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와 지상을 가로막은 결계가 부서진지 벌써 1달이 지났다. 다행스럽게도 인간들은 큰 문제없이 괴물들을 받아들였고, 많은 괴물들이 인간의 문화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 중엔 태평스럽게 낮잠을 즐기는 작은 해골도 포함되어있었다.
게으른 해골이 코까지 골며 한껏 빈둥거릴 때였다. 두 해골형제가 사는 집에 누군가가 찾아온 것은. 손님은 밖에서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고 안의 반응을 기다렸다. 하지만 밤까지 낮잠을 자는 샌즈가 그런 소리에 반응할리가 없었다. 손님은 아까보다 좀 더 세게 문을 두드렸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엔 들은 이가 있었다.
\"샌즈, 좀 나가봐.\"
\"…….\"
\"샌……!\"
안에서 소리가 들렸는지 노크소리가 더 커졌다. 파피루스는 더는 샌즈를 부르지 못하고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굳건히 닫혀있지만 코고는 소리가 문틈새로 새어나오는 샌즈의 방문을 보고 녜헹 하고 콧방귀를 뀌곤 파피루스는 현관문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누구세요?\"
말을 다 하기 전에 파피루스는 문틈새로 드러난 옷을 보고 누군지를 알아차렸다. 정중앙에 하얀색 델타룬이 그려진 보라색 옷을 입은 이는 흔치 않다. 문을 완전히 열고 파피루스는 방문자의 얼굴을 보고 눈구멍을 크게 열었다.
\"녝, 여왕님! 무슨 일로…….\"
하얀 털로 뒤덮인 길쭉한 귀에 푸근한 인상을 가진 거대한 염소 괴물은 파피루스를 보고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다급하게 말했다.
\"파피루스, 빨리… 샌즈 좀 불러줘요!\"
\"녝?\"
\"빨리요!\"
\"녜에!\"
정말로 급한 일인듯 발을 동동 구르며 샌즈를 찾는 토리엘에 파피루스는 녜인지 네인지 스스로도 모를 대답을 하곤 재빨리 샌즈의 방으로 뛰쳐올라갔다.
\"샌즈!\"
닫힌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파피루스가 샌즈를 불렀다. 하지만 샌즈는 둥글게 말린 이불 위에서 코를 도롱대며 여전히 꿈나라에 빠져있었다.
\"토리엘, 여왕님이 왔다고!\"
\"으음…….\"
\"빨리 일어나!\"
\"쿠우우우울.\"
가까이 가서 소리를 질렀지만 오히려 시끄럽다는 듯 크게 코를 고는 샌즈의 행태에 파피루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왕에겐 아쉽겠지만 한번 잠든 형을 깨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파피루스는 토리엘에게 샌즈가 깨는대로 보낼테니 지금은 돌아가라고 말을 전하려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 현관문 앞에는 토리엘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숨바꼭질도 아니고, 갑작스레 사라진 여왕에 당황하며 파피루스는 문 밖과 문 안을 두 번이나 확인했다. 그러나 증발이라도 한 것마냥 사라진 여왕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괴물들의 여왕이 사라지다니, 한 때 근위대를 지향했던 괴물 중 하나로서 파피루스는 이게 비상사태라는 것을 모를 수 없었다.
\"여왕님이 사라졌어!\"
크게 고함을 질러 주변 괴물들에게 알린 파피루스는 온 집 안을 뛰어다니며 토리엘의 행방을 찾았다. 탁자 밑, 소파 쿠션 아래, 냉장고 안, 심지어 식탁 서랍 안까지 뒤지며 파피루스는 분주히 여왕을 찾았다. 그 소란에 한 번 잠들면 좀체 깨어나지 않는 게으른 해골까지도 일어나고 말았다.
\"무슨 일이야, 팝?\"
아직 잠이 덜 깨서 꼭두각시마냥 휘적대며 걸어나온 샌즈가 물었다. 물음에 제대로 답도 못하고 그저 급하게 띄엄띄엄 말하는 동생에 샌즈는 하품을 하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여왕님이 납치되었어!\"
그제야 제대로 말을 한 파피루스가 다시 현 상황을 생각해내고 여왕을 찾기위해 날뛰었다. 샌즈는 그런 동생을 보고 특유의 헤실대는 표정으로 팝, 팝 하고 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파피루스는 대답조차 하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팝, 팝.\"
덩달아 바깥으로 나온 샌즈가 뛰어다니며 여왕님이 사라졌다고 외쳐대는 동생을 불러세웠다. 급한데 왜 부르냐며 파피루스는 짜증을 내며 샌즈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연신 급하게 정면을 두리번거리는 동생을 보고 샌즈는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뼈다귀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뭘까?\"
\"좋… 뭐?\"
\"골탕!\"
파피루스는 샌즈와 함께 서서 웃음을 참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토리엘을 멍하니 바라봤다. 샌즈는 헤실거리는 표정으로 보이지 않는 관객에게 양 손바닥을 위로 추켜올리며 어깨를 으쓱거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찾던 여왕과 그 여왕과 함께 웃고 있는 형을 보고 파피루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눈구멍을 한껏 작게 떠 형을 노려보곤 집으로 달려갔다.
\"팝! 팝?\"
상처받은 동생이 집 문을 쾅 소리나게 닫고는 안에서 잠궈버리자 돌아갈 곳을 잃은 샌즈는 문 앞에 서서 파피루스를 불렀다. 하지만 파피루스는 대꾸도 하지 않고 오히려 두번째 잠금장치까지 걸어버렸다.
제법 골이 난 듯한 파피루스의 반응에 먼저 파피루스를 놀려주자고 제의했던 토리엘이 샌즈에게 사과했다. 샌즈는 그저 히죽 웃고는 가끔 있는 일이라며 오늘 밤엔 화가 풀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나저나, 저는 왜 찾아오신 거예요?\"
\"아… 그게…….\"
토리엘은 멋쩍은 표정으로 뜸을 들이곤 조막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인터넷 좀 가르쳐 주시겠어요? 컴퓨터를 샀는데 켜지지가 않네요…….\"
\"…네, 뭐, 가보죠.\"
알피스에게 가보지 왜 내게 찾아왔느냔 말을 할 정도로 샌즈는 정없는 해골 괴물이 아니었다.
지상에 올라온 뒤로 가끔 찾아오긴 했지만 매번 방문할 때마다 그랬듯 토리엘의 집은 매우 깨끗했다. 마침 그녀와 함께 사는 꼬마 프리스크는 잠시 출타 중인 것 같았다.
토리엘의 안내를 받아 거실로 들어선 샌즈는 박스와 선, 본체로 어질러진 광경을 보고 작게 웃음을 지었다. 토리엘은 이미 샌즈를 찾기 전에 수십번을 눌러봤던 본체의 전원버튼을 다시 눌러봤다. 역시나 반응은 없었다.
\"오늘 아침에 배달이 왔는데, 좀처럼 켜지지가 않네요……. 뭐가 잘못이 된게 있는지…….\"
샌즈는 대답대신 본체와 연결된 선 중 플러그를 집어들고 콘센트에 끼워넣었다. 그리고 다시 전원버튼을 눌렀다.
적막 속에 윙 하는 전자음이 퍼졌다.
\"흐…흐흐…….\"
\"우, 웃지 말아요.\"
\"푸흣, 아니, 그렇지만… 선도 안 꽂으면 어떡해요, 토리.\"
이미 잘 익은 홍시처럼 빨갛게 달아오른 토리엘의 얼굴이 코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샌즈는 좋은 개그 소재가 생겼다며 이젠 웃음을 참을 생각도 하지않고 토리엘을 놀렸다. 덕분에 샌즈는 토리엘의 집에서까지 쫓겨나고 말았다.
전설의 갓갓띵작을 흙손이 한번 리멕해봤습니다
원작자님이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ㅎㅎ
원작링크 :
http://m.dcinside.com/view.php?id=undertale&no=893537
나무메이커네 와우
갓갓띵작 리메이크 제대로했네
오 정말 잘했네요! 정말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