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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자퇴를 한 후 나는 꿈과 진로에 대한 방황과 가족과의 갈등이 아주 오랬동안 있었다. 내가 하고싶은 꿈은 만화가였지만 부모님께서 그리시던 나의 미래는 이와 많이 동떨어졌었기때문이였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한심한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내 처지에 대한 자기연민,내 행동에 대한 철저한 자기검열로 인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으로 나의 정신상태는 피폐해졌고 내 머리를 어떤 거인이 누르고있는듯한 두통을 받았었다.(사실 어릴때부터 만성적인 우울이 있었는데 자퇴를 한 후 더 심해졌다.)

고독이 깊게 용해되어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를 마시며 독서실골방에서 매일 16시간동안 혼자와의 고독하고 지겹고 힘든시간을 매일매일 보내고있었을때(아버지께서 실업으로 집에 계셨기때문에 상처받을소리를 들을까봐 해가 질때까지 집에 들어가지못했다.)시간떼우기의 일환으로 종종 아무책이나 가져가 읽었었는데 그러다 우연히 ‘코스모스’라는 칼 세이건의 책을 읽게되었다.

칼 세이건은 ‘우주’를 매우 광활하고 고요한 심오한 바다로 우리가 지금살고있는 ‘지구’의 표면을 바닷가라고 표현하였다.
그러다가 보이저 1호의 창백하고 푸른점의 일화를 읽게되었다. 보이저 1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낸다. "보이저 1호의 카메라를 지구쪽으로 돌려서 찍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비록 몇몇 반대가 있었으나, NASA의 도움 아래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래가 바로 그 사진이다.



“저 점을 다시 보세요. 저기가 바로 이곳입니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입니다. 저것이 우리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들어보았을 모든 사람들, 존재했던 모든 인류가 저 곳에서 삶을 영위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이, 우리가 확신하는 모든 종교, 이념, 경제 체제가,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가, 모든 영웅과 겁쟁이가, 모든 문명의 창시자와 파괴자가, 모든 왕과 농부가, 사랑에 빠진 모든 젊은 연인들이,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가, 희망에 찬 모든 아이가, 모든 발명가와 탐험가가, 모든 도덕적 스승들이, 모든 부패한 정치가가, 모든 인기 연예인들이,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이,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곳 -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입니다.“
-칼 세이건-

이 창백한 푸른 점 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이 보잘 것 없는 이 점이, 저 광활하고도 공허한 공간 속에 있는 하나의 점이, 깊고 두려운 어둠 속에 홀로 외로이 빛나는 저 점이 지구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 점이 이곳 지구이고, 저 점이 우리의 집이며, 저 점이 우리이다. 지금까지 우리 인류가 믿어왔던 것처럼 지구는 우주의 중심은 아니었다. 우주의 중심은 커녕, 작은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행성계의 행성들 중 하나였다. 또한, 그 행성계와 별 역시 우주의 중심이 아닌, 우주의 어딘가에 있는 어떤 은하-우리 은하라고 불리는-의 변두리에 작게 위치한 여러 행성계들 중 하나였다. 이 세상이 모두 우리를 위해 창조되었고, 우리가 그 어떤 존재보다 뛰어나고 우월하며, 더 중요한 존재라는 망상에 이 창백한 푸른점은 조용히 깊은 어둠 속에서 작게 빛나면서 도전을 하고 있을 뿐이다.

지구가 우주의 티끌보다도 아주 작고 하찮은 하나의 점이라는 표현은 나에게 역설적이게도 위로를 해주었다.
당시 자살을 계획하고 인천의 한 공단의 호수(공장폐수버리는곳)을 가려고 했던 나에게 자살하지말라고 말하는듯했다.
왜 이런 위로를 받았는지는 아직도 나에게 의문이지만 우주가 나의 삶의 동기가 되어준다는 이유로 이후 우주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19살때 재수종합학원을 가기 전까지는 거의 우주에 미쳐 살았던것같다. 칼 세이건의 팬이 되어 그의 책을 모두 읽고 우주물리학도 공부해보고.. 그러다 실험물리학에 관심이 생겨 지금은 우주말고 물리학과를 진학했지만 아직도 난 우주가 좋긴하다. 몇년이 지난 후지만 그때 ‘코스모스’라는 책을 읽고 받은 위로에 대한 감상은 아직도 생생히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