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한국시간으로 2014년 3월 18일 오전 1시, 하버드-스미소니언 천문물리연구소의 BICEP2에서 우주 인플레이션의 직접적인 증거를 최초로 관측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사실 이는 이미 발표 이전부터 루머로서 떠돌던 소식이었지만, 발표 이후 과학계는 크게 흥분했으며 명백한 노벨상감이라는 평에다가 수십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대발견이라는 말까지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발견은 대체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걸까? 어째서 그렇게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며 어떻게해서 발견하게 된 것일까? 이러한 점들에 대해 최대한 아는 대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2. 인플레이션 우주론
우주가 138억년 전에 빅뱅으로 탄생했다는 이론은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빅뱅이 일어난지 대략 10–35초 후, 우주는 급격하게 팽창하기 시작했으며, 불과 10–32초만에 본래의 1080배까지 팽창하였다. 그 이후로 우주의 팽창 속도는 다시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이 찰나의 순간동안 이루어진 급격한 팽창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한다.
한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이전 우주는 양자 요동에 의해 미세한 요동을 가지고 있었다. 밀도를 예로 들자면, 당시 우주는 '거의' 균일한 밀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완벽히' 균일한 밀도는 아니었고, 요동에 의해 미세하게 조금씩 다른 밀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서 이 미세한 요동은 우주적인 스케일로 팽창하게 된다. 이러한 우주적 스케일의 요동이 훗날 현재의 우주 구조를 이루는 씨앗이 되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
3. 우주배경복사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도 우주는 계속 시간이 흘러, 빅뱅 이후 약 38만년이 흘렀을 무렵 또 다른 중요한 사건을 겪게 된다. 본래 우주는 빅뱅 이후부터 매우 뜨거운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물질이 원자를 이루지 못하고 흩어져 서로 무질서하게 섞여있는 플라즈마와 같은 상태였다. 이러한 상태의 우주에서는 빛이 투과하지를 못해 마치 짙은 안개와 같은 상태였다. 그런데 우주가 38만 살이 되었을 무렵, 우주의 온도가 식어가면서 전자와 양성자가 결합해 원자를 이루게 된다. 원자가 된 물질은 더이상 빛의 투과를 방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주는 '투명해지게' 된 것이다. 이 때 생겨난 빛은 아직도 남아 떠돌고 있으며, 이를 우주배경복사(CMB, Cosmic Microwave Background)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우주배경복사는 우주 탄생 38만년 후의 빛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우주배경복사를 통해 보는 우주의 모습은 빅뱅 이후 38만년이 지난 초기 우주의 모습이며,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과거의 모습이었다. 어제까지는.
4. 우주배경중력파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가자.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때 우주적 스케일로 팽창한 양자 요동은 밀도만이 아니었다. 당시 우주에 존재했던 중력파 역시 우주적 스케일로 팽창했으며, 이 중력파를 우주배경중력파(CGB, Cosmic Gravitational-wave Background) 또는 원시 중력파(primordial gravitational wave)라고 한다. 우주배경복사가 빅뱅 38만년 뒤에 생겨난 것에 비해 우주배경중력파는 빅뱅 10–32초 뒤에 생겨났으므로 이 우주배경중력파의 존재는 인플레이션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며, 이를 관측하는 것은 빅뱅 10–32초 뒤의 우주를 엿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BICEP2에서 발견한 것.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발견하였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주배경복사의 B-모드 편광을 알아야 한다.
5. B-모드 편광
38만년 전, 우주배경복사가 처음 생겨날 적에 이 복사는 플라즈마 상태의 물질에서 산란되면서 특정한 방향으로 편광을 가지게 된다. 이 편광은 특정한 방향으로 나게 되는데, 구체적으로 뜨거운 지점을 중심으로는 방사형의 패턴을(그림에서 E<0), 차가운 지점을 중심으로는 원형의 패턴을(E>0) 가지게 된다. 이러한 방향의 편광을 E-모드 편광이라고 한다. 당연히 밀도가 높은 지점이 뜨겁고 밀도가 낮은 지점이 차갑기 때문에, E-모드 편광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우주적 스케일로 팽창한 밀도 요동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말했듯이 인플레이션으로 밀도 요동 뿐만이 아니라 중력파 역시 우주적 스케일로 팽창했다. 이러한 우주배경중력파 역시 우주배경복사의 편광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데, 밀도 요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다. 중력파로 인한 편광은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편광 패턴을 뒤틀게 되며, 이러한 패턴을 B-모드 편광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B-모드 편광은 시계방향/반시계방향의 '방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밀도 요동은 스칼라이므로 이러한 방향성이 생길 수 없다. 반면 중력파는 텐서 성분을 가지기 때문에 이러한 B-모드 편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원시 중력파가 존재한다면, 이 중력파는 우주배경복사에 독특한 B-모드 편광을 만들어 냈을 것이고, 따라서 이를 관측할 수 있다. 반면 원시 중력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밀도 요동으로는 B-모드 편광을 만들 수 없으므로 우주배경복사에서는 B-모드 편광이 관측될 수 없다.
그리고 오늘, BICEP2에서 이 B-모드 편광을 관측한 것이다. 이는 곧 원시 중력파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며, 또한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직접적인 증거인 것이다.
6. 참고 자료
http://www.cfa.harvard.edu/news/2014-05
http://www.nature.com/news/telescope-captures-view-of-gravitational-waves-1.14876
http://arxiv.org/pdf/1004.2504.pdf?origin=publication_detail
틀린 점이 있다면 지적바란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과 동일함. 더블어 이 관측의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단순히 인플레이션이 관찰되었다는 것 뿐만아니라 B-모드 편광= "jiggle"은 극도로 작은 양자역학의 범주에 중력의 작용이 나타난 현상을 (실험이 확정적이라면) 인류 처음으로 관찰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
ㄴㅇㅇ그거도 쓰려다가 사족같아서 그냥 넘김
하나 질문!.. 중력파가 편광모드를 가진다는게 확실한 근거가 있는거임? 간단히 말하면,,, 예전에 중력파를 검출해봤는데,, 그 중력파가 저런 특성을 보이더라... 그래서 그걸 중력파로 볼 수 있다는 뭔가가 있냐는 거임.. 밀도 요동은 방향성이 없으니까,, 중력파가 원인일뿐이다.... 이리 봐야나 싶네... 그러나 뭐가 어쨌든,, 과학자들이 다들 그런다니 그걸 따라야겠지만,, 걍 궁금해.. 저런 B- 편광모드인가가 중력파에서만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그런 파동이 없이 공간이 찢어진 것 - 중력파 없이도, 그냥 인플레이션결과 -또는, 초광속 확장된 결과가 빛에 담겨서 저리 보일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거지... 후자도 가능하다면,, 저런 문양이 중력파의 근거라고 단정하지만은 못할지도
글고 글 잘 썼네.. 하나 또 질문 있다... 시계방향은 어떤 경우에 그리 나타나고,, 반시계방향은 어떤 경우인가?? 이런 내용들이 뉴스 같은데나 다른데는 없드라... 내 시야가 좁아서 그런지 몰라도,, 아는대로 잔뜩 써줘... 추천한방 누르마..
ㄴ 중력파 존재 간접 확인은,, 내수준의 ,, 네이버 검색으로 대충 봤는데... [[ 1974년 J.테일러와 R.헐스의 쌍성펄서 PRS1913+16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중력파의 존재가 간접적으로 확인되었다. 쌍성펄서의 공전주기는 매년 100만 분의 75초 정도 짧아지고 있는데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이는 중력파에 의하여 에너지가 방출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요롷게 써있네.. 그런데 말야.. 여기서도,, 진짜, 중력파 빼면,, 중성자 쌍성의 공전주기가 짧아지는 원인이 전혀 없는건가?? 오직 이게 원인이어야,, 중력파 얘기를 할 건데 말야... 그래서 그랬겠지 해야겠지만,,, 좀 글긴하다.. 물론 배경 자료는 따로 잔뜩 있어서 이런 얘기를 하긴 하겠지만,, 존나 큰 은하간에 인터액팅에서
도 중력파 얘기가 나올법도 한데,, 150억년 지난 우주배경복사에서 편광을 발견했으니까,, 안드로메다 은하핵속에 있는 두 블랙홀 쌍에서도 중력파가 진작에 나올 법도 한데,, 거기서는 왜 검출했다는 얘기가 안나오는거임?? 생각보다 두 블랙홀간 거리가 광년급여서 긍가??
수고 하십니다.이발견은 단지 발표를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에서 했을뿐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연구팀 이 발견을 한것이 아니고 "BICEP2 Collaboration" 이라는 과학자 구룹입니다. 발표 논문을 보시기 바랍니다. 발표된 학술논문 상단의 발표자 명단에는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라는말은 없습니다. 참고로 발표를한 과학자들 "BICEP2 Collaboration" 명단이 들어있는 학술 논문 링크를 첨부 해드 립니다. K. W. Yoon (윤기원) 이라는 한국인 과학자가 한명포함 되있읍니다. 발표논문 : http://bicepkeck.org/b2_respap_arxiv_v1.pdf
야 양질의 글 고맙다
papillo // 좋은 자료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못알아보는 제능력이 T_T;;;; 중력파란게 있다면,, 딱 단발의 파동일까요? 파동이 지나가면,, 지나간 매질?인 공간은 평상을 곧바로 유지하는,,, 그런 건가요? 자료를 봐도 못알아보겠음. ^_^;;;
ㅁㅁ 의 그림해석으로 유추하자면, B<0 인 상태는 지구쪽을 향해서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다가온 공간상의 에너지 정도..의 개념인가 몰겠네.. B>0이면 찢어진 공간의 저쪽 너머부분.. 그 공간의 에너지가 보인거란 얘기일까? 이런 차이가 공간이 늘어난 자취? 같은 내용... 저 논문이 한글로 번역되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