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떡밥인 스까테일과는 전혀 관련되지 않은 개인의 인생사이니, 관심없다면 조용히 뒤로가기를 누르면 된다.

안녕, 나는 올해 4월쯤 언더테일 갤러리에 발을 들인 사람 중 한 명이다. 갓 스무 살을 넘긴 사회 초년생이기도 하다. 처음 미성년자의 울타리 밖으로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을 접했을 때, 설레기보다는 막막했다. 절대로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나 자신이 져야 한다는 사실은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나는 겁쟁이다. 조금이라도 내 안정적인 상태에 불리한 상황이 닥치면 현실로부터 눈을 돌려 어딘가로 숨었다. 항상 그래왔다. 그래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거운 현실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인터넷 저편으로 도망쳤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선택에 대한 부담이 옅어지고, 매일이 즐거워졌다. 그렇게 게임 속,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 속의 나 자신에 빠져 살았다. 바윗돌을 밀고 자라나는 걱정과 생각의 싹들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다 소위 말하는 현자타임이 찾아왔다. 내가 내 삶을 아무 목적 없이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계획했던 것들과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묻어 둔 채 방탕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자신이 한심했다. 나는 학창시절 내가 가장 증오했던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생각을 멈춤으로써 모래성 위의 안락함을 얻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무너질 것이라도, 혹은 나 자신을 갉아먹는 것이라도 지금 당장의 편안함에 취해 주변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오늘에 이르기까지 마냥 순간을 누렸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금에 이르기까지 매번 변화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잡을 의지가 없었기에 모두 흘려보냈다. 그러다 문득, 정말 아무 이유 없이 홀로 침전해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말뿐인 허수아비가 되고 싶지 않아 시위에도 다녀왔지만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내가 그곳에 있던 건 순수히 의식적인 이유에서였다. 나는 그곳에 선 다른 사람들처럼 무언가를 바꾸고 말겠다는 의지가 없었다. 자조적인 기분이 되어 서둘러 자리를 떴다. 행진하는 인파의 한가운데를 홀로 거슬러 내려가려는 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 무기력한 내 모습이 사정없이 자아를 공격했다. 이래도 살아있느냐고.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주변을 휙 둘러봤다. 오늘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와는 동떨어진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나도 저 무리 속에 속하고 싶었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언젠가 이어서 계속 쓸거다. 감성 지속 시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아 갑작스럽지만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