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8b3d930dad73cb3&no=29bcc427b18b77a16fb3dab004c86b6fb2a09527f011968181b5571cf589d85958ed64daeb23619f7221b8c5ec0b7a7d869544fb13b942450bae



6학년 담임을 맡은지 어언 1학기가 지남. 

내 친구놈들은 날보고 교사가 전혀 안어울린다고 교대생 시절에는 놀리곤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놀린다. 세금을 내고 너에게 수업을 듣는학생들이 불쌍하다고... 십새끼들...


교갤 여러분들은 나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현실의 나는 성격이 '마음이 약하고, 싫은소리거절을 잘 못함'

그래서 발령나기 전에 애들이 말을 안들으면 어쩌나 교실붕괴나지않을까 엄청나게 걱정했었음

왜 ebs 프로 보면 교사가 이거 하라 그러는데 애들은 '싫어요' 이러고 있고 수업시간엔 교사 개무시하고 떠드는 그런 상황있잖음


뭐 다행히도 

내가 완전초기 3월달에는 애들 때문에 질질 쌌는데 학기말정도되니까 통제가 어느정도는 잘 이루어지는듯.

전담들도 우리반애들 데리고 수업하는거 상당히 좋아한다.


여기서는

1학기에 6담임 밑 컵스카우트 부대장을 하면서 애들 특징을 알게된것들을 몇개 풀어보겠음


1. 애들한테 화를 자주 내면 오히려 말을 안듣는다

-> 3월달에는 애들이 얼마나 맘에 안드는 행동들을 많이하던지 무섭게 아예 기를 잡아버리려고 신경질을 많이 부렸음.

그런데 애들 눈빛도 그렇고, 시원시원하게 통제가되는 느낌이 전혀 안드는 것임. 

분명 화낼때는 "다음엔 안그럴게요" 이러는데 다음에 또그러고있는것임. 좀 문제되는 애는 반항도하고 그럼.


가만 생각해보니 화를 너무 자주내면 그게 일상이 되버려서 애들이 심각하게 생각을 안하고 그냥 대충듣는다는 판단이 들엇음.

그래서 어지간한건 화를내기보다 적당히 주의를 주고 끝내고, 여러번 해서 말을 안들으면 화를 냈음.


수업 끝나고 청소시간에 빗자루로 칼싸움하는 남자애 두놈한테 "얘들아 청소다됐으면 장난치지말고 이제 집에가렴~"

이랬는데 대충 "니예~" 대답하더니 아랑곳하지않고 그냥 계속하는 것임. 아까 쉬는시간에도 장난을 치던애들이라,

너무 열받아서 "너네들 이리와봐" 해서 데려온다음 "여기가 학교야 니들 놀이터야!" "나하고 장난하냐" 소리질러버림


그 다음부터는 알아서 하는 범생이가 되었....던건 아니고 한번말해서 말을 잘듣는 어린이들이됨.

내가봐도 정말 무섭게 화내는걸 본 애들은 절대 선을 넘지는 않음. 


2. 감정소모보다는 귀찮게하는 규칙을 적용하는게 100배 나은듯.

-> 가령 교실에서 뛰거나 친구에게 욕을 하지 않는 것을 바란다면 

 걸릴때마다 불러와서 신경질을 내고 입아프게 얘기할 필요가 없음. 3월달엔 이렇게 했는데 전혀 효과가 없더라고~

뛰는 애들은 잔소리 몇번 듣고 그냥 또 뜀.


"다음엔 친구에게 욕하지마" -> "네" -> (10분뒤) "선생님 얘가 욕해요~ -> "아 또!!"

그냥 인디에서 학급규칙같은거 좀 조언글 보면서 우리반에 몇개 적용시킴. 많이 있지도 않음~


(1) 욕을 하면 1회당 명심보감 1장 쓰기 -> 이거 한장 쓰면 30분이 날아감 쉬는시간 3개에 해당. 애들말로는 우리반애들이 젤 욕을 안하는건

사실이라고 함. 3월달에 씨발 이러는애들이 싹 사라짐. 한 95% 없어진듯. 사소한 단점은 나도 욕을 못함.


(2) 교실에서 소리지르거나 복도,교실에서 뛰면 운동하기 -> 처음엔 앉았다 일어났다를 시켰는데 애들 관절에 안좋고 민원이 들어올수있다고해서

 푸쉬업으로 바꿈. 칠판 분필놓는데를 잡고 30개~50개 시킴. 또걸리면 더 늘림.

 이 방법으로 한 85%를 줄이는데 성공했는데 요즘은 쉬는시간동안 교실 앞에 나와서 가만히 조용히 있기로 바꿔봄. 매우 지루해하지만 

효과는 있엇음.


(3) 준비물이나 가정통신문 중요한걸 너무 안가져왔을 경우 -> "다음부터는 준비물을 꼭 가지고 오겠습니다." 100~200개 깜지 쓰기.

 이 경우는 하루의 쉬는시간 거의 전부를 뺏는 케이스로, 자주 쓰면 불만이 폭주함. 그래서 보통 위협용으로 하고 

 가끔 개판이다 싶을때 시킴. 학생 입장에선 "반드시 깜지를 쓰는건 아니지만 재수가없을경우 하루 쉬는시간이 전부 날아간다"라고 느끼기 때문에

 잘들 가져옴. 가정통신문 90~95% 회수 가능. 준비물 같은경우는 친구에게라도 빌려오면 용서하는식으로 좀 융통성은 둠.


참고로 수업시간에 쓰다 걸리면 50개 추가함.


(4) 수업시간에 떠들면 -> 몇번 경고 주다 "거기 너 뒤로 나가있어" or "떠들었기 때문에 수업이 지체되었다. 미안하지만 그만큼 쉬는시간까지

공부를 해야겠다"(이후 매우 천천히 진행하면서 쉬는시간까지 시간을 질질 끔)


(5) 자꾸 싸우는 애들 -> 보통 남겨서 상담을 통해 해결하지만 별것도 아닌거가지고 매일같이 툭툭 다투는 애들이 있음. 

 그럴땐 남겨서 사자성어를 공부시키고감. 한자외우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1시간 30분~2시간 정도 걸림.

 몇번 남겨서 공부시키니 멘붕하더니 다음날부터 서로 조심함.


아 그리고 누누이 말함. 너희들이 싫어하는 이 규칙들은 사실 행동만 조심하면 전혀 안할수있는 것들이다.

욕을하고 명심보감을 쓰기 vs 욕안하고 안쓰기에서 넌 전자를 선택한것이고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3. 교생과 현직은 다르다!

-> 교생은 말그대로 교생이었음. 그냥 애들하고 친하게 지내면서 수업 연습해보는 뭐 그런 시기였는듯.

 교생일때는 쉬는시간에  애들하고 잡담도 많이하고 그랬는데 담임일땐느 개뿔...

바쁘기도하고 애들이 교생을 보는것과 다른 눈으로(직위가있어서그런지) 보기도하고해서 쉬는시간에 애들한테 다가가고 그런 경우

그리 없었음.


충북 연수원에서 연수 강사가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절대 그러지마세요." 

이 말을 한적이있었는데 레알 명언이었음ㄷㄷㄷ. 교사가 친구가 되는순간 선생없는 교실이 어떻게 될지는 상상이 안됨.


4. 평소에 rapport(래포)를 쌓아야 말을 잘듣는듯.

-> 애들은 선생과의 친밀도가 어느정도는 쌓여야 뭘 시켰을때 말을 듣는듯하다.

래포가 안쌓인 교사는 "수업시간에 떠들지마"라는 말은 성공할수있어도

"얘들아 여기와서 책좀 날라보겠니?"같은 약간 교사에게 필요한 심부름에는 "왜 (하필) 저에요?" 같은 소리를 들을수잇음


쌓는게 별건 없는듯 그냥 관심좀 기울여주면 끝나는듯하다.

애들은 진짜 투자한만큼 래포를 형성해주더라는...


가령

아프다고 얘기하는 아이 -> "보건실가" 이거보다는 "어디가 어떻게 아프니" 같이 물어봐주고 

 가볍게 상처난애한테는 구급상자로 소독, 치료해주는 정도로도 래포가 가능.

갑자기 "샘 저 바리스타 되고싶어요" 라는 아이한테는 ->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방법을 프린트해서 주고,

우주에 관심많은 아이한테는 -> 우주 관련 책(난 책을 좋아해서 갖고있는책들이 좀 있음)을 빌려주고하는 것도 많은 효과가 있었음. 

평소에 말을 아주 잘들음~


자랑하러 온 아이, 교사와 얘기하러 온 아이에게는 성의있게 들어주고 웃으면서 대답해주는 정도면 충분히 필요한 래포 다 쌓을수있는듯.

아 참고로 학부모와 전화할때 아이 칭찬해주면 그게 애 귀에 거의 들어가서 또 래포형성이 되는듯함.


5. 애들은 대단히 솔직하다.

-> 감히 말을 함부로 못붙이던 우리가 초딩일때와 다르게 요즘 애들 대단히 솔직함.

의사표현을 매우 솔직하게 함. 대신 개소리가 많음.


"선생님 더운데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 "현준아 실컷 먹어" -> "나이스!!!" -> "집에서" -> ;;;

"선생님 영화봐요" -> "민승아 실컷 봐" -> "아싸!!!" -> "집에서" -> ;;;;;

"선생님 사회시간에 체육하면 안되요?" -> "그럼 체육시간에 사회하자" -> "안돼요~~~~"

 

어느날은 내 코털 하나 나온거 보면서 "선생님 드러워요" 이럼. 쓸데없는 관찰력보소


6. 규칙이나 잔소리할때는 다 너희를 위한것이라는 명분이 있으면 좋은듯.


반찬 골고루 안먹는 애들 -> "너네들 얼마나 좋은시기냐 먹는그대로 키가클수있다는게 나중에 후회하기전에 먹어라 니들 나중에 어른되면 

절대 먹는거가지고 터치 안한다"


싸우는 애들 -> "예전에 쌤반에 싸우다가 이빨 2,3개 나가서 경찰오고 부모님 오시고 난리난적이 있었다 내 몸에 무슨일이있을지 누가알겠나"


뛰는 애들 -> "예전에 쌤반에 뛰다가 넘어졌는데 재수가없게 튀어나온곳에 눈이 닿아서 실명한 애가 있었다 안전이 제일이다"

(사실은 뛰는게 눈에 보기 아니꼬워서 뛰지말라 하는것인건 애들이 알면안됨.)


욕하는 애들 -> "욕은 습관이다. 초딩때 습관이 되버리면 어느자리에서나 욕을하는 하찮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자리에서 욕이 나오면

 땅을 치고 후회할수도있다. 명심보감 쓰는건 습관안들이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