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gall.dcinside.com/undertale/945405 [1]
지난번께 짧다는 얘기가 많아서 한 번에 몰아서 몇 편씩 올릴게
소재가 생각날때마다 쓰다보니 분량이 고르지 못할꺼야
글쓴다고해서 꼭 개추 박지는 말고, 정말 마음에 들면 박아줘
그래야 나도 내가 보완할 부분을 찾을 수 있어
그래도 읽어주기라도 하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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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꽃밭이다
어두운 지하세계에 유일하게 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피어난 노오란 꽃밭이다
내 안에 피어난 꽃들은 이름없는 꽃에 불과하지만, 보는 이들의 마음을 꿈과 희망으로 가득채워줄 만큼의 노란색을 지녔다.
비록 지금은 아무도 오지 않지만, 예전엔 나를 보기 위해 매일 같이 찾아오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나를 보며 지상의 꽃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나는 홀씨를 흩뿌려 어린 아이들의 마음이 더욱 부풀게 만들었었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꿈과 희망을 전해준다는 것은 그만큼의 불행과 절망 또한 전해준다는 것을, 아름다운 것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어야 했다.
꽃을 보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가려했던 순진한 아이들은 내 안에 잠들었다.
한 아이는 병으로 또 다른 아이는 병으로 죽은 아이의 꿈을 지키기 위해서 죽었다.
그날 이후, 내 안에서 새롭게 피어난 노란꽃 하나가 나를 떠난 이후로, 나는 아무에게도 속삭이지 않는다. 그저 꽃으로서 그 자리에 피어있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나의 노란색은 이제 경고의 노란색이 되었다.
어쩌다 떨어진 인간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대해 경고하는 창백한 노란색이 되었다.
내 위로 떨어진 인간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아마 내 안에 잠든 아이들과 비슷한 처지가 되었겠지.
오늘따라 구멍이 소란스럽다 했더니 인간아이 하나를 뱉어냈다. 작고 힘없어 보이는 아이였다.
나는 아이가 떨어지면 크게 다칠까 염려되어 품안으로 최대한 깊숙히 받아들였다.
그 아이가 내 안으로 떨어진 순간 고개를 떨궜던 꽃들이 일제히 홀씨를 흩뿌리며 반짝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얼마나 커다란 것을 받아낸 건지 한참을 알 수 없었다.
점점 멀어지는 그 아이의 등을 보면서 내 안에 의지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3]
나는 폐허다.
예전에는 번화했지만 다들 뉴홈으로 거주를 옮긴탓에 아무도 살지 않게 된 폐허다.
지금은 토리엘만이 남아서 나를 관리해주고 있다.
오늘 토리엘이 인간아이 하나를 데려왔다. 전에 이곳에서 토리엘의 아들과 함께 뛰어놀던 인간아이가 생각나게 하는 외모였다.
토리엘은 아이에게 폐허의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주며 퍼즐에대해 이야기 했고, 나는 모처럼 어린아이가 내 안을 뛰어다니는 것이 기뻐서 기분 좋은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하지만 기분 좋은일은 언제나 그랬듯 길게 가지 않는다.
아이는 퍼즐을 꽤 잘 했다. 폐허에도 금방 익숙해지고 토리엘하고도 금방 친해졌다.
그렇다는건 이곳을 떠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모처럼 버터스카치파이를 굽는 냄새가 내 안을 가득 채웠는데, 토리엘이 아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내 안에 울려퍼졌는데, 그 아이의 의지가 내 안을 가득 메웠는데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다.
토리엘이 나를 오랫동안 돌봐줬듯이 나 또한 토리엘을 오랫동안 지켜봐와서 잘 안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모든 인간이 그랬듯이 이곳을 떠나면 토리엘은 다시 외로움에 사무치겠지.
그 아이가 폐허의 문을 나간 뒤, 토리엘은 집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아서 눈을 꼬옥 감고 다시 찾아온 외로움을 견디고 있다.
나는 토리엘에게 속삭인다.
'이제 이곳에서 혼자 있지 않아도 괜찮아요 토리엘. 당신은 이제 행복해져도 괜찮아요. 그 아이와 함께 가세요.'
나의 말은 바람이 되어 폐허안을 웅웅 울린다.
토리엘의 떨림이 멈추었다. 이제 그녀는 며칠 후면 이곳을 나갈 것이다.
나는 알 수 있다.
조용하면서도 임팩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