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주인공)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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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동인설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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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ny
Story

:수지에게.

맨 처음 그들을 만나고 난 뒤로 벌써 몇년이 지났어.
앞뒤 가리지 않고 시작한 프로젝트였었지. 좋았냐고?
글쎄,단순히 좋고 싫음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자기 스스로의 역량을 시험하는 데엔 제격이었지만.

처음 연구 제안을 받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그때 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동기들하고 저녁에 술 한잔 하려고 벼르고 있었어. 오후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에 바로 튀어나가려고 했지.
회의실 문을 나서려는데 우리 핸드폰이 동시에 울렸어. 담당인 카르마 박사님에게서 온 문자였지. 이 황금같은 주말에 무슨 일로 호출하나 싶었어.
그냥 무시하고 술집에 가려고 했는데, 우리 중 누군가가 씹으면 나중에 피 보는 거 아니냐며 호들갑을 떨기에, 결국 생각을 바꾸고 휴대폰을 열어서 메세지를 확인했어.

'6시에 형이상학과 주강의실에서. 금방 끝남.'

메세지에는 그렇게 적혀있었지.
난 코웃음을 쳤어. 박사님도 집단연구가 막 끝났을 때 호출하는 것이 미안하셨나 봐.

지금 시간은 5시.
박사님 기준에서 금방 끝난다는 건 한 시간.
7시에는 불고기에 맥주를 먹을 수 있을거야.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많이 취해도 상관없었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남은 한 시간을 근처 카페에서 때우기로 했어.
아직 사람이 몰리기엔 좀 이른 시간이라 카페는 한산했지. 우리는 큰 탁자에 안락의자가 있는 스터디룸에 자리를 잡고 널부러졌어. 제일 싹싹한 친구가 메뉴판을 보고 음료를 시키러 밖으로 나가고 우리는 의자에 기대서 각자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어.

나도 스크린을 만지작거렸지만, 곧 하품을 하고 꾸벅꾸벅 졸았어. 눈 코뜰새 없이 바쁜 일상에 모처럼 가진 여가시간이건만, 대화도 없이 스마트폰만 하는 것은 피곤하고 지겨웠어. 난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다른 사람들이 뭐하는지 구경했어. 게임을 하거나, sns를 하거나,처음 들어보는 음을 흥얼거리며 영상을 감상하는 동기도 있었어.

'무슨 게임이야?'

'아~이거.'

게임을 하던 친구에게 무슨 게임이냐고 묻자 그는 스크린을 두드려 메인 화면으로 돌아갔어.

'메타팡, 한손에 들어오는 메타톤!'

아기자기한 글씨체와 함께 만화체로 그려진 작은 유령과 왠 사이보그가 타이틀 화면에서 까딱였어.

'여기 애벌레 유령한테 전파를 먹이면 박스 형태의 번데기가 되지.'

'육성게임이네. 다 크면 아까 그 메타톤처럼 되는거야?'

'응. 그걸 나비 형태라고 하는데, 나비는 매일 있는 공연타임에 내보낼 수 있어. 거기서 시청률을 얻으면 전파로 바꿀 수 있고. 얻은 전파를 진화템으로 바꾸거나 다른 애벌레에게 먹일 수 있어. 아니면 1만개 노가다 해서 나비를 2단 진화 시키던가. 근데 현질이 더 낫지, 전파로는 기본인 NEO폼 밖에 못사거든. 그리고.....'

'아 그래, 재밌을 것 같네. 나중에 해볼게.'

나는 형식적인 말로 대화를 끝맺었어. 남은 시간을 동기의 오덕한 설명으로 보내고 싶진 않았어. 나는 내 자리로 다시 내 휴대폰을 꺼낸 뒤 인터넷에 접속했어.

포털 사이트 메인검색어에는 아까 내가 보았던 게임 캐릭터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어. 아무 감흥없이 그것을 누르자, 캐릭터의 원본이자 실제 연예인인 어떤 인물의 사진과 프로필이 나왔어. 나는 스크롤을 아래로 쭉 내리면서 그것을 읽어내렸어.

메타톤 (Mettaton)
※이 항목은 '햅스타불룩'으로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연기자,가수,사업가
메타톤은 ×016년에 데뷔한 연예인이다.
그는 데뷔초부터 연기력과 노래에 비상한 재능을 보였으며, 탁월한 무대 센스로 전 세계에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MTT 프로덕션의 사장이자 본인 이름과 동명인 브랜드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그의 과거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나, 작년 11월 그가 유명밴드 '고스트블룩'의 DJ 냅스타블룩과 사촌관계라는 사실이 폭로되었고,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던 그는 지난달 8일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현재는 작품활동을 쉬고 있다.

나이:미상
신장:180(추정)
혼인관계:미혼
국적:언더리안(링크)
가족관계:사촌 냅스타블룩

대표곡(링크)

주요출연작품/필모그래피
내 사랑 도망가요(데뷔작),
드라마,살인,피바다!
더 많은 출연작(링크)

나는 '언더리안' 옆의 링크를 클릭했어. 그러자 페이지가 휙휙 넘어가며 가장 핫한 언더리안 관련 기사가 떴어.

'괴물 대사, 인권위원회에 마법 사용 금지법 철회 호소.. '괴물에게 마법은 선택이 아닌 생존'

'지역 차별성 짙은 '언더리안' 괴물 대사관,대체 용어 모색중...'

'괴물/인간 사이 영토분쟁 논란... 에봇시, 과연 누구의 땅인가? 괴물들, '유적지라도 돌려달라'


너도 알다시피, 나는 괴물들에게 관심이 많았어.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 내가 그들에게 가진 감정은 진실된 것이 아니었어.
그건 애정이라기보다는 단순한 흥미였지.

생각해 봐.
우리는 이 지상에서 오로지 인간들만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살았잖아.

오래전부터 괴물이니 요정이니 하는 것들이 예전에는 있었다는 얘기는 들어왔지만,
아무 증거가 없으니 그저 전설처럼 생각했고.
그들이 나온 에봇산은 들어가면 죽는다는 소문 때문에 흉흉해서 펜스만 쳐놓고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으니 말야. 그런데 한 아이가 금기를 깨고, 미지의 문 속으로 뛰어들고 만거야. 까마득한 옛날에 일어난 전쟁의 여파로 괴물들은 지하에 갇혀있었고, 아이는 구원자가 되어 입구를 막고 있던 차폐막을 뜯어내고 괴물들을 꺼내주었지.

애들 동화 같은 이 일화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고, 그들이 실존한다는 사실이 수 년전 세상에 밝혀졌을 때,
나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어. 책속에만 있던 주인공들이 현실로 튀어나온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들을 만나서 대화도 하고 싶고, 실제로 만져보고 싶고, 줄자로 신장을 재어보고, CT로 내부 구조도 파악해보고,샘플을 채취해서 유전자의 배치 구조를 관찰하고 싶었어. 그리고 마법이라는 것도 꼭 연구하고 싶었어. 유형도 나누고, 현대 과학에 얼마나 적용될까 실험도 해보고.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거야.

하지만 에봇시는 지금 괴물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통제하고 있고, 주민이나 관계자가 아니면 출입할 수 없잖아. 내가 예전에 거기 살았었다고 해도 말야.
처음에 출입을 거부당했을 때는 얼마나 슬프던지, 주말 내내 펑펑 울어서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했어.

난 실망했어.
난 그저 일개 시민이고, 그들은 경이로운 능력을 가진 고귀한 인격체였어.
샘플을 체취하기는 커녕 직접 만나는 것도 요원할 것 같았지. 그저 뉴스나 TV 프로그램으로 멀리서 보고 만족할 수 밖에 없겠구나, 운이 좋으면 한두명쯤 만날 수 있겠지라면서 체념했었어.

그랬었는데, 저녁 6시에 우리 형이상학 연구원 네 명은 박사님에게서 아주 놀라운 제의를 받은거야. 지금까지 내가 열거했던 모든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
나는 바로 승낙했지만, 나머지 세명은 어쩐지 빼는 것 같았어. 박사님이 우리가 승낙하면 연구비 전액과 생활비를 국가가 지원해준다고 하니까 바로 받아들였지만.

그날 이후로 우리 팀은...나중에 생물학과 학생 1명과 기계과 학생 한명이 합류해서...
괴물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1년 정도 그들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신체를 점검해주며 특이사항을 기록하는 일을 하게 되었어.

왜 우리들을 뽑는건지, 업무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동기들에게 박사님은 우리들만한 인재가 없기 때문이며 자기는 그저 제의만 할 뿐이라,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괴물 대사관의 관계자와 논의해보아야 한다고 대답했어.

'그럼 진짜 괴물도 만날 수 있는건가요?'

나의 당연하면서도 어색한 질문에, 교수님은 고개를 끄덕였어. 관계자로부터 곧 연락이 올 것이고, 몇번의 만남 후에 따로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면 된다고 했지.

물론 사무실로 가는 날은 연구소 업무를 안해도 되었지. 그렇다고 본업을 놓아도 된다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박사님이 밀어준다면 업무 걱정도 한 수 덜 수 있었어.
박사님은 우리 중에서 한명만 먼저 그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고, 나는 자원했어.

박사님은 내게 괴물 대사관 연락처를 줬어. 그리고 괴물들에 관한 세부적인 것은 국가기밀이기 때문에 외부로 발설해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했어. 저녁에 자취방에서 맥주를 들이키면서 그런 중요한 일을 왜 우리에게 맡긴건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한탄했지만 기밀이 새나가는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

나를 포함한 우리 네명은 혼자 살고 있었으니까. 나야 너처럼 영상편지 보낼 사촌이라도 있지만 다른 친구들은 주변에 챙겨줄 만한 가족이 전혀 없어. 슬픈일이지.

그 애들하고는 대학 들어올 때부터 잘 맞았어.
특히 '한나'라는 친구는 자취방도 가까워서 정말 가족처럼 지냈는데, 괴물 대사관 연락처를 받고 어쩔 줄 몰라하는 나에게 잘 다녀오라고 응원해주기도 했어.
아..가엾은 한나.(훌쩍거림)

(화면 잠깐 꺼졌다 다시 켜짐)

미안, 볼썽사납게 울어버렸네.
그래서, 나는 매우 들떠 있었어. 평생 안할 것 같던 머리도 하고, 옷도 말끔하게 차려입었지. 차를 타고 가면서 수없이 머리를 매만지고 치아를 점검했어. 약속장소에 도착할 수록 설레는 마음은 더 커졌어.

'누가 나오려나...메타톤이면 뿅가죽을거야'

나는 헤벌쭉한 얼굴을 하고 시계탑 앞에 볼썽사납게 서 있었어.

'메타톤이 나보고 사귀자고 하면 어떡하지, 난 연구원이고 메타톤은 연예인이라 분명 원거리연애.
사귀다가 시간이 안맞아서 헤어지자고 하면 어떡하지?
이별노래를 듣고 질질 짜면서 술을 들이킬지도..'

괴물과 이루어지는 뜬구름 잡는 상상을 하느라
나는 사람들의 시선이 내 앞으로 몰리고 아이들이 두 세명씩 모여서 수군거리는줄도 몰랐어.
정확히 말하면,그들은 내가 아니라 나를 만나러 온 괴물을 보고 있었던 거였지만.

'이봐요.'

그가 앙상한 손으로 내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고 나서야 나는 누군가 내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얼굴이 빨개졌어.
나는 곧바로 상황을 깨달았어. 그리고 죄송하다고 사과했어. 첫 인상을 이상하게 남기면 안될텐데, 하고 걱정하는 마음 반, 기대한대로 메타톤이 나오지 않아서 실망하는 마음 반이었어.

내 앞에 있는 괴물은 로봇도, 역사서에서 보았던 털이 부숭부숭한 염소괴물도 아닌 작은 해골이었어. 검은 수트를 입고 있었는데 통이 너무 커서 마치 꼬마가 아빠 옷을 입은 것 같았어.

'헤.키가 참 크시네요. 이름이..?'

그는 내 이름을 부르면서 당신이 맞냐고 물었어. 나는 맞다고 했고 이어서 그의 이름을 물었지.
나는 키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거나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었지만, 내 앞의 괴물과는 키차이가 너무 심해서 대화를 하려면 내가 쪼그려 앉아야만 했어.

'내 이름은 샌즈, 뼈다귀 샌즈라고 해요.'

샌즈는 해골이었지만 전설상에 나오는 사신들처럼 무섭게 느껴지진 않았어.
나는 기분 나쁘지 않을정도로만 그를 뜯어보았는데, 키는 122cm 정도? 악수를 청했을 때 잡은 손은 마치 도자기 같았어. 손목의 무게는 꽤 묵직했지만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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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과학자가 괴물들 분석하고 연구하며 진실에 도달하는 이야기. 주로 주인공과 괴물 사이의 교감을 그릴 예정. 자캐 많이 나오는데 분량 눈곱손발톱때코딱지 만큼이니까 걱정 안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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