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SVfPe
끝없이 어어진듯한 복도가 보인다. 황금빛으로 물드는듯한 기분에 취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발걸음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그 자체에 녹아드는 기분에 취한채로 '나'는 이 통로의 끝을 향해 걷는다.
[이제 얼마 안남았어.]
"그러게."
언제나처럼 그 소리가 들린다. 내가 처음 이곳에 올때부터 귓가에 속삭이는듯 나를 인도해주던 낭랑한 목소리.
위험에 빠졌을때마다 그것은 나를 도와주었고, 지금 모든것을 끝내기 직전에, 그 직전까지 이곳에 올 수 있었다.
이 목소리는 다른 이에게는 들리지 않는지, 이 목소리에 답하게 되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혼잣말을 하는 꼴이 되버리고 만다.
[후후후... 마음에 드는 물건도 찾았고...]
혼잣말이어도 좋다. 답이 들려오니까. 그러면, 그걸로 충분하다.
[즐거웠지?]
"그랬을지도."
애매하게 답한다. 나조차 내 기분을 모르기에. 사실, 지금은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나의 혼잣말과 발걸음 소리만이 울리는 이 기분나쁜 곳을 최대한 빠르게 벗어나야한다. 단지, 그 생각 뿐이었다.
[멈춰.]
순간, 발걸음을 멈춘다. 목소리가 말해줬던것은 틀린적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나도 뭔가가 있음을 알아챘다. 아까까지만 해도 인기척이 없었는데?
*안녕.
익숙한 목소리다. 굵은 저음의, 어딘가 장난끼 있었을법한 그런 목소리였다.
*꽤 바빴었지, 응?
알고 있는 목소리. 하지만 썩 듣고싶지 않던 그런 목소리. 스노딘에서 만났던 샌즈의 목소리였다.
[저 코미디언 같은 놈...]
귓가의 목소리에는 적의가 가득했다. 매번, 이 목소리가 적의로 가득찼을때는 단 하나의 결론밖에 나질 않는다.
어느 한 쪽이 죽을때까지 서로 싸우는 것. 언제나 그래왔듯,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왜 여기있는거지? 지금껏 뒤를 밟은건가?
천천히 칼을 꺼내든다. 여정의 끝을 앞두고 발목을 잡히고 싶진 않다.
이상하게도 별로 싸우고싶지도 않고, 무시하고 지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다.
이상하게도, 앞으로 나가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걸음을 옮기려해도, 무언가 찜찜한 기분이 들어 내키지 않는다.
*그래, 너에게 질문이 하나 있는데.
"......?"
*설령 나쁜 사람이더라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이 해골은?
*노력만 한다면, 모두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뭔 말을 하나 했더니, 뜬금없는 질문이다.
[대화할 가치조차 없어.]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조차 무시하려 한다. '그 때'처럼, 무시하고 지나가기 위해 한 걸음 내딛었다.
*헤헤헤헤...... 좋아. 더 나은 질문을 하지.
"......!"
순간, 얼어붙듯 다음 발걸음을 내딛을 수 없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명백한 경고와 적의. '영웅'이 내게 보냈던 것 이상의 불길함이 온 몸을 난도질하는듯한 기분이었다.
*만약 네가 한 발짝 더 앞으로 내딛는다면......
샌즈는 그 텅 빈 눈구멍을 들었다. 눈이 마주쳐진것마냥 오싹한 기분이 온몸을 휘감는다.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은 정말로 네 맘에 들지 않을걸.
허세일까? 아니면 진짜인가? 구분조차 가지 않는다. 하지만 온몸을 휘감는 이 불길함만큼은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깊고 진하다.
[뭘 멈춰서는거야?]
귓가에 목소리가 울린다.
[가. 저런 놈한테 발목을 잡힐 셈이야?]
"그럴 순 없지."
[그렇지? 길을 막는 방해물은...]
칼을, 들어올린다.
[ "죽이면 그만이야." ]
한 걸음, 내딛었다.
그러자 한숨 소리가 들린다. 내가 아니라면, 당연히 저 해골 뿐이겠지.
*좋아. 죄송해요, 아주머니.
샌즈의 공허한 눈구멍속에서 무언가 빛난다.
*이래서 내가 절대로 약속을 안하는거야.
뭐라 말하든 상관없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농락되는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니까.
*정말 아름다운 날이야.
급히 다가서지 않는다. 어쨌든 무언가 숨기는 것을 알기에 천천히 접근한다.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피어나고......
어차피, 지금껏 만난 놈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여왔다.
*이런 날엔, 너 같은 꼬마들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내가 더 빠르......
*지옥에서 불타 버려야 해.
"......!!!"
큭... 몸이 무겁....
[위로 피해!]
샌즈의 말이 끝나는것과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그리고 내 몸이 반응한 것은 거의 동시.
"읏?!"
간신히, 무거워진 몸으로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 펼쳐진 것은 뼈로 이루어진 킬링 필드ㅡ
"위, 위험했......"
안도하는 것도 잠시, 눈앞에 보이는 것은 하얀 뼈들의 벽이 무자비하게 난도질하며 다가오고있었다.
이리저리 피해보지만, 전부 피할 수 없다.
"크으으으........!!"
아파! 아파! 빌어먹을 정도로 아프다구!! 여기저기가 쑤셔! 베이고 찢기고 부러질것만 같은 통각이 온 몸을 갉아먹는 기분이......
그런 고통만이 전신을 덮는 그 끔찍함만이 느껴진다. 아프다. 아프다.
[바보야! 얼른 움직여!]
고통 속에서도 목소리가 재촉한다. 뼈의 벽이 끝난 뒤에 온 것은 거대한 해골의 면상들.
공포스러울 정도로 큰 입이 벌려지자마자 움직였다.
찰나의 순간, 들려온 것은 굉음. 귀를 찢어버릴것만 같은 소음이 여기저기서 울려퍼진다.
[위로 올라가!]
지시에 따라 위로 올라갔다. 그 직후에, 공기가 일렁이는 감각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헉... 헉..."
피가 흘러내리고 전신이 덜컥거린다. 간신히, 벽에 매달려있는게 고작인 상황.
무력할 정도로 피곤함이 몰려온다. 벽을 붙잡고 있는 손에 힘이 풀릴것만 같아, 의식해서라도 손에 힘을 준다.
*흠. 왜 다들 처음부터 강한 공격을 쓰지 않는지 모르겠다니까.
그렇게나 공격을 퍼붓고도 여유롭다니, 그 영웅보다도 더 강한 저 힘...... 절망스러울 지경이다.
[이봐, 파트너. 그렇게 절망할 필요는 없을거같은데?]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며 밝게 말했다.
[저거, 분명 허세야. 한대만 때리면 죽어버릴 가장 쉬운 적이라구.]
"하...?"
말도 안 돼. 지금까지는 목소리가 말한 내용에 한 치의 의심도 들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믿기지가 않았다.
[날 믿으라구, 파트너. 한 대, 딱 한 대만 때리면 네가 이겨.]
믿기지 않는 사실. 하지만 그게 진실이라고 한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봐, 뭘 그렇게 고민하는거야? 체력이라도 회복중이냐?
뭐...?!
"크학!!!"
마치 만화처럼 걷어차여서는, 시원하게 땅바닥에 처박혔다. 빌어먹을 해골뼈다귀놈... 대체... 언제...
*빨리 끝내자구. 귀찮으니까.
샌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까의 그 거대한 해골두상 여러대가 공중을 날아다니며 나에게 접근했다.
상하좌우 그 어느곳에도 기분나쁜 해골의 면상 뿐. 기분나쁠 정도로 소름끼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칫!"
칼을, 그대로 집어던졌다. 날카로운 칼날이 면상에 그대로 박히며 꽂혀버렸다.
[지금이야!]
잠깐이지만 생긴 틈. 동시에 발사되어야할 해골의 공격 중 한 곳에 틈이 생겼다.
그 곳을 향해, 그대로 전력을 향해 달린다. 하지만 지체할 틈은 없다.
깔끔하게, 칼이 박힌 해골이 입을 벌리기 전에 달려가서 밟고, 바로 칼을 뽑아든다.
직후에 등 뒤에서 들려오는건 무시무시할 정도의 풍압과 굉음. 내가 없는 빈 공간을 찢어발기는 그 위력은 보지 않아도 알 만큼 소름끼치는 절망.
하지만 목소리가 말한대로라면, 단 한 번. 한 번의 공격으로 이 싸움을 끝낼 수 있다.
지금의 공격 덕분일까, 틈이라면 넘쳐난다. 바로, 칼을 고쳐잡아 달려든다.
한 번. 한 번에 그어버린...
*...헤에.
그어버리는 감촉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허공을 가로지르는, 이상하리만치 허전한 감각만이 칼 끝에 남는다.
*뭐? 내가 가만히 서서 맞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약올리는듯한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온다.
"커흑?!"
일순간, 무언가 육중한 것이 척추에 꽂혀버리는 통각이 느껴진다. 아까의 걷어차이는것과는 다르게, 이번것은 '진짜로' 몸을 꿰뚫어버릴것만 같이 고통스럽다.
허리가 남아있을까? 한순간, 그런 의문이 들어버릴 정도로 허리부분에 감각이 없어졌다가 다시 생겨났다.
"쿨럭... 커흑..."
서기도 힘들다. 이대로 픽 하고 쓰러져서는 잠들어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일어서! 다음 공격이 오고 있어!]
*글쎄? 일어서기도 힘들지 않아?
인정하기 싫지만, 저 놈의 말이 사실이다. 아까처럼 몸이 급격하게 무거워진 느낌이 전신을 짓누르고 있다. 체력이 다 되서 라던가 그런 이유가 아닌 뭔가 특별한 것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뼈들의 기둥이 다시금 앞뒤로 압박하듯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의 무지막지한 공격들에 비하면 여유로운 패턴.
피할 수 있다, 그렇게 의지를 다디며 몸을 움직인다. 아까보다 훨씬 둔해진 움직임이지만, 뼈들을 거의 종이 한 장 만큼의 차이로 간신히 피해낼 수 있었다.
여러 개의 뼈의 기둥이 지나서 사라지고, 다시금 틈이 생겼다.
[영원히 피할 순 없어, 파트너. 다시 공격하자.]
냉정하지만 차분한 어조로 목소리가 말했다. 어차피,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 끝나자마자, 현재 눈으로 어림짐작한 최단 루트로 샌즈의 앞까지 접근해서, 다시금 샌즈를 향해 그어버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칼 끝이 가른 것은 허공이었다.
"칫!"
그리고, 실패로 돌아간것을 알아차리자마자 반사적으로 땅으로 착지했다. 그 직후, 내가 방금 있었던 곳에는 무수한 뼈의 킬링필드가 펼쳐져있었다.
*이야, 제법인데.
살의가 담긴 장난스러운 어조로 이죽거리듯, 샌즈는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뭐, 점점 그렇게 익숙해져가는걸까? 아니면 그것과는 반대로... 기억해내고 있는걸까?
또 무슨 영문모를 소리를 하는거지?
*우린 시공간의 연속성에 연속성에 막대한 변칙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 시간축이 좌충우돌 움직이고, 멈추고 다시 시작하지.
"난 이상한 강의를 들으러 여기 온게 아냐."
다시, 녀석을 향해 칼을 휘둘렀지만, 돌아온 것은 칼 끝의 공허함과 급격한 속도로 나를 밀어내는 거대한 뼈의 일격 뿐.
예상했던 패턴이었다고 해야할까. 이번에도 반사적으로 나는 뼈의 끝에 발을 딛고 뛰어올라 샌즈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모든 것이 끝나버려.
"이잇...!"
이곳저곳에서 뼈들이 지면과 벽을 뚫고 솟아오른다. 피할 겨를도 없이, 이곳저곳에서 쇄도해오는 뼈의 끝을 간신히 피해내며 뒤로 물러선다.
*이봐, 좀 까불지 말고 멈춰있으라구. 피곤하지 않아?
그 말이 끝마치기 무섭게 다시금 짓눌려지는 몸의 감각이 느껴져온다.
"제기랄...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글쎄...? 기억나질 않나봐?
능글맞은 저 재수없는 면상이 나를 노려본다. 빌어먹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른다.
*헤헤헤... 뭐, 어쨌든 말이야... 이 일련의 시간축을 뒤튼건 역시...... 네가 그런거지, 응?
"......!"
리셋에 관해 파악하고 있다는건가? 지금까지 그런 낌새를 보인 놈은 없었는데......
*열심히 시간축을 뒤틀며 이것저것 건드리는 넌 이게 어떤 느낌인지 이해 못할 걸.
다시금 들려오는 지면과 천장의 굉음. 뼈의 기둥들이 그것들을 뚫고 뚫어 나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여전히 몸이 무겁다. 하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 말 없이...... 모든게 리셋된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 말야.
"닥쳐! 그딴 걸 내가 알 일도 없고, 알고싶지도 않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뼈의 기둥들을 피해, 다시 칼날을 샌즈에게 휘둘렀다. 역시나, 이번에도 피해버렸다.
*하, 그러냐. 그러든 말든 내 얘기나 좀 들으라고. 이딴 일을 벌인 장본인에게 내뱉는 신세한탄같은거니까.
다시금, 거리를 벌리게 만들기 위한 뼈의 패턴이 이어진다. 알면서도 접근을 할 수 없기에 다시 뒤로 물러서버렸다.
*이봐, 난 되돌아가는걸 포기했어.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 것도 더는 관심 없고.
무수히 쏟아져오는 뼈의 기둥을 피해내는 와중에도, 이상하리만치 샌즈의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나간다고 한들...... 아무런 기억없이, 다시 여기로 되돌아와 있을 테니까. 그렇지?
"닥쳐! 듣기 싫다고! 그딴 투정, 들어주고싶은 마음따위 전혀 없으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그러니까 죽어!"
허공을 그어버릴 줄은 알지만, 더 이상은 들어줄 수가 없다. 이상하게도, 저 해골이 뭐라 말하든 상관없을 터인데 내가 듣기 싫었다.
왜일까, 왜지?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다. 제멋대로 휘둘러지는 이 감각만은 적어도 거부감이 들지 않으니까, 그것에 맡길 뿐.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서 내가 매사에 최선을 다 하질 못해.
어깨를 으쓱이며 샌즈는 뼈무더기를 소환해서는, 그대로 나를 향해 달려들게 만들어버렸다. 단순하지만 빠르고, 치명적인 공격들 뿐.
이딴 공격을 아직도 여유롭게 날리고 앉아있다고? 빌어먹을 코미디언 지식이...!
*......아니면 그저 내 게으름에 대한 같잖은 변명인가? 알 게 뭐야.
피식 웃으며 샌즈는 다시 한 무더기의 뼈의 벽을 소환했다. 얼기설기 얽혀있는 귀찮고 복잡한 패턴의 벽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냥...... 다음에 벌어질 일을 알고있자니...... 더 이상 신경 끄고 있기 어렵더라고.
뼈의 벽들을 피해내자마자 오는 것들은 푸른 색과 하얀 색이 뒤섞인 뼈들의 연속된 패턴. 앞으로 오지 못하게 할 생각이겠지만......
하얀 뼈의 끝을 올라서 밟으며, 무거운 몸을 이끌고 최대한 빠르게 달린다. 뼈의 벽이 나에게 닿기전에, 그것을 피해내며, 그대로 그었다.
"꽝인가...... 칫......"
샌즈는 다시 저 만치 멀어져있었다. 이리저리 움직이려니 숨이 차오른다.
*하...... 포기를 모르는 꼬맹이구만......
약간 지친 기색을 보이며 샌즈는 나를 쳐다봤다.
*으...... 그러니까 말야...... 너, 그렇게 휘두르고 다니는 걸 참 좋아하네, 그렇지?
"......"
공격하지 않을 셈인가......? 어째서?
[함정일지도 모르고, 그저 체력회복을 위해 시간을 끌고있는걸수도 있고.]
결론은, 어느쪽이든 이렇게 기다리는 쪽이 이득인 셈이겠네. 나도, 지금은 일단 체력을 회복해야하니까.
*하, 이것저것 계산하는 얼굴이네. 그렇지?
샌즈의 어조는 어딘가 가라앉아있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빈정거리거나 이죽거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잘 들어. 네가 전에도 답을 안 한 건 알아. 하지만...... 그 어딘가에서 느낄 수 있어.
녀석은 천천히, 내 쪽을 향해 걸어왔다. 아무런 대비없이, 아까와는 무언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네 내면에는 희미하게나마 착한 사람이 있어. 옳은 일을 하려고 했던 어떤 사람의 기억이.
"같잖은 유머라면 그 쯤 해두는게 어때?"
*다른 시간선에서는, 심지어...... 친구였을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
"닥쳐!"
감정이, 뭔가가 울컥 하고 차오른다. 저 해골이랑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는 그저... 그저 저 녀석을 몇 번 본것에 지나지 않는......
[왜 그래? 갑자기 어울리지 않게?]
목소리가 말했지만, 거기에 답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무언가가 느껴지고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뭔지는 모르겠다. 이제와서 동정심? 자비? 그런 것이 차오르는 건가?
그럴 계기는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그런 생각은 든 적 조차 없었다.
마음 한 켠이 욱신거리기는 했지만 그것이 다였다. 얼마 지나지않아 다시금 죽이고, 죽이는것으로 충분히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었다.
이것도, 그저 한 때의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나아지는 기분이다.
칼을 고쳐쥔다. 느슨해진 손에 힘을 쥐어 다시금 꽉 잡는다.
*제발, 친구야. 나 기억나? 제발, 듣고 있다면......
천천히, 그 앙상한 뼈로만 이루어진 손이 칼을 쥔 내 손에 포개진다.
*그냥 다 잊어버리자. 알겠지?
"이제와서.... 다 잊어버리자고? 그 개그는... 그건....."
기억이 흘러온다. 내가 겪었을 리 없을 그런 일들.
내가 죽였던 이들이.
내가 지금껏 싸워왔던 모든 이들과 친구처럼 붙어있고 얘기하며 떠드는 그런 광경.
"아니, 정말이야. 정말로... 평소에도 재미없었지만...... 정말 이건...... 재미없는 개그야."
천천히 떨리는 손에 힘이 빠지는게 느껴진다. 하지만, 어쩔 수 가 없다. 정말로.
[파트너, 왜 그래? 정신차려!]
목소리가 외치는게 들린다. 하지만......
*그냥 무기를 내려 놔. 그러면...... 뭐, 일이 훨씬 쉬워질거야.
[무시해버려! 이제와서 지금까지 해온 모든걸 망쳐버리겠다고?
흘러들어오는 기억과, 옆에서 들려오는 두 개의 목소리.
*생각할 시간을 줄게.
샌즈는 손을 놓고는 그대로 내 앞에 서 있다. 무방비할정도로 풀어진 분위기에, 살의나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확인하고 싶어졌다. 과연 이게 진짜 기억인지, 샌즈의 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진심인지......
[......이해할 수 없네.]
목소리는 기가 막히다는 듯 말했다.
[진짜로, 저쪽에서 느껴지는 살의나 전의가 티끌만큼도 느껴지질 않아.]
"......"
진짜라는걸까?
[기회야. 어차피 여기서 되돌아가기엔 너무 늦었잖아?]
목소리는 달콤하게 속삭였다.
[이대로 죽여버리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거야.]
"하,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 이 모든게 진짜 있었던 일이고, 내가 리셋을 시켜 없던 일로 되돌린거였다면......
지금 흘러들어온 이 기억이 없던 일이 되버린거라면......
[뭘 신경쓰는거야? 어차피 지금와서 자비를 베풀어봐야 이 세계는 끝났어. 알고는 있는거지?]
"......"
[설령 저 코미디언의 말이 사실이라도 말야, 넌 선택의 여지가 없는거 알잖아?]
"그래. 알아."
알고있다. 모든 것을 리셋시키고 지금의 상황에 이른건 내 선택.
이제와서 돌이키기엔 너무나 늦어버린게 아닐까.
[선택해.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지만.]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그와는 반대로 샌즈는 나를 조용히 바라볼 뿐.
"......"
선택을 해야 할 시점.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걸까.
나는.....
금손은뭐다?
*개추.
일단 개추
와 필력개좋다 개추맞고 올라가라
개추
존나잘쓰네 - DCW
잘 끊었다 개추 - DCW
어서 일해라
끝까지 숨죽이고 읽었다
칫..칫..움칫둠칫움치칫둠칫..칫..
브금이 보기싫게 ㅁㅏㅁㄴ든다
와 해석력이 장난아니네. 좋다 금손 개추야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