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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파피루스는 눈을 가늘게 띄우며 프리스크와 샌즈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프리스크는 해맑게 외쳤다.



* 응, 우리 데이트하러 워터폴 가는 중이야!


* ...그렇게 되었으니 짐은 좀 부탁한다. 동생. 난... 지금 다리 근육 운동 중이거든.

 

 

샌즈는 어깨를 으쓱하며 낯 두껍게도 한쪽 눈을 감아 보이기까지 했다.

파피루스는 그런 형에게 뭐라도 한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말의 내용이 너무나도 흥미로운 나머지 답답한 감정은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

 

 

* 데이트라고? 녜헤헤헤헤! 어쩐지 형이 지름길을 안 쓰고 걸어 다니더라!

프리스크. 데이트 교본 빌려줄까?

조언을 하자면 형은... 형은 나랑 양말이랑 케첩을 좋아해.

안 좋아하는 건... 귀찮은 일?


* 신경 써줘서 고마워. 파피루스! 근데 아침부터 언다인이 안 보이던데 어디 간 거야?


* 알피스네 짐 싸는 걸 도와주러 갔어. 

근위대장이라 이것저것 챙길 일이 많은 데도 말이야.

자기 짐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지 녜헤헤.

너도 알다시피 그 친구 집은 ...아직도 불타고 있으니 말이지.

 


프리스크는 아 하는 표정으로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했다.

언다인의 집 상황에 대해 프리스크는 몇 번인가 본인에게 찾아가 사과했다.

물론 언다인은 집이 그렇게 된 건 네 탓도 아니고 내 탓은 더더욱 아니야. 

원웨이 스토브 때문이지. 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워터폴을 지나갈 때마다 그 광경은 어마어마하게 시선을 강탈했고 

프리스크는 여전히 난처한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프리스크의 그런 생각이 표정으로 나타나자 파피루스는 얼른 말을 돌렸다.

 


* 그러고보니 메타톤이 이번에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을 홍보하던데 엄청나게 흥미로워 보여!

이름하여 지하세계 파이널 특집! 각 지역의 스폐셜 명물 둘러보기!

 

* 와아, 정말? 마지막에 걸맞은 방송인 것 같네!

 


프리스크의 반응에 파피루스는 신이 나서 더 설명했다.

 


* 더 엄청난 건 워터폴은 그 많은 걸 제치고 1위로 언다인의 집이 나올 예정이래!

워터폴의 불폭포라는 멋진 별명도 생긴다네? 녜헤헤헤헤헤헤...

......

그럼 즐거운 데이트 해!

 


파피루스는 어마어마한 말을 남기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프리스크는 묘한 기분으로 다시 워터폴을 향해 걷기 시작했고

그런 프리스크를 향해 샌즈가 가만히 있더니 슬쩍 말을 걸었다.



* ...파피루스는 말이야. 사실 원대한 계획을 숨기고 있어.


* 응?


* 거기엔 너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담겨있지.


* 으으응?


* 핫랜드에 대형 정수기를 설치할 계획이야.


* 샌즈... 파피루스에 대해서는 그런 농담 하지마... 진짜 같단 말이야.


* 헤헤헤. 물론, 농담이야. 

내 동생은 스노우딘 슬로건을 파피루스의 고향으로 만드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지.

 


프리스크는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면서 답했다.

 


* 있지. 나중에 지상에 올라갔을 때, 내가 대사 역할을 맡기로 했잖아... 

스노우딘에 대해서는 파피루스의 고향이라고 열심히 말하고 다닐게.


* ...헤, 꼬맹아. 그 말은 파피루스에게 직접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네

 

* 히히, 엄청나게 감동하겠지? 깜짝 선물로 해주고 싶은 데... 아, 습지다.



매섭게 추웠던 날씨가 점점 풀리는 대신에 습한 공기가 주위를 맴돌았다. 

녹은 눈들은 물이 되어 땅속으로 스며들었고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 몇몇 땅들은 물에게 자리를 내주어 강을 만들었다. 

스노우딘에서부터 달려오던 바람들은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 고요했고 

때문에 샌즈와 프리스크의 발걸음 소리만이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