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행사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콩류전 까지 뽑아서 낼지 미지수 이지만 홍보랍시고 올리는 죽음에 대하여 임.
즐감
고요한 숲속의 늦은 오후,
부드럽게 내리쬐는 햇볕은 숲속에 있는 작은 나무집을 비추고 있었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은 다른 이들로 하여금 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그러한 날 이였다.
이렇게 좋은날, 이 작은 오두막에는 수많은 이들이 한 침대를 앞에 두고 우둑 커니 서서 한명을 바라보고 있었고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이는 침대에 몸을 뉘인 채 고개를 틀어 산들바람이 들어오는 창가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와 함께 풀벌레 우는 소리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잠시 그 생명력이 가득한 풍경을 바라보던 이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침실 주변에 모인 이들을 바라보았다.
하나 같이 누구하나 빼 놓을 수 없이 당신에게 소중한 이들,
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친우들은 오늘 같은 날, 분명 나름대로 바쁜 일들이 있었겠지만 당신을 위해서 시간을 내어 찾아와준 고마운 이들이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을 느끼며 당신은 특유의 그 소리 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 했고
백발이 된 머리와 주름이 가득한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당신의 미소에 답하듯 똑같이 미소 지어 보이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들 중 당신의 곁에 가장 가까이 붙어있던 이는 당신의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침대 앞에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고 당신이 덮고 있던 이불의 끝을 두 주먹 사이에 가득 채워 꼭 쥐었다.
고개 숙인 이의 턱을 타고 투명하고도 아름다운 눈물이 흘러내려 당신의 침대보를 적시었고 당신은 그러한 그녀의 손을 두 손으로 부드럽게 잡고 쓰다듬으며 이제는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울지 말아요, 언젠가 이별하게 되리라는 걸 알았잖아요.
당신의 말에 토리엘은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양 눈에서는 끝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기에 당신은 다른 한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입을 열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게 슬프다는 건 알지만, 우리 마지막은 웃는 얼굴로 보내주기로 했잖아요.
당신은 그 말과 함께 그녀에게 미소 지어 보였고 그녀 역시 울음을 머금은 채 당신에게 힘겹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당신은 고개를 들어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고 그들 역시 두 눈가를 촉촉이 적신 채 당신과 눈이 마주칠 때 마다 미소를 보이며 당신의 마지막 순간을 미소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다들, 덕분에 정말 재미있었어.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눈가에도 어느덧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주름진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당신의 쭈글쭈글해진 손등을 적셔갔다.
점차 숨쉬기가 힘들어 지고 당신은 이제 끝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등받이에 등을 대고 편하게 자세를 잡았다.
후회는 없다.
당신은 이 사랑스러운 이들을 구했으며 그들과 함께 하나하나 소중한 추억들을 쌓아갔기에, 이들을 구해 냄으로써
아직 이 세상엔 자비와 배려가 살아있음을 알릴 수 있었기에,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기에 말이다.
그렇게 추억에 서서히 잠겨갈 때 문득 흐려지는 당신의 기억들 속으로 단 하나의 아련한 이름이 마치 어둠속에서 나타난 한 마리의 반딧불이 처럼 당신에게 다가왔다.
당신은 좀 전 보다 많은 눈물을 흘리며 흐릿해져가는 시야 속에 허공으로 손을 뻗으며 그 이름을 불러보았다.
*아스리엘 드리무어.
당신이 유일하게 구해내지 못한 가엾고 또 가여운 아이,
그 누구보다 모두를 사랑했지만, 결국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해 그들의 곁을 쓸쓸히 떠난 그 아이.
이미 지나간 이를 잊지 못하고 홀로 그곳에 남아 죽지 못한 채 영원히 그 순간들을 곱씹으며 살아갈 그 아이를 떠올리자
당신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헐떡이며 당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 아이를 구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것이 너무나 후회가 되기에, 남게 될 이들에게 그 아이를 찾아달라고, 그리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 아이를 용서하고, 구해달라고 말하려 했으나 기력이 쇠한 당신의 목소리는 새어나오지 못했고 그러한 당신의 시야는 어느덧 어둠속에 잠기었다.
어둠에 잠겨가는 도중에 그동안 당신을 도와준 빛나는 별과 같은 의지가 희미하게 그 어둠의 끝에서 빛나고 있는걸 보았고
당신은 그 의지를 보며 기도했다. 자신의 이 마지막 말을 그들에게 전해주기를, 그 아이에게 전해지기를 말이다.
바꿀 수 있는 것 이라면 바꿀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주고, 바꾸지 못한다면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주고 그 두 가지를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말이다.
의지가 작게 빛이 나는 것을 보면서 당신은 안도한 채 눈을 감았다.
부드럽고 따스한 기운이 당신을 감싸며 당신은 흔히 데자뷰 라고 부르는 것을 경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느덧 어둠속에서 희미해져 가던 당신의 의식은 뚜렷해져 갔으며 당신의 의지는 당신을 늙고 노쇠한 몸이 아닌 어릴 적
당신이 가장 소중하고 인상 깊게 남아있는 순간의 모습으로 당신을 탈바꿈 시켰고 당신은 에봇산에 올라
당신의 소중한 이들을 만나기 직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채 마치 그 시절 그 구멍으로 떨어질 때처럼 어둠속에서 부터
천천히 양팔을 벌린 채 아래로 떨어져 내리며 마치 스크린 영상을 틀어주듯이 당신의 주변으로 떠오르는 과거의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지상으로 나와 해를 구경하고, 달을 구경했으며
함께 별에 대해 속삭이고 미래를 꿈꾸어 오던 그 순간들,
새로 태어난 순간들 이라며 괴물들이 그 날을 전부 자신들의 두 번째 생일이라 말하며 매년 그 날이 오면 당신을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열던 나날들,
지상에서 처음으로 괴물이 태어나고, 그들의 부모가 당신에게 대모가 되어 달라 하던 그 순간까지.
그들의 대사로써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했던 나날들과 그러한 당신의 곁에서 늘 변함없이 응원해 주던 친우들과
드디어 진정한 대사가 되었을 때 그 소중한 순간들,
각자 괴물들이 꿈을 이루는 모습들 까지..
하나같이 아름다웠고 소중했으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 순간들을 돌아보며 당신은 부드럽게 미소 지어 보였다.
당신의 인생은 아름다웠노라고, 사랑스러웠노라고 말할 수 있기에 말이다.
그렇게 떨어지던 중에 당신은 문득 그 아이에 대해 떠올렸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그 순간에도 차마 잊지 못했던 가여운 아이.
자신이 죽은 뒤에도 홀로 그곳에 남아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리운 것들을 그저 지켜보기만 할 그 아이.
모든 이를 구했다고 하지만 당신이 유일하게 구해내지 못한, 홀로 어둠속에 남은 아스리엘 드리무어.
당신은 가슴 한편이 저려오는 것을 느끼며 어느덧 당신의 데자뷰가 끝나가는 것을 보았다.
저 끝에는 이제 과연 어떤 일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를 생각하며 당신은 환한 빛이 당신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힘겹게 눈을 뜬 당신은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드높은 천장의 구멍에서 부터 쏟아져 내리는 햇살과 그 사이로 흩날리는 먼지들, 익숙한 꽃 냄새와 그리운 풍경들이 당신의 눈가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무너져 내린 대리석 기둥들과 관리를 하지 않았는지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넝쿨들, 그리고 당신의 아래에 깔린 수많은 노란 꽃들은 마치 이곳이 당신이 처음으로 지하세계에 떨어졌던 그 장소인 것 같았고 덩달아 당신의 모습역시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주름이 잔뜩 진손이 아닌 탱탱하고 뽀얀 손결과 피부, 그리고 기운이 빠져 잘 움직이지 않던 몸 대신 활력이 넘치는 몸은 정말로 그때로 돌아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고 당신은 그러한 상태를 보고 작게 웃으며
사람이 죽으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의 공간과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할 때였다.
[하우디!]
당신의 귓가로 들려오는 누군가의 말소리에 당신은 자신의 청각을 의심했다.
그날 이후로 다시는 들을 수 없었던 그 목소리.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를 찾아 헤맸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당신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나온 곳을 바라보았고 그곳에는 하나의 커다란 황금색 꽃이 당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서있었다.
*플라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읊조린 당신의 말을 들었는지 자신을 소개하려던 플라위는 이내 멈칫하며 약간 당황한 모습으로 당신에게 입을 열었다.
[어? 네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
그라는 걸 안 후에 당신은 떨리는 손을 뻗어 그에게 다가갔고 이내 그를 도망갈 새라 힘껏 당신의 품안에 안에 주었다.
끕 끕 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를 안고 있는 당신의 어깨가 떨려오기 시작했으며 당신의 두 눈가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넘쳐 그의 등줄기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이..이봐, 떨어지라고, 넌 도대체 누구 길래 나한테 이러는 거야?]
플라위는 매우 당황한 듯 보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떨어지지 않자 소위 '친절 알갱이'들을 당신의 머리위로 만들어 내며 당신을 공격하려 하였다. 당신이 흐느끼며 단 하나의 이름을 꺼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스리엘 드리무어...작은 내 친구야..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야.
[...차라? 혹시 너야?]
플라위는 당신의 말에 만들어냈던 알갱이들을 전부 사라지게 만든 후 아무런 대답 없이 자신을 더욱 세게 끌어안아주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당신의 슬픔과 애절함은 맞닿은 가슴을 통해 흘러나와 그의 텅 빈 영혼을 울리듯이 공명시켰고 이윽고 당신의 품안에 우둑 허니 안겨있던 플라위 역시 조금씩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뜨거운 눈물을 쏟으며 당신을 있는 힘껏 끌어안으며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차라..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찾아다녔었는데, 얼마나 그리워했고 보고 싶었는데... 어둠속에 홀로 깨어났을 때, 내 곁에 네가 없다는 게 얼마나 무서웠는데, 널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는데...]
당신은 마치 다 안다는 마냥 그의 등을 말없이 토닥이기 시작했고 플라위, 아스리엘 드리무어는 그동안의 설움을 토해내 듯이 당신의 품안에 안겨 세상이 떠나갈듯이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당신은 마치 다 안다는 마냥 그의 등을 말없이 토닥이기 시작했고 플라위, 아스리엘 드리무어는 그동안의 설움을 토해내 듯이 당신의 품안에 안겨 세상이 떠나갈듯이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 둘은 서로를 얼싸안고 한동안 슬픔을 토해냈고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서서히 진정이 되었는지 플라위가 당신에게 말을 건네어 왔다.
[차라,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야? 네가 돌아와서 정말 기뻐 드디어 나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온전히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내 하나뿐인 진짜 가족,]
플라위의 그러한 말에 당신은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이 만약에 신이 주신 기회라면, 이번에는 이 아이 홀로 이곳에 남겨두고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아무 말 없이 플라위에게 손을 내밀었다.
만에 하나 당신이 자신은 차라가 아닌, 다른 아이 프리스크라고 말 한다면 이 가엾은 아이는 또 다시 도망갈 테고 이전과 같은 행동을 반복한 뒤에 그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간단한 작별인사를 한 뒤, 당신이 눈을 감는 그 순간 까지 만나지 못한 채 그렇게 스스로를 가둬둔 채 살아가게 될 것이기에 말이다.
말없이 손을 내미는 당신을 보고 플라위는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을 타고 올라와 당신의 팔을 휘감아 왔고 이내 당신의 귓가에 약간 고양된 목소리로 비밀을 속삭이듯이 말을 건네어 왔다.
[차라, 아마 이제 곧 있으면 귀찮은 해방 꾼이 나타날 거야, 홀로 남은 우리에게 거짓된 빛을 보여주는 자가 말이야, 어떻게 하고 싶어?]
당신은 이 전의 생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플라위의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유추해 보았다.
슬픈 이야기 끝에 죽음을 맞이했던 아이는, 어느 날 사지조차 없는 꽃의 모습을 한 채 과거에 대한 감정들마저 잃어버린 채 깨어나게 되고 그 누구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는 잃어버린 감정들 속에서 기억력에만 의존한 채 자신의 부모를 찾아 도움을 요청 했을 테고 그들의 성격상 도움을 주면서도 그 사실을 믿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 역시 바로 눈앞에서 사랑하는 자식둘이 먼지로 화해 사라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믿지 않았을 테고 이 아이는 그들의 손길에서 희망을 보았을 테지만 그 모든 것이 그저 동정에 가까운 것이었고 또한 그들과 함께 하여도 자신의 결여된 감정들과 꽃으로 살아야 하는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플라위는 아마 이제 곧 이곳을 둘러보기 위해 찾아올 토리엘에 대해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리라.
당신은 플라위에게 조곤조곤하게 입을 열어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었다.
"아스리엘, 나만 믿어 내 소중한 친구야, 그리고 이거 하나 약속할게."
당신의 말에 플라위는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고 그러한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당신은 굳은 의지가 담긴 눈동자를 빛내며 스스로에게도 다짐하듯이 말을 이어했다.
"다시는 널 홀로 남겨두지 않을 거야, 그 누구도 혼자가 되어 아파해서는 안 되는 거니깐."
[...차라?]
당신의 말에 플라위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틀며 말을 하려 하였으나 그때 때 마침 저 멀리 현재의 당신에게는 커다란 문에서 부터 누군가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플라위는 당황한 듯이 안절부절 거리다가
당신의 어깨에서 벗어나 도망치려고 하였다.
아마도 당신이 오기 전, 주입된 의지로 인해 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보았다고 하였으니 자신의 손으로 몇 번이고 죽였을 그녀를 그가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차라와 함께 만나게 된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도망치려고 하는 것 같았다.
허나 여기서 그가 도망가 버린다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당신은 약간 거칠게 그의 줄기를 붙잡았고 도망가지 못하게 당신의 팔에 동동 동여맸다.
[뭐...뭐하는 짓이야?!]
플라위가 급격히 당황한 채 말을 걸자 당신은 차라 드리무어인 척을 하기 위해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들을 토대로 나름 연기를 하며 그에게 단호하게 말을 건네었다.
"아스리엘 드리무어, 날 홀로 두고선 가버리려고? 정말로?"
당신의 말에 플라위는 어찌할 줄 몰라 하면서도 도망가지 못하고 있었고 이내 토리엘이 당신을 발견한 듯 저 멀리서 부터 다가와 당신에게 말을 걸어왔다.
"안녕? 착하고 작은 아이야,
저런, 저 위에서 떨어졌나 보구나? 많이 놀라고 정신이 없었을 텐데 작은 꽃하고 놀고 있었구나,
이번에 찾아온 아이는 정말 순수한 아이인거 같네,
난 토리엘 이란다. 이 폐허를 관리하며 너 처럼 떨어진 아이는 없는지 둘러보고 있었지. 만나서 반갑단다."
그리운 그 목소리,
당신이 눈을 감는 그 순간 생에 모든 것을 놓으면서도 당신이 자신을 걱정할까봐 웃어 보여주던 당신의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게 됨에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플라위를 안은 채 토리엘을 보고 약간의 눈물을 보이며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네 엄마, 저도 보고 싶었어요."
당신은 플라위를 어깨에 매달고 토리엘이 내민 손을 붙잡았다.
마지막 순간 눈을 감기 직전에 죽어가던 당신의 손을 놓칠세라 꼭 부여잡던, 의식이 사라져 감에 따라 다시는 만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따스한 감촉과 다정다감한 손길에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두 눈에 눈물이 고였고 반대 손을 사용하여 눈물을 닦아내었다.
맞잡은 따스하고 보드라운 젤리를 통해 느껴지는 생명력이 담긴 그 고동은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당신에게 말해주는 것만 같았고 당신은 행여나 그 손을 놓칠세라 꼭 움켜잡아갔다.
그러한 당신의 행동에 토리엘은 걸어가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걱정하지 마렴. 아가야, 언제나 널 지켜줄게,' 라고 말하였고 당신은 그에 화답하듯이 미소로써 대답하였다.
토리엘은 이전의 당신의 기억과 같이 폐허를 안내하며 괴물들을 만났을 때 주의 사항과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퍼즐들을 푸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어느 지점 이상 가자 토리엘은 당신을 놔두고선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자리를 떠났다.
자리를 뜨면서도 토리엘은 당신이 걱정 되는지 핸드폰을 건네어 주고 뒤를 돌아보며 자리를 떴는데 당신의 기억이 맞는다면 새로 찾아온 당신에게 줄 먼지 쌓인 방을 청소하고 직접 만든 음식을 주고 싶은 마음에 저렇게 급하게 이동하는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당신은 이 모든 기적과도 같은 현실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 고목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 사이를 헤집으며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그 기적, 그리고 당신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당신의 의지와 아마도 이전에 떨어졌을 아이들의 소망이 더해져 나타난 마법 같은 존재인 노란색별을 말이다.
당신은 의지라고 부르는 그 밝은 황금색의 별것은 것은 신기하게도 시간을 저장하고 되돌리는 힘이 있었고 그로인해 당신은 대다수 괴물들을 구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기에 다시 시간이 되돌아가지 않도록 당신은 이번에야 말로 모두를 구해낼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이 시간대를 저장하기 위해, 별을 찾아 헤맸다.
나뭇잎 더미에 몸을 낮춰 무엇인가 찾던 당신은 이내 고개를 숙이고 찾다가 무릎을 꿇고 주저 않아 나뭇잎 더미를 헤집어 대며 미친 듯이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고 그러한 당신의 모습에 플라위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한 채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고 이내 당신은 그 속을 뒤지던 것을 멈추고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멈추어 버렸다.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던 황금빛 의지의 별이.
마법이 흐르는 곳에 드문드문 나타나 당신을 이끌어 주던 그 별이 있어야 할 곳에 없다.
그 사실에 당신은 식은땀이 절로 흘렀고 그러한 당신을 보며 플라위가 미심쩍은 듯이 입을 열어 당신에게 말을 걸어왔다.
[뭐야 왜 그러는 건데 차라, 너 조금 이상해]
당신은 플라위의 질문에 이전에 들었던 기억을 토대로 최대한 차라라는 아이가 있었다면 아마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행동을 흉내 내며 플라위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아스리엘, 나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을 마치 먼지와 같은 상태로 존재했어, 이제야 몸을 가지게 되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
당신의 대답에 플라위는 그런가 하는 표정을 짓다가도 여전히 의구심을 품으며 당신에게 어째서 토리엘이나 다른 괴물들을 살려주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차라, 어째서 그들을 살려둔 거야? 그들을 죽여서 LV 를 올려야 네가 원하던 대로 세상을 부술 수 있을 텐데?]
당신은 플라위의 말을 듣고 난 후에 이전 삶에서 끝없이 생각해 보았던 대로 차라라는 아이에 대해 생각해 봤던 바를 정리해서 그에게 말해주기로 마음먹었고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잠시 심호흡을 한 후에 두 눈을 부릅뜨고 플라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스리엘 드리무어."
[...?]
"나도 알아, 네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말이야. 과거에 대한 감정을 잊고 오직 기억만을 간직한 채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리고 네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네 몸의 반절을 차지한 채 이 세상을 부수려 했던 나의 분노와 증오, 그리고 그 절망감이 담긴 마음이었겠지."
당신의 말에 플라위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당신의 진한 황금빛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 내가 정말 세상 모든 것을 부수고 싶었다면 너와 하나가 되었을 때 괴물들을 먼저 죽여서 그 힘을 흡수 한 후에 밖으로 나갔지 않았을까?"
당신의 말에 플라위는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 보였고 당신은 그러한 플라위의 얼굴을 양 손으로 바쳐 잡고 당신에게 고정시킨 후 말을 이어나갔다.
"아스리엘, 나는 괴물들을 단 한 번도 미워한 적이 없어,
인간들은.. 말 못할 사정으로 한 없이 미워했지만 말이야, 심지어 네가 그 순간 날 막아섰어도 나는 너희를 미워하지 않아,
토리엘, 아스고어, 그 밖에도 수많은 괴물들과 무엇보다 내 진정한 친구이자 가족인 아스리엘 드리무어, 같은 인간들에게 버림받아 도망친 나를 받아준 너희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어?
...일단 토리엘을 찾아가도록 하자, 잠시 쉬고 싶으니깐 말이야."
당신의 말에 아스리엘도 납득을 했는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당신은 주저앉아 있던 나뭇잎위에서 일어나 당신이 기억을 더듬어 가며 토리엘이 있을 폐허 속 작은 집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