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저경력이지만 발령 이후 몇년 간 느낀 업무분장에 대한 간단한 제 생각입니다.
업무가 상당히 불공평하게 배정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일을 하는 사람만 계속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승진희망자가 몰리는 지역은 모르겠지만, 승진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대도시의 경우로 상정하면,

1. 남교사
2. 젊은 사람
3. 착한 사람(거절 못하는 사람)

100%는 아니지만 보통 상기 조건 중 하나 이상 해당되는 사람들이 일을 많이 맡게 되더군요.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착하고 젊은 남교사\"라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일을 많이 맡게 되겠죠. 업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요.

그래서 관리자도 일을 하는 사람만 계속 시킵니다. 안 하는 사람은 계속 안하게 됩니다.
전 이게 학교문화가 원래 이렇다..라고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닌, 꽤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도 선생님이기 이전에 직장인입니다.
쉽게 말해 똑같은 급여를 받고 일하는데 누군가에게 더 일을 과중하게 더 많이 시킨다는 것은 사실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아무리 교감, 교장이라고 해도 자기 마음대로 누군가에게 더 일을 시킬 권리는 없습니다.

일반회사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사기업 같은 경우는 분명 일을 더 많이 한만큼 보상을 해줍니다. 허구헌날 야근 하고 온갖 큰 업무 맡아 일하는 사람들이 바보라서 그러는게 아닙니다. 일을 한만큼 승진이 빠르거나 급여가 오르거나 등 가시적인 보상이 뒤따릅니다.
교사에게 일 많이 한다고 급여를 다른 사람보다 더 주나요? 승진을 더 빨리 시켜주나요? 교감 승진 같은 경우는 엄밀히 말해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빨리 하는게 아니라, 점수를 차곡차곡 잘 쌓은 사람이 빨리 하는 것이죠.

또한 사기업의 오너는 어쨌든 나를 뽑아주고 취직시켜준 사람입니다.
하지만 교사는 좀 다르죠. 교장이나 교감이 나를 뽑아줬나요? 일개 학교의 교장이 뽑은게 아니라 공정한 시험절차에 따라 나라가 뽑아준 것입니다.
그래서 교장, 교감은 반드시 공평하게 업무 분배를 해야 합니다. 업무를 특정 소수의 누군가에게 몰아주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교장, 교감은 나를 뽑아준 사람도 아니고, 승진이나 급여에 있어 결정권이 있는 사람도 아니니까요.
  
아울러 일하기 싫어하는 일부 고경력 교사 분들도 많이 반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반 회사도 그렇지만 고경력자에게 봉급을 신입보다 더 많이 주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지라는 뜻입니다.
일반회사의 경우 40대쯤 되면 부장 정도의 직급이 되고, 봉급도 크게 오르는 대신 책임감과 업무량도 그에 비례하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40대 쯤 되면 연봉도 세전 5천 이상은 받을텐데 3천밖에 못 받는 신규교사보다 더 작은 업무, 더 편한 일을 하려고 기를 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퇴직 얼마 안 남으신 원로 분들은 제외입니다)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런 분들은 조금 부끄러워 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받는 급여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과 양심은 가져야 된다는 뜻입니다.

요컨대, 업무분장에 있어서 \"급여\"라는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한다면 결코 \"일 몰아주기\"를 그 누구도 가볍게 생각할 수 없을 겁니다. 상술한 것처럼 사기업과 달리 학교는 그에 따른 보상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관리자는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분장을, 평교사들은 자신이 받는 급여의 가치를 생각하고 공정한 업무분장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우리는 모두 공적인 관계이고, 애초에 업무라는 것은 사적으로 좀 더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말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혹시나 여러분의 학교에 그 누구보다 별다른 보상 없이 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결코 이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러한 세태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