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ence[1회차]
Repeat[2회차]
(출저 : https://youtu.be/gGc3Yk4y7D4)
(제발, 떠나지 말아요 / Please, Don't go away - HnS)
차라의 계획은 실패했다.
실패를 예감하고 감았던 두 눈을 떴을 때는 굉장히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반년을 있던 장소.
노란색의 꽃밭이었다.
"..꿈..? 전부..?"
아무생각없이 내뱉은 말에 자기 자신이 화들짝 놀랐다.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누가 있는 건 아니었다.
차라는 자신의 목을 가다듬어보려 손을 대었다.
목보다 먼저 잡힌 것은 사부작거리는 원망스런 꽃과 가시덩굴이었다.
꽃의 존재를 알면서도 차라는 일부러 말을 내뱉는다.
"아.. .. 아...!"
아프지 않았다.
아무리 목소리를 쥐어짜 내도, 아프지 않았다.
차라는 눈물을 후두둑 흘리며 멍하니 서 있다가, 갑자기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냐.. 그 애는 괴물이야.. 인간과 같을 리 없어..'
차라는 지하의 입구가 되는 문앞에 섰다.
살짝 손을 뻗어보지만, 뭔가에 막힌 듯이 손이 꾹 눌릴 뿐이다.
'그 뒤로.. 어떻게 된 건지 궁금했는데.. 무리겠네..'
차라는 씁쓸히 자신이 깨어난 꽃밭으로 돌아갔다.
꽃을 건드릴 수도 없었다.
차라는 그저 하루하루 하늘을 보며 지냈다.
그것마저 지루하면 기나긴 잠을 자기도 했다.
며칠이나 지나서였을까?
차라가 있는 꽃밭에 토리엘이 찾아왔다.
어딘가 초췌해진 모습이 역력했고, 그녀는 꽃밭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아... 무슨 일이.."
차라는 걱정된 마음에 토리엘을 만지려했지만, 그대로 통과되어버렸다.
차라는 급히 자신의 손을 거두고, 주먹을 꽉 쥐었다.
"내가.. 내가 말렸더라면..."
토리엘은 자책을 하고 있었다.
그 뒤로 토리엘은 매일 구멍으로 태양이 보일 때쯤 찾아왔다.
꽃에게 위로를 얻고 싶어하는 듯이,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하늘에서 빛이 내려와 앉았다.
차라는 그 빛 덩어리를 만졌고, 그것이 마법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챘다.
"무슨 일이.."
차라의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해가 지고, 어둑한 시간이였기에 토리엘은 오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나마 꽃 덕분에 죽는 것은 면한 여자아이였다.
아이는 충격이 심했던 것인지, 바들 거리며 숨을 뱉었다.
껌벅거리는 그 눈동자가 차라를 포착했다.
차라가 안절부절 쳐다보고 있는데, 아이는 손을 뻗어 차라의 발목을 잡았다.
"..어..?"
차라는 자신을 잡은 아이의 체온에 놀랐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본 그 아이의 목에 피워있는 꽃에 얼굴을 찌푸렸다.
차라는 조금 우물쭈물 거리다가, 아이의 상처에 손을 대었다.
써본 적은 거의 없었지만, 아이의 상처가 조금은 사그라졌다.
이것으로 출혈로 죽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이것은 차라가 처음으로 써본 시간마법이었다.
아이는 차라를 쳐다보다가 그대로 두 눈을 감았다.
다음날 토리엘에게 발견되어 데리고 가졌다.
차라는 아이를 무심코 따라가다가, 자신이 어느새 지하의 입구를 지나쳤음을 알아챘다.
그후 알아챈 것은,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면, 자신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었다.
말은 통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
다만 자신의 마법을 조금 빌려주면, 자신은 꽃밭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그리고, 보고 싶지 않는 진실과 마주한다.
아이에게 들이대는 붉은 창.
환호하는 괴물들의 환성.
때로는 괴로워하듯, 때로는 기뻐하듯.
그러나 멈추지 않는 공격.
"이블린!"
차라가 되살릴 때마다, 이블린은 나약해져 갔다.
어째서인지 괴물들은 자신이 마법을 시행하기 이전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친구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시간을.. 괴물들은...
오히려 괴물들은 그것을 이용했다.
아이의 몸이 짖밞혀지고, 심장에서 꽃을 피울 때까지..
그런 아이의 앞으로 한쪽 눈에 붕대를 감고 있던 해골이 손을 떨며 다가왔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가위로 아이의 심장 꽃을 따간다.
"뭐하는 거야! 그만둬! 그 아이가 불쌍하지도 않아?!"
그 외침은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다.
차라는 시간마법의 최대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자신의 얼마 없는 마력만 빠져나가고,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안돼.. 이블린.. 안돼.."
첫 인간. 이블린(Evelyn)...
그렇게 왕의 손에 들린 첫 번째 영혼석이 탄생했다.
차라가 그것을 목격하자마자, 곧바로 차라의 시야가 흐릿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은 꽃밭으로 돌아와 있었다.
차라는 황급히 달려나가다가 폐허의 입구에 부딪힌다.
"아아.. 안돼.. 그 애는.. 그 애는 나랑 달랐어.. 그저, 그저 자유를 원했을 뿐인데.. 어째서..?"
하루가 지나고, 이블린의 관은 꽃밭에 토리엘의 손으로 묻혔다.
토리엘의 눈물에 차라는 나갈 수 없는 울분을 토리엘에게 내뱉는다.
"괴물들! 어째서.. 그렇게 상냥했잖아!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왜.. 나처럼 대해주지 않은 거야..."
들릴리 없는 절규가, 비탄이, 원망이, 토리엘에게 쏟아진다.
그일로부터 두 달이 지나서, 새로운 인간이 떨어졌다.
그 인간은 차라가 보이지도 않았던 것 같다.
모든 인간이 차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반복된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그대로 죽는 인간도 있었다.
이름은 모른다.
그저 지하세계 어딘가에서 꽃을 피웠을지도 모른다.
차라는 괴물도, 인간도, 똑같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희도 우리의 생명이 그렇게 탐이나? 그것이 우리의 생명력을 앗아간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나..'
차라는 기다린다.
자신과 완벽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아이를..
시간마법을 점점 개편해 나가며.
그리고
당신이 떨어졌다.
퍄 비지엠이랑 개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