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갤에 다시 오게된 건 3년만이네요.
요즘 인터넷에서 영전강, 스전강 문제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교갤 생각이 나서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홉수의 20대 후반입니다. 교대를 다닌건 2010년대 초반까지었고 그 때는 정시 전형에서 이과생에 대한 우대가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은 이과생에 대한 가산점이 생겼네요. 춘천교대가 특히 더 그런 거 같아요. 저 때도 춘천교대에 이과 가산제도가 있었던 것 같긴 해요.
서두가 너무 기네요. 영전강/스전강/이과 문제를 논하려던 게 아니라 이과 수험생들 or 이과 출신 교대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한번 적어봅니다.
사실 교대를 가려고 이과를 오신 분은 거의 없으시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문과 수학이 표준점수나 백분위 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요.
가산점이 없던 제가 다니던 학교의 동기들은 더욱 더 그랬구요.
물론 교대가 적성에 잘 맞고 수학/과학/생활과학(생활과학에서 이과분들이 꽤나 계셨습니다)교육에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은 잘 다니셨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1. 이과 학문의 깊이와 적성
이 부분은 일반대학원 석사를 진학해서 공부한다면 상관없겠지만, 실제로 교대를 졸업하고 일반 자연대학vs공과대학 석사 진학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또한 진학을 하더라도 자연계/공과대 학부를 전공한 학생들 사이에서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석사가 미달이 나서 입학은 가능할 수 있지만요.
입학 후 심화전공의 수업을 기대했지만 일반화학에서 알려주시는 내용은 오비탈과 기체방정식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상의 수준이 초등교육에서 필요한 건 아니지만 대학에서 새로운 걸 배울 수 없다는 점이 학문적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교육대학은 generalist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의 specialist가 되기는 어렵다는 걸 이때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과생이 한 분야의 specialist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부분을 교대에서는 채울 수 없다는 점이 진로 변경 고민의 시작이었습니다.
2. 교대의 문과생 및 generalist 우세 + 여초 현상
고등학교 이과는 남초입니다. 그렇기에 대학을 진학해서도 남초 + 이과 성향의 학과들의 대부분이죠.
보통 이과생들은 문과생보다 언변, 국어능력을 중요시하게 평가받지 않죠. 고등학교 과정에서요.
솔직히 말해 이과생이 갓 대학에 입학하면 전달력이나 언변이 문과생보다 쳐진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나마 보통 이상의 화법과 언변 능력을 교대 다니며 배우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과생 티가 납니다.
이 부분은 제 능력 부족일 수 있으니까 일반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선을 위해 경쟁력을 위해 과학전담을 한다면 이과전공을 살릴 수 있지만, 1번에서 말한 것과 같이 공부의 깊이와 관련해 현타가 왔습니다.)
또한, 윤리와 사회는 평생 살면서 알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이런 내용까지 알아야 되나? 하는 점에서도 은근히 현타가 왔습니다. 물론 뒤구르기와 단소보다는 덜한 현타였습니다.
generalist가 참 힘든 거란 걸 매번 새로운 과목에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초 집단과 여초 집단의 차이는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여자입니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초 집단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3. 수입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임에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예비 남교사 분들은 오죽할까요.
같이 공부하던 고등학교 반 친구들(이과생 가정)이 대기업, 전문직, 공기업 가는 걸 보면 본인의 수입을 다시금 볼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이과 직종들과 대비했을 때 가성비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올라오는 다른 직종(사자 돌림)과의 vs 교사 글들이 있는데, 사실상 다른 직종이 다 압살하는 것이 현실이라 그런 글을 볼 때마다 탈출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비교를 한다는 거 자체가 본인의 직업에 대한 보상심리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초반에는 아직 한의대 인기가 식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교대 다니며 한의대 진학을 위해 삼수에 편입 준비 위해 휴학까지 하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사실상 수입의 상위호환을 위해서라면, 다른 길을 찾아 탈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쓰다 보니 글이 너무 장황했습니다.
저는 곧 본과생활을 마무리하고 국시를 봅니다. 영상의학 전문의를 생각중입니다.
물리학과 생물학을 좋아했고, 직접적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아도 되고 성차별에 의한 유리천장이 없는 과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교사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진로 고민을 하시는 이과생 출신 교대 분들, 예비 이과 수험생들이 보시고 정말 자신이 교대에 진학하는 것이 맞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질문 댓글이나 문의사항 있으시면 최대한 댓글 달아드리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