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 있는 엘리베이터 아래에넌 알피스가 혐오하며 동시에 주주 들리는 장소가 있었다. 보는 것조차 꺼려져 폐쇄하다시피 했을 그곳을, 알피스는 꽤나 자주 찾아가곤 했다. 어째서인지는 본인도 몰랐다. 이걸 본능적 이끌림이라고 부르는 걸까. 하여튼, 지금은 그런 건 상관없는 일이다. 알피스는 비척비척 걸어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덜컹,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며 불안한 소리를 내며 아래로 향했다.
띵. 익숙한 비프음이 나며 동시에 익숙한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보니, 청소를 했던 건 언제였더라. 지금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 건 할 생각도 없고 앞으로도 할 예정도 없다. 알피스는 연구소 내부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갔다. 음침한 분위기, 퀘퀘한 냄새. 그런 것들이 지하를 찾은 방문자를 반겨주는 와중, 어둠 속에서 무언가 꾸물렁대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질척하게 바닥을 기는 듯 하더니 이내 기괴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었다. 괴물을 녹여 주물틀에 넣고 한데 섞어버리면 저런 형태가 되는 것일까. 구멍이란 구멍에서는 불쾌한 액이 질질 새어나왔다. 생물이라고 상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얀 형체들은 인기척을 느꼈다는 듯 알피스에게 꾸물꾸물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녀에게 찰싹 달라붙어 아우성치듯 알 수 없는 행동들을 취했다. 다만, 그 속에 적의는 담겨있지 않았다.
알피스는 그것들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저마다 중얼대거나 떠들거나 꼬물대거나 하다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알피스를 올려다보았다. 평소같았다면 알피스는 이 피조물들에게 밥을 갖다주었을 터였다. 그러나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이 새하얗고 끔찍한 괴물들을 마주할 때마다 퀭한 눈을 하곤 했지만 지금의 알피스는 그때와도 뭔가 달랐다. 의문을 느낀 융합체들이 알피스에게 뭐아라 말을 걸고 쿡쿡 찌르던 와중, 알피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있잖아.”
말소리에 반응한 융합체들이 행동을 멈추고 일제히 알피스를 쳐다보았다. 알피스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말을 이었다.
“만약 가장 소중한 이를 누군가 죽였다면, 어떻게 할 거야?”
정적이 찾아왔다. 저 멀리 돌아가는 환풍기 소리만이 울리고 있었다. 융합체들도, 알피스도 모두 멈춘 것처럼,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숨이 콱 막힐 것만 같은 고요 속에서, 누군가가 돌연 정적을 깼다.
“……해야지.”
알피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융합체들을 보았다. 그러나 말소리는 다시 잦아들고,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ㅇ끈적한 더위가 온 몸을 감쌌다. 융합체들은 여전히 눈인지 뭔지 모를 구멍으로 알피스를 멀뚱멀뚱 처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중에 누가 대답한 건지, 알피스는 알 도리가 없었다. 퀴키ㅜ한 지하실 공기에 점점 머리가 띵해오기 시작했다. 알피스가 누가 대답했는지 물어보려던 때,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복수해야지.”
뚜렷한 소리였다. 그러나 그 진원지는 융합체들 무리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었다. 그러나 연구소에 알피스와 융합체 이외의 누군가가 있을리는 만무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알피스는 조금의 위화감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원하던 답이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곧 연구소 전체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 융합체들도 똑같은 소리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복수해야지. 복수해야지. 복수해야지.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가 아예 ㅇ연구소 전체를 가득 메꿔가기 시작했다. 융합체들에서 그치지 않았다. 벽이며 바닥이 있을 수 없는 모양으로 들썩대며 똑같은 말을 해대기 시작했다. 어디서 흘러나온지 모를 매캐한 연기가 시야를 가득 메웠다.
복수해야지. 복수해야지. 복수해야지. 복수해야지. 복수해야지.
이미 알피스가 서있는 곳은 연구소도 뭣도 아니었다. 융합체들은 진득하게 흘러내려 지금ᄁᅠᆺ 본 적 없는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불쾌한 액체를 잔뜩 흘려대며 복수를 부르짖었다. 온 사방이 희고 눅진눅진한 액으로 뒤덮였다. 그 사이에서도 알 수 없는 구멍들이 꿈틀대며 끼괴한 목소리로 아우성쳐댔다. 복수해. 복수해야지. 곧 눈앞에서 융합체로 이뤄진 벽 한가운데가 불룩 솟더니, 익숙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그것은 수면을 헤치고 기어나오듯, 알피스에게로 다가왔다. 알피스는 그게 뭔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다름 아닌 알피스 자신이었다.
“찾아내서, 죽여버려야지.”
입을 열 때마다 진액이 뚝뚝 떨어졌다. 명백한 환각이다. 이 연구소에 너무 오래 있던 나머지 이런 환상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알피스는 그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도망가거나 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 수 없는 편안함 마저 느꼈다. 곧 알피스의 형체를 한 그것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몸에 철벅하고 닿았다. 이윽고 그것은 천천히 흘러내려, 알피스의 몸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한 치 나앞도 보이지 않는 와중에, 다시 목소리가 뚜렷이 들려왔다.
복수해야지.
찾아내서 죽여버려야지.
이번에는 알피스도 확실히 자각했다. 잡음이 사라지자 알 수 있었다. 징눤을 알 수 없는 이 소리는 다름아닌 알피스 자신의 목소리였으니까. 끈적하게 빨려들어가는 환각의 늪 속에서, 알피스는 이번엔 자신의 입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인간을 죽여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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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이렇게 됨. 개 병신같다... 백스페이스를 누르고 싶은 욕구가 존나게 들었지만 수정할 수가 없었다
대충 인간에게 언다인이 죽은 걸 감시카메라로 보게 되버린 알피스라고 생각해줘
소름..
와 시발 알피스가 조금만 성격이 외향적이였으면 자살이 아니라 이렇게 될 수 있었을ㄲ - SEX
오 행동하는 알피스...좋네
ㄴ만화로 그릴 능력이 안 되서 글 쓴 건데 만들어주면 나야 좋제잉
짱이네 읽으면서 장면이 상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