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라면 지울게



프리스크가 사고를 당했다.
괴물들의 외교관인 인간은 다른 인간들에게 공격받기 쉬운 표적이었다.
극렬괴물차별주의자는 그녀의 얼굴에 염산을 뿌렸다.
죽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죽지는 않은 정도였다.
토리엘도, 샌즈도 차마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의지를 가졌다.

나는 괜찮아, 얼굴따워 별것도 아닌걸?
나에겐 아직 친구들이 남아있어.

그녀가 의지를 다지고 있던 그 때, 그녀의 가장 소중한 친구 중 하나인 파피루스가 그녀를 찾아왔다.
파피루스, 순수하고 유쾌한 뼈다귀 친구.
그라면 기꺼이 상처입은 그녀를 위로해주리라.
파피루스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시작했다.

프리스크.
내 친구.

여기 처음 왔을 땐 키가 이만했지.
무릎에 반창고를 붙였어. 머리 길이는 이만했지.
옷은 줄무늬 두 개. 파란바탕에 보라색줄.
얼굴은 황색빛이 감돌았어.
평소에는 차분하지만 웃을 땐 귀여웠어.
여길 나간뒤에는 키가 컸지. 머리도 기르고.
허리도 잘록해져서 꼭 도자기 같았어.
가늘게 웃는 눈이 귀여웠어. 손가락도 작았어.
입술이 유달리 작고 붉었어. 어깨가 좁았어.
언제부턴가 정장을 입고 다녔어.
키는 더 자라지않아. 언제부턴가 웃지 않았어.
피곤해보였어. 그래도, 그래도 그 눈은 귀여웠어.
그랬어. 며칠전 까지는 분명 그랬어.
며칠전 까지는...


형. 이건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