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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프리스크가 약간 들뜬 기분으로 말했다.

 


* 난 워터폴이 좋아.

 

* 어두운 거, 습한 거. 아니면 둘 다?

 


프리스크는 작게 웃다가 가까운 거리에 워터폴의 초소가 보이자 샌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쉬잇하고 소리는 내며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샌즈는 영문을 몰랐지만 일단 조용히 프리스크의 뒤를 따랐다. 

프리스크는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더니 초소 옆 메아리꽃을 한 번 흔들었다.

 


[지상에 별은 셀 수 없이 많았데... 듣기만 해도 설레]


* 메아리 꽃이 있잖아. 여기 어떤 괴물이 지나갔을까 생각해보는 게 재밌어. 

여기서만 피는 게 아쉬워.

 

* 괴물들의 사생활 좀 존중해줄래. 인간 대표님?

메아리꽃을 싫어하는 몇몇 괴물들의 기분도 생각해줘야지.

 


대게 괴물들은 메아리꽃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관심이 없다고 하는 게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프리스크는 샌즈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메아리꽃을 몇 번 더 흔들었다.

샌즈의 마지막 말이 주변을 맴돌았고 프리스크가 까르르거리며 웃자 메아리꽃은 같이 웃었다.

프리스크는 몇 걸음 더 가는 가했더니 이번엔 시선이 초소에 머물렀다.


 

* 아, 워터폴의 경비 초소네. 샌즈가 처음으로 데이트 신청했던 곳인데.


* 맘마 먹을 시간이었지. 파피루스의 스파게티만큼이나 강렬했어.

너의 그... 감자 케첩튀김 말이야.


* 아무리 그래도 파피루스파게티랑 비교하다니...


* ...근데, 꼬맹아.



샌즈는 프리스크를 불러놓고는 낄낄거렸다. 프리스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는 자신이 한 행동 중에 샌즈를 웃기게 한 것이 있나 생각했다.

샌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여기저기 살피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식물에 이어 사물까지 확인하고 다녀?

 

* ...그야... 나는 프리스크니까. 어울리지?


 

프리스크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길을 걸었다.

이상했다.

늘 헤실 거리며 웃는 프리스크였는데 이번에는 웃질 않았다.

샌즈는 그런 변화를 바로 알아챘지만

곧바로 방긋 웃으며 앞쪽 폭포에 얽힌 이야기를 하는 프리스크의 장단에 일단 맞춰주기로 했다. 

있지. 이 폭포에 돌퍼즐은 언다인이 퍼즐 만들기 귀찮아서 대충 쌓아둔 거였더라.

여긴 처음으로 언다인을 봤던 해초숲이야.

아, 다리꽃 세워둔 게 또 사라졌네.

그러고 보니 내가 저번에 다리꽃 있는 데서 파피루스한테 전화를 했는데 말이야.

프리스크의 말이 점점 많아졌다.



* 다리꽃은 참 번거로워.

가볍긴 해도 너무 커서 한꺼번에 들 수도 없으니 꼭 네 번을 왔다 갔다 해야 하고

열심히 만들어 놓고 다시 와서 보면 어느 순간 떠내려가 있으니 말이야.

샌즈는 내가 그렇게 왔다 갔다 할 때 동안 한 번도 안 도와주네.

자, 갑시다.



프리스크는 다리꽃을 건넜지만 샌즈는 뒤따르거나 하지 않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프리스크가 왜 안 와라고 말하며 뒤돌아서기 전에,

샌즈가 먼저 프리스크를 불러세웠다.


 

* 야, 꼬맹이.

 

* 응?

 

* 위로나 칭찬을 듣고 싶었으면 토리엘에게 달려갔겠지.

가벼운 이야기 거리였으면 파피루스나 언다인을 봤을 것이고

궁금한 게 있으면 알피스나 메타톤, 아스고일에게라도 전화했겠지.

하지만 넌 나를 불렀잖아. 뭘 말하고 싶은 거야.

내가 그저 평소처럼 뼈농담으로 마무리 짓길 바라는 거야?

 


샌즈는 프리스크의 심장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만큼 이 인간 아이의 표정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너무 몰아세웠나, 핫랜드의 레스토랑 때처럼 농담으로 마무리 지을까.

샌즈가 다시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에 프리스크는 입을 열었다.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 ...우린 시공간의 연속성에 막대한 변칙이 있다는 걸 깨달았지. 

시공간이 좌충우돌 움직이고, 멈추고 다시 시작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끝나버려.



스노우딘이었다면 바람 소리에 잡아먹혔을 것이다.

핫랜드였다면 컨베이어 벨트 소리에 되물어야 했을 것이다.

샌즈는 누군가가 메아리꽃을 흔들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계속해서 귓가에 맴도는 저 말들 사이로 프리스크가 억지로 웃으며 이야기했다.



* 너가 ‘그때’ 했던 질문에 대답을 못 했네.

...그래. 그거 내가 그런 거야.



샌즈는 잠시 생각했다.



*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