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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올렸는데 클리너 돌려서 사라진걸 까먹음 다시 올린다.
저번에 짤신받으로 받은 아스리엘.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고요한 지하세계는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아보였고 그 어떠한 말소리도, 누군가의 온기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결계가 사라진 틈 새로 내리 쬐는 햇볕과 먼지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꽃을 찾아 이동하는 나비들과 어느덧 이 아래를 가득 채운 꽃들만이 고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이였다.
고요하디 고요한 폐허의 아래, 수줍게 고개 숙인 황금꽃밭 사이로, 다른 꽃들보다 조금 더 커다란 크기를 한 꽃 하나가 똬리를 튼 채 누워있었다.
그 꽃은 마치 생명체가 아닌 조형물인 듯 미동조차 없었고 그렇게 덩그러니 놓여 있는지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그 위에는 잔 먼지들이 쌓여있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 날 돌아다니는 풀벌레들에도 불구하고 미동조차 없는 꽃을 내버려 둔 채 지상과 연결된 하늘위 구멍에서 작은 새 한마리가 날아들어 폐허를 찾아왔다.
작은 새는 고요한 폐허 속에 찾아와 자신의 작은 목소리를 지저귀기 시작했고 폐허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커다란 꽃에 다가가 신기한 듯이 작은 새는 꽃을 부리로 쪼아보았고 이내 꽃에서 부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봐, 어서 날아서 다시 나가라고, 이제 이 밑에는 그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으니깐 말이야."
그 소리에 놀란 작은 새는 날개를 푸드덕 거리며 그곳에서 부터 벗어나 폐허속의 작은 집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소란 덕에 긴 긴 잠에서 깨어난 황금 꽃은 부스스 일어나며 자신의 몸에 쌓인 먼지를 툭툭 털어냈다.
"시끄러운 새 같으니라고... 덕분에 깨버렸잖아,"
영원히 잠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노란 꽃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찾지 않는 조용한 그만의 세계. 그 누구의 간섭도, 괴롭힘도 없는 이 아래에서 이제 말을 건네어 올 이 조차 없어 씁쓸한 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잠시 한 숨을 푹 내쉰 노란 꽃은 허기를 느끼며 작은 새가 날아간 작은 집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고 먼지 쌓인 길에는 어느덧 그가 지나간 대로 자국들이 남기 시작했다.
이상한 것은 그는 작은 집으로 향하는 여정 중에 단 한 번도 눈을 뜨거나 고개를 들지 않았고 앞을 보지 않고 이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디에 막히거나 부딪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작은집에 도착한 그는 마법으로 유지되는 냉장고를 열어 얼마 남지 않은 우유와 시리얼을 꺼내어 작은 그릇에 옮겨 담았고 이내 홀로 부실하게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아무런 소란도 없이 그저 홀로 묵묵히 밥을 먹은 그는 자신이 먹은 것을 치우고선 먼지가 가득 쌓인 집안을 둘러보았고 문득 그는 이 집안에 가득 쌓인 먼지를 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디작은 잎사귀와 줄기로 집 안을 쓸어나가던 그는 이제 불이 꺼진 화덕 앞의 책장에서 먼지를 털다가 책 한권을 발견하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다른 곳을 치우기 시작했다.
'...보면 기분만 더 꿀꿀해 질 테니깐.'
다른 곳을 치우면서도 다시 한 번 그곳을 슬쩍 바라보던 그는 그 중에서 초반의 책 몇 권이 사라져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기에 천천히 이동하며 다른 곳을 치워나갔다.
복도와 부엌, 그리고 거실을 깨끗하게 치운 그는 이전에 자신과 자신의 하나 뿐인 친구가 쓰던 방을 치우기 시작했고 그러한 그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쓸쓸한 표정이었으며 가끔가다 물건들에 서려있는 추억들을 떠올리는지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물건들을 바라보다 다시 정리를 시작하였다.
곧 이어 그 방 역시 깨끗하게 치운 그는 밖으로 나와 옆에 있는 방으로 향하였고 도중에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다른 곳은 전부 먼지가 잔뜩 쌓여있었지만 단 하나의 방의 입구에는 먼지가 하나도 쌓여있지 않았기 때문 이였다.
모두가 떠나갔기에 찾아올 리 없는 이곳을 누가 와서 치운 것일까 하는 마음에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불을 켰다.
그 방은 그가 기억하던 모습과는 상당히 달라져 있었는데 먼저 당신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작은 요람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엔 모빌이 돌아가고 있었으며 작은 젖병과 딸랑이, 그리고 보송보송한 솜 내가 나는 아기용 옷이 가지런히 올려 져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집 안에서 사라졌던 사진액자들이 애기 옷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놓여 있었으며 하나같이 그 액자 속에는 단란한 세 명의 가족이 웃고 있는 모습과 아주 어린 아기괴물이 환하게 미소 짓는 사진이 들어있었고 요람의 아래에는 좀 전에 책장에서 사라졌던 책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 책들은 앨범 책이었는데 하나같이 아기괴물의 사진이 잔뜩 찍혀 있었으며 액자들 사이로는 초록색과 노란색의 줄무늬가 새겨진 티셔츠 한 벌이 고이 접혀져 있었다.
"이게 대체..."
그는 이 달라진 방의 풍경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잠시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고 그러한 그의 귓가로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누구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그는 본능적으로 벽을 타고 올라 천장에 있는 나무 대들보 위에 몸을 숨겼고 숨을 죽인 채 누가 이 방에 이런 짓을 하였는지, 그리고 찾아오는 건지 바라보았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오는 이는 혼자였는데 행여 다른 물건들을 건드릴까봐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고 이내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들고 온 듯한 바구니에서 향초를 하나 꺼낸 후 마법불로 불을 붙였다.
향초의 심지가 타들어 가면서 약간 달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방을 채우기 시작했고 그 냄새는 숨어있던 그에게로 다가와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그가 어릴 때 가장 좋아하던 향이다.
그러든 말든 찾아온 낯선 이는 향초를 피운 후 비어있는 요람을 한손으로 부드럽게 흔들며 앞에 놓인 앨범 책을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했고 마치 누군가 듣고 있는 것처럼 이내 입을 열어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이지? 아가,
엄마가 미안해요, 생각보다 지상에서의 삶은 바빠서 미쳐 찾아올 수가 없었어요,"
그 다정다감한 목소리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물었고 낯선 이는 그러한 사실도 모른 채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만약에 네가 작은 영혼이나마 남아있다면, 홀로 둘 수 없기에 이렇게 찾아오겠다고 해놓고선 변명이라니... 참 못났다 그렇지? 널 혼자 두는 게 아닌데 말이야...
지상은 정말 신기하고 아름다운 게 많단다, 너에게도 정말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을 좀 가져왔단다."
낯선 이는 바구니에서 다른 이는 한명도 들어있지 않은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을 꺼내어 앨범 사이사이에 끼워 넣기 시작했고 흔들던 요람을 멈춘 채 그 작업을 하던 이는 실수인 듯 책을 그만 떨어트리고 말았다.
책은 떨어지면서 요란스럽게 안에 있던 사진들을 흩뿌렸고 그 두꺼운 책 안에서는 그동안 이 여인이 수 없이 찾아와 같은 행동을 했는지 작은 아기괴물 사진들 사이로 수많은 풍경사진들이 흩어졌다.
책을 떨어트린 이는 다급하게 주저앉으며 허둥지둥 사진들을 주우려 했으나 떨어진 사진중 하나를 발견하고서는 사진을 모으던 것을 멈춘 채 바닥에 두 손을 짚고선 그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러한 행동에 숨어있던 노란 꽃 역시 고개를 살짝 틀어 아래에 그 여인이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보았는데 그 사진은 작은 염소 괴물이 사진을 찍는 이를 향해서 웃어 보이며 양손을 벌려 다가오는 사진이었다.
이내 그 사진위로 툭 툭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사진을 바라보던 여인의 두 손은 바닥의 카펫을 꼭 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내 작은 천사...내 소중한 아이...아스리엘 드리무어야.너도..너도 함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게 말한 그녀는 이내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생전에 아스리엘 드리무어가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줄무늬 옷을 끌어안고 주저앉아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황금 꽃 역시 뜯어질세라 자신의 입술을 깨물고 투명한 눈물을 대들보 위로 흘리며 숨죽여 울음을 삼켰다.
이내 긴 시간이 흐른 후 찾아왔던 낯선 방문인은 가져온 바구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서 그 앞에 내려다 놓고선 입을 열었다.
"프리스크, 그 아이가 너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이라면서 나에게 건네어 주더구나, 내가 이곳에 찾아오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말이야, 아가야, 너도 살아있었다면 그 아이를 정말 좋아했을 거야. 이젠 가봐야 할 시간이구나.
다음번에는 조금 더 빨리 찾아오도록 할게요,"
여전히 촉촉한 눈으로 요람을 바라보던 그녀는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고 플라위는 너무 오래 울었는지 기운이 빠진 채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고 토리엘이 두고 간 봉투에서 편지와 물건을 꺼내어 보았다.
그곳에는 짧은 몇 마디와 함께 노래가 들어있는 작은 테이프 재생기가 들어있었다.
-그 어떤 어머니가 자식의 죽음을 잊을 수 있을까?
아스리엘, 그녀와 그는 여전히 널 그리고 있어.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날 찾아와줘, 너의 작은 친구 프리스크가.
-테이프에 들어있으면 좋을거 같다고 생각한 노래.
처음 당신을 만났죠
만나자마자 울었죠
기뻐서 그랬는지
슬퍼서 그랬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드릴 것이 없었기에 그저 받기만 했죠
그러고도 그땐 고마움을 몰랐죠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왔네요
엄마 이름만 불러도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죠
모든 걸 주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당신께 나 무엇을 드려야 할지
엄마 나의 어머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가장 소중한 누구보다 아름다운
당신은 나의 나의 어머니
힘드셨다는 걸 이제 알아요
나 때문에 많이 우셨죠
그땐 왜 그랬는지
몇 번이나 그랬는지기억도 나지 않네요
내 작은 선물을 너무 감동 마세요
당신은 나에게 세상을 선물 했잖아요
잘 할게요 내가 잘 할게요
엄마 이름만 불러도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죠
모든 걸 주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당신께 나 무엇을 드려야할지
엄마 나의 어머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가장 소중한 누구보다 아름다운
당신은 나의 나의 어머니
처음 당신의 모습은 기억할 순 없지만
마지막 모습만은 죽는날까지 기억하겠죠
내 모든 맘 다해 사랑합니다
엄마 이름만 불러도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죠
모든 걸 주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당신께 나 무엇을 드려야할지
엄마 나의 어머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가장 소중한 누구보다 아름다운
당신은 나의 나의 어머니당신은 나의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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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진짜 잘썼다
너무 슬프다 ㅠㅠ
고맙 고맙
슬프다...
광광 우럭다 ..ㅜㅜ 푹 빠져서 읽었음 잘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