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ㄱㅈ
브루키애껴욧(birzabith)
2016-12-05 15:01
추천 2
그녀는 바다를 좋아했다. 우린 수많은 바다를 보았다. 그녀는 아랫입술이 성한 날이 거의 없었고 입이라도 맞추려하면 지금 입술이 거칠어서 부끄럽다며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곤 했었다. 아마 내가 안 보는 곳에서 입술을 깨물어 먹는 고약한 습관이 있는 듯 했다. 어찌되었든 그런 사소한 건 실로 중요하지 않은 게 막상 부벼보면 이게 거친지 아닌지 그런 건 전혀 모르겠었고 다만 이러다 좀 늦게 아무는 건 아닌지 혹은 따갑던가 아플지도 모르겠단 걱정에 마음이 짠했다. 유리아쥬였다. 인터넷에 한참 검색을 하다 가장 효과가 좋다는 립글로즈를 골랐고 그게 내가 그녀에게 준 첫 선물이었던 것 같다. 그 밖에도 난 틈만 나면 자잘한 선물을 하고는 했다. 약속 장소에 갈 적이면 그런 작은 것들을 주머니 속으로 만지작거리며 홀로 들떠했고 이걸 언제 줄까 한참을 간신히 참고 있다 헤어질 때에나 깜짝 전해주던가 진작 생색을 내며 주머니에 넣어두곤 각자 집으로 헤어지기 전까진 보지 말라며 그리고 그 말에 궁금하다며 주머니에서 당장이라도 내 선물을 꺼내려는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꽃은 준적이 없었다. 화분이나 나무 씨앗은 줬는데 이건 그런 부류가 아니지. 내 나름의 알다가도 모를 내심의 규칙이었는지 그저 진부한 것은 주기가 싫었던 건지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 새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특히 그녀가 나보다 먼저 잠들어버린 그런 날이면 더욱. 그녀는 잠을 잘 못자는 편이었고 암만 그래도 잘 먹이고 지칠 정도로 하루 종일 걷고 꼬박 괴롭히면 그래도 사람이 제시간에 골아떨어지기 마련이었다. 난 그녀의 자고있는 얼굴을 들여다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잘때만은 오히려 어쩐지 미간을 살짝 찡그리고 자기에 난 그게 묘하다고 생각했었다. 원랜 잘때 긴장이 풀리니 순한 얼굴이 되지 않나. 깨어있는 동안의 그녀는 웃는 얼굴이 정말 예뻤다. 그녀는 웃을 때마다 시선을 아래로 떨구는 습관이 있었고 난 그런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좋아 툭하면 장난을 치고 말도 안되는 농담으로 관심을 끌려했다. 예를 들면 조용한 서점에서 가만 입을 다물고 그녀 뒤만 쫄래쫄래 쫓아다니다 느닷없이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을 걸고 그리곤 책장에서 우스꽝스러운 제목을 한 책을 뽑아다 그 표지를 보여주며 내가 말하려던 문장을 완성하고는 했다. 그 장난은 제법 잘 통했고 그때 난 보조개란 게 대칭이 아니란 걸 그녀 얼굴을 보며 처음으로 알았다. 그녀는 내가 그런 장난을 칠 때마다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웃고는 했는데 그 얼굴을 가리는 게 아쉬워 난 그녀 팔을 붙잡고 못생긴 얼굴 좀 더 보여달라며 놀리고는 했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 숱 많은 머리카락 사이에 비친 새하얀 가르마도 그렇고 감긴 눈꺼풀에 가지런한 새카맣고 빽빽한 속눈썹을 보는 것도 좋았다. 사실 그녀가 깨있는 동안엔 얼굴을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좀 부끄러웠고 눈꼬리가 휘어진 그 눈웃음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 사실 내가 지금 진짜 바보같은 표정으로 웃고있는 게 아닐까 그런 내 얼굴을 보여주기가 좀 그랬다. 그녀는 사소한 것으로도 자주 깜짝 놀라는데다 겁이 많았고 그렇단걸 인정하기 싫어했다. 끌어안고 번쩍 들어올리면 정말 죽을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무서워했고 그 탓에 우린 놀이공원엔 가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별로 높지도 않은 산등성이 산책길의 난간에서도 목소리를 벌벌 떨며 팔에 매달린 채 무섭다며 발을 못 떼고는 했다. 그러다가도 그날 장난이 모자랐는지 잠이 안 온다는 밤이면 그녀를 내 다리 사이에 앉혀두고 이런 날을 대비해 항상 가방 앞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그 책을 꺼내와 어두운 방안에 스탠드만 하나 켜둔 채 그녀에게 베게를 쥐어주고 그걸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책의 줄거리는 전부 알고 있었지만 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을 그녀 목소리로 들어보길 바랐고 결국 난 거기까진 듣진 못했다. 그녀는 눈이 나빴고... 그냥 어제 꿈에 나왔다 다 지난일이고 이젠 줘안먹인데 왜 나온건지는 모르겠다.
좋네 하다가 왜 마지막에 줘안먹이요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