌즈의 썰렁한 농담을 싫어할까? 샌즈는, 여전히 썰렁한 농담을 하고, 동생을 지극히 여기면서도 모든 것을 귀찮아할까? 언다인은 여전히 과격하고, 피아노를 좋아할까? 알피스는 여전히 애니를 좋아할까? 아스고르는 여전히 차를 좋아할까? 메타톤은? 냅스타블룩은? 그리고, 다른 괴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모두가 보고 싶었다. 프리스크는 그들이 그리웠다. 상냥하고, 따스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진정으로 프리스크는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음을 프리스크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여, 친구. 오랜만이로군.”
갑작스레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프리스크는 바로 뒤로 돌아보았다. 프리스크한테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다시는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할 수 없었던 목소리였다. 뒤에는 여전히 웃고 있는 해골이 있었다. 해골의 옆에는 망원경이 놓여 있었다. 아까까지는 없었던 그가 나타난 건, 그의 능력이라는 사실을 프리스크는 잘 알고 있었다.
“샌즈.”
“뭔가 고민이 많아 보이는 표정이로군. 친구.”
샌즈는 옆으로 다가왔다. 샌즈의 시선이 하늘을 향했다. 프리스크는 이 갑작스러운 상황이 익숙지 않았다. 그가 어째서 자신을 찾아온 거지? 그런 생각이 프리스크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샌즈는 그런 프리스크의 당혹스러운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하늘을 올려보며 말했다.
“정말이지, 지상의 하늘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아. 정말 아름다운 밤이야. 별들은 빛나고, 달은 대지를 내려보고……이런 날엔, 너 같은 꼬맹이는 즐겁게 놀면 되는데 말이야.”
“무슨 일이야. 샌즈?”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서 말이지. 어떻게 지낼까 궁금해서 찾아왔지. 표정을 보아하니, 고민이 많아 보이네.”
“고민 따위는 없어.”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프리스크는 샌즈에게 거짓말이 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말을 듣고는 잠시 말하는 걸 멈췄다. 잠시간의 침묵이, 이 들판을 채웠다. 그 침묵은 곧, 다시 깨졌다.
“친구.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는 거야? 모두가 널 그리워하고 있다고.”
“미안. 샌즈 난 돌아갈 수 없어.”
“모두를 다시 죽일까봐?”
“……역시, 알고 있었구나.”
프리스크는 여전히 그 세계를 기억하고 있었다. 이 세계가 리셋되기 전, 모두가 자신에 의해서 죽어버린 세계를. 그것은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했고, 나중에는 자신의 통제를 벗어났다. 차라. 그 아이가 결국 자신의 몸의 주도권을 가져갔으니까. 결국, 모두가 죽었다. 파피루스는 끝까지 자신을 믿었음에도 죽어버렸고, 토리엘도 결국 미쳐서 죽었다. 메타톤도, 언다인도 목숨을 걸고서 맞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끔찍한 기억은 프리스크한테는 트라우마나 다름없었다. 프리스크는 마지막의 마지막, 샌즈를 죽였을 때 가까스로 되찾았고, 세계를 다시 리셋 했다. 그 이후로 프리스크는 두려웠다. 다시 주도권을 빼앗기고 모두를 죽여버리는게 아닐까. 결국에, 모두를 다시 평화로운 결말로 이끌고, 한 번도 차라가 나타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프리스크는 그들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 이것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결말이라고, 프리스크는 그리 생각했다.
“너의 그 표정은, 모두를 죽일가봐 두려워하는 표정이거든”
“난, 돌아갈 수 없어. 샌즈. 혹시라도, 아주 혹시라도, 모두를 죽이게 될 수도 있어.”
프리스크는 아스리엘을 떠올렸다. 그래, 아스리엘도 그랬지. 아스리엘도 스스로가 꽃으로 변할 것을 알기에, 그렇기에 지하에 머물렀다. 프리스크는 그런 아스리엘의 선택은 존중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있었다. 샌즈는 자신의 말을 듣고서 침묵했다. 잠시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곧 다시 입을 열었다.
“넌, 괴물이 되지 않을 거야. 친구.”
“하지만…….”
“친구. 넌, 그때와 달라. 혼자가 아냐. 너의 곁에는 친구들이 있어. 그때는 너 혼자였지만, 지금은 달라. 모두가 널 그렇게 되지 않게 도와줄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네가 변한다면. 난 비록 약속을 좋아하지 않지만, 약속하지. 친구. 그때는 내가 널 막을게. 이번에는 나쁜 시간을 보내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야.”
샌즈는 손을 내밀었다. 그것을 프리스크는 고민했다. 과연, 내가 돌아가도 괜찮은 걸까? 잠시간의 침묵이 이 들판을 가득 채웠다. 결국 프리스크는, 그 손을 잡았다. 그리고 소리가 울렸다.
- 뿌우우웅.
안심의 방귀쿠션
마지막...샌즈답다 - 덤 디 덤.
방귀쿠션이 이렇게 감동적일리가 없슴다ㅠㅠㅠㅠ
ㅜㅜㅜㅜㅜ 울었당
ㅠㅠㅠㅠㅠㅠㅠ개추
ㅠㅠ 크...
우럭따 ㅜㅜ
프리스크가 친구들을 떠올리며 한 묘사가 마음에 들어요! 지하로 돌아갔을 때 친구들이 변해있으면 조금은 섭섭해 하려나요? 변하지 않으면 안심하려나요? 지하세계로 돌아왔을 때의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글은 짧지만, 여운은 길게 남는 멋진 문학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와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