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다니다가 짤려서 부모님이 입에 물려준 보잘것 없지만 소중한 스텐 숟가락 하나만 믿고 수능봤다.
원래 치대 가려다가 연고대 프패 점수 받고 하는 수 없이 교대 들어갔다.
아무 생각없이 왔는데 교육학같은거 들어볼수록 선생이란게 보통 일이 아니겠더라
교직이라는게 정말 사명감 없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나같이 교직 사명 없는 인간이 교사 되었다가는 어린 아이들 가슴에 스크래치 내는 건 일도 아니겠더라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못해도 30년은 교직에 있을 텐데 그 긴 기간동안 만나게 될 수많은 학생들 중 단 한 분에게라도 상처를 준다면 그만큼 큰 죄가 되지 않겠냐
또 교대 대학 문화 자체가 굉장히 식물적이다
내 전적대가 대학문화가 가장 동물적인 것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런 조용하고 청초한 문화가 솔직히 나한테는 많이 힘이 들고 어색하다. 절대 좋다, 나쁘다의 문제는 아니니 오해는 없길 바람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해수어는 바다에서 사는게 맞고, 담수어는 강과 호수에서 사는 것이 맞는 것처럼
여기 이 곳은 나에게 맞는 곳은 아닌 것 같다.

부모님께서도 은근히 내가 교대를 떠나 다른 곳에 있기를 바라신다.
어제 아버지, 어머니, 누나 모시고 드라이브 하면서 말씀드렸더니 나이와 시간, 비용 구애치 말고 하고 싶다면 도전하라고 하시더라.
비용은 회사 시절 벌어놓은 돈이 아직 남아있어서 충분하다.
다행히 수학, 영어 베이스도 탄탄하고

되든 안되든, 성공하든 아니든 한번 다시 악셀레이터 쭉 밟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