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소리가 어두컴컴한 연구실의 벽을 타고 바닥에 떨어졌다. 어두운 방의 분위기마저 어둡게 가라앉히듯 가득히 고여버린 한숨은 곧 있으면 형체를 이루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쌓이고 있었다.


-노이즈-는 모니터에 출력되는 붉은 글씨들을 묵묵히 쳐다보며 수북이 쌓은 종이뭉치 사이에서 두 개를 빼들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이따금 곳곳에서 붉게 점멸되는 램프들이 -노이즈-의 눈을 밝혔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이 하던 일을 계속할 뿐이었다.


뒤이어 모니터에는 수많은 기하학적 무늬가 연달아 출력되었다. 그게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 아니면 단순한 컴퓨터적 문제였는지 -노이즈-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고개를 갸웃 이더니 이내 계기판을 강하게 내리쳤다.


 "──────────."

 "대체 뭐가 문젠 거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흘린 -노이즈-는 뒤에 있는 시험관들을 응시했다. 그가 시험관을 응시하자, 근처의 어둠이 한층 더 번져나가는 듯이 방을 어둡게 만들었다. 붉은 램프들이 조명을 만들어 내는 것에도 불구하고.


 "────────────."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


흐릿하게 그의 눈이 일그러졌다. 뒤이어 갑작스레 그의 표정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일그러졌다.  그는 가슴을 부여잡고 격한 신음을 토하며 뒷걸음질 치다 뒤에 있던 계기판에 등을 부딪치며 그대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쓰러진 그가 고통에 몸부림쳤지만,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연구실은 그의 신음으로 가득 찼고, 간간히 그의 몸은 곳곳이 노이즈가 껴 당장에라도 세계에서 잘려나갈 것만 같았다.


 "──────────."

 "안돼, 아직은 안돼…!"


괴로운 목소리를 올리는 그의 눈은 고통으로 가득한지 초점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한순간 그의 그림자가 칼에 베인 듯이 일렁인 듯 보였다가, 다음 순간엔 방금까지 겪던 고통이 모두 거짓인 듯이 그는 신음을 멈추고 자리에 벌떡 일어났다.


 "──────────."

 "…그래, 아직은…안돼."


다시 평온한 표정으로 돌아온 -노이즈-는 잠시 심호흡을 해 마음을 진정시킨 뒤, 다시 냉정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보며 아까 종이 뭉치에서 뽑아두었던 종이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어렴풋이 보인 종이의 윗부분에는 s...와 p.....가 적혀있었다.


 "────────────────."

 "이제 거의 다 됐어. 금방 끝날 거야."


모니터에는 이제 기하학적인 기호도, 붉은 글씨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기괴하게 생긴 기계의 사진이 몇 개 나타났다. 작은 그림에서부터 매우 큰 기계 사진까지. -노이즈-는 하나하나 유심히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몇몇 사진을 보고 종이에 중요하다는 표시로 붉은 글씨로 무언가를 더 적어 넣기도 했다.


그 작업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딘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계기판을 건드리는 -노이즈-는 이번엔 다른 보고서를 띄워 거대한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곳곳에 그려진 그래프와 취소선, 밑줄, 또 다른 차트, 삽입된 사진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해가며 다시 계기판을 조작해 수많은 시험관중 하나에 무언가를 주입하여 그 결과를 지켜보았다.


 "────────."

 "광자 신호 미검출."


그는 다시 희미하게 웃으며 뒤쪽에 있던 시험관을 보며 무언가 중얼거렸다.


 "──────────────────────."

 "이 다음 실험은, 매우, 매우 흥미로워 보이는데."


하지만 당연하게도 시험관도, 그 안에 들어있는 것도 아무런 대답은 하지 못했다.


 "──────────."

 "너희 둘 생각은 어때?"


그래도 그는 계속 시험관을 향해 말을 건넸다. 아무도 오지 않고,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연구실 안에서. 그는 속으로 어쩌면 자신도 이미 미쳐버린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며칠 뒤, 마침내 -노이즈-는 무언가를 완성하였다. 며칠 전에 검토하던 사진 중 가장 크게 나왔던 사진의 기계였다. 이상한 선이 잔뜩 이어진 거대한 동물의 뼈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

 "스물 두 번째 기록 :"


-노이즈-는 무언가를 적고, 영상 촬영을 시작하며 직접 그 기계를 작동시켰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잉. 연구실 밖까지 울릴 정도로 강한 구동음이 그의 귀를 때렸다. 그 모습에 -노이즈-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기계에 다가가 두 팔을 벌리고 섰다.


다음 순간,

연구실 가득히 그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는 한순간 속으로 수백 가지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이 연구가 실패했는지, 아니면 성공했는지, 하지만 이 연구는 다른 케이스가 없으므로 특정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자기가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지. 과연 그의 안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 '의지'였을지, 아니면 다른 부정한 무언가인지. 격통이 뇌를 뒤흔들어 놨지만, 그는 그걸 견뎌내며 끝없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서서히 녹아내렸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가 처절하게 되뇌었다. 모니터에 출력되고 있는 게이지는 끝까지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죽을 수 없었다. 아직 하나도 해낸 것이 없었다. 쓸데없이 거대한, 지하를 위한 것을 만들어 냈지만, 그것은 이 실험에 필요한 전제에 불과했다. 아직 그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이윽고 기계의 동작이 멈추자, -노이즈-는 그대로 연구실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실험 전과는 완전히 다른 괴물이 되어 있었다. 얼굴은 곳곳이 녹아내려 원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제대로 된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목소리라기보다는 노이즈를 토해내는 것 같은 소리였다.


 "───."

 "마침내."


하지만 무너져버린 얼굴로 그는 희미하게 웃음을 띠었다. 자신의 안에 느껴지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이제 정말 한 걸음 남았어."


기괴한 노이즈가 울렸다. 이제 그는 더이상 한숨을 쉬지 않았다. 더욱 짙어진 광기가 그를 연구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방금 촬영된 연구 기록을 수천 번 돌려보며 다음 기계를 완성하기 위해서.


연구가 진행될 수록 그는 점점 녹아내렸다. 처음엔 얼굴이 녹아내렸지만, 점점 그것은 몸 전체로 퍼져갔다. 더이상 계기판을 조작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수시로 그를 엄습했고, 당장에라도 몸 전체가 찢겨져 세계에서 잘려나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는 더욱 광기 어린 웃음을 띠며 시험관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마침내 다른 기계를 완성해 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그는 제대로 된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곳곳이 녹아내린 끔찍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곳곳을 노이즈가 잠식하고 있었다. 더이상 이것을 생물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지 어려울 정도로. 하지만 그런데도 그는 웃고 있었다. 


 "────────."

 "서른 번째 기록 : "


그리고 거대한 기계를 완성했을 때와 같이, 영상을 촬영하며 다른 기계들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뒤쪽에 설치된 거대한 시험관으로 기계들을 가져가, 시험관과 기계들을 서로 연결하고 그것을 자신의 몸에 '꽂았다'.


 "─────────."

 "아니, 마지막 기록 :"


그는 시공간의 연속 안에 자신이 들어가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이 기계를 작동시키면 어떻게 될 것인지도 어렴풋이 이해했다. 연구를 뛰어넘은 성과였다.


 "──────────."

 "샌즈와 파피루스에게."


그는 온갖 노즐을 자신과 연결한 채로 촬영 중인 캠코더를 향해 무언가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것은 말이라기보단 노이즈를 뱉어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필사적으로 영상에 무언가를 남기려고 했다.


이윽고,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기계는 구동음 대신 그의 목소리와 똑같은 노이즈를 사방에 뿌려대며 두 개의 시험관을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시험관에 가득 차있는 용액이 요동치면서, 점점 -노이즈-는 형태를 잃어갔다.


이번엔 노이즈가 아닌, 정말로 몸 자체가 사라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말로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는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 당신은 샌즈에게 샌즈가 다른 사람들과 찍은 사진을 건네며 물어보았다.


 "헤, 이 귀여운 전설의 방귀 마스터 녀석. 그걸 찾아버렸군."


 샌즈는 머쓱한 듯이 어깨를 떨구며 익살맞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프리스크는 의아한 듯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샌즈는 천천히 다가와 프리스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건. 흠. 그러니까, 내가 절대로 잊어선 안 되는 사진이지."


그렇게 말하곤 샌즈는 프리스크의 손에서 사진을 낚아채 후드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 당신은 샌즈를 추궁하려고 했지만, 그의 표정을 보고 멈추기로 했다.


 "이건…그러니까, 음. 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그 사진을 봤기 때문일까. 샌즈는 프리스크가 여태껏 본 적 없는, 너무도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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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갑자기 나타났다'

'샌즈는 비밀 실험실을 가지고 있다'

'파피루스는 진심을 다한 적이 없다(다른 힘을 가지고 있다)'

'샌즈는 시스템을 넘어선 힘을 가지고 있다'


네개의 주제를 엮어서 적어본 언더테일 게임의 전내용

-노이즈-가 누군지는 뭐... 

─────들은 윙딩어로 적고싶었는데 한국어 대응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써야할지 감도 안잡혀서 이렇게 적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