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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라고 부르기 힘들지만 의지를 가지고 한 번 써봤어

마루야마 겐지작가의 천일의 유리 라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온거야

소재가 생각나면 가끔 쓸게


+천일의 유리는 관념이나 사물의 눈으로 주인공을 1인칭으로 서술하는 기법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다 (작가의 필력이 드러나는 책이니 궁금하면 읽어보는 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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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구멍이다.


에봇산의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깊은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입을 벌린 채로, 그저 누군가 내 안으로 떨어지길 기다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이다.


오늘은 날아가던 산 새 한 마리가 내 안을 들여다보더니 깊이를 알 수 없는 기분 나쁨에 소스라치게 놀라 달아났다.


도토리를 주우러 다가온 다람쥐도 시커먼 내 입속을 쳐다보곤 먹힐까 두려워 부리나케 달아났다.


멍청한 동물들, 나는 아무거나 삼키지 않는다.


오직 강한 영혼을 지닌 인간만이 내 안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


이미 몇몇 인간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내 안으로 들어왔지만 다시는 나오지 못했다.


나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구멍, 저 아래에 사는 괴물들에게 실낱같은 빛으로 희망 고문을 하는 악랄한 구멍인것이다.


이제 더는 누구도 나를 찾아오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했을 텐데, 


햇살과 함께 나를 뒤덮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의 주인은 작은 인간 아이였다.


그 아이를 본 순간 나에게 들어오리란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착한 심성의 소유자인 것도 알았다.


'다가오지 말아라. 인간, 나는 너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다.'


시커먼 아가리를 더욱 악랄하게 벌려 인간을 내쫓으려 했지만,


작은 인간은 그런 나를 보고도 망설임 없이 걸어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이 그렇게도 궁금한 것이냐, 무엇이 너를 이토록 움직이게 하는 것이냐'


인간을 다그치려던 순간,


툭!


소리와 함께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진 인간이 단숨에 내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절망했다.


또다시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그 아이가 내 안으로 들어온 순간, 나는 순식간에 채워졌다.


작은 아이의 의지가 나를 완전히 메워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