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린 시절


그녀, 알리시아는 본디 태어날 때부터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조상이 폐도에 유배된 하찮은 핏줄이라 해도, 지금 폐도의 절반을 지배하고 있는 왕가라면 무엇인가 다른 것일까.

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 이 폐도를 절반으로 갈라 지배하고 있는 두 개의 왕가, 란츠와 그랑슈츠에서 태어난 천재들조차 폐도 바깥으로 나가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해빠진 범재였을 뿐이다.

그렇지만 알리시아는 폐도 전체를 벗어나 삼호와 제국을 뒤져봐도 비교할 인물이 전혀 없는 천재였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몇 달 만에 빠르게 걸음을 떼었으며 세살 때는 란츠 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었으며, 다섯 살이 되어서는 폐도의 언어뿐만 아니라 삼호의 언어와 제국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역사부터 시작해, 병법, 과학, 신학, 화학 등 수많은 학문을 달달 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몇 가지의 결점은 존재하고 있었다. 마법에는 전혀 재능이 없었으며, 무술은 아무리 노력해도 평범한 일반인을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론 심성이 무척 고왔다. 그래서일까, 알리시아의 부모들은 그녀가 왕이 되고도 잘해나갈 수 있을까 염려스러워 했다.

그 시점에서 알리시아는 이미 부모로부터 자신의 뒤를 이을 계승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이 결정에 형제자매들이나, 란티츠의 가신은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았다. 아니, 이견을 내보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녀의 천재성이 얼마나 뛰어난 건지를 모두가 잘 알고 있었기에.

알리시아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부모들은 그녀를 삼호 중 주축으로 유학을 보냈다.

그러자 알리시아는 뛰어난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수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담고, 자신보다 몇 배의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을 찍어 눌렀다.

물론 이런 상황은 삼호에게 무척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언제까지고 자신의 손에 놀아나야할 폐도가 손아귀를 벗어날 수 있다는 건 무척 위험한 일이었기에.

그렇기에 삼호는 그녀에게 암살자를 보냈다.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암살자들은 번번이 알리시아를 암살하는 데에 실패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시도 끝에 그녀에게 결국 독약을 몰래 타먹임으로써 암살에 성공……하는 줄 알았으나 알리시아가 행운을 타고난 것일까, 며칠간의 의식불명 끝에서 되살아나고 말았다.

그러나 독약의 후유증 때문일까, 그녀는 남다른 천재성을 잃고 말았다. 범재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만 해도 폐도에게는 이미 충분한 인재였다.

그리고 삼호는 절반의 목표를 이루었지만 마법이나 주술 등으로 확인해본 결과, 그녀는 천재성을 잃어버린 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아내고서 암살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삼호의 수뇌부들은 이 선택을 먼 훗날, 무척 커다랗게 후회하게 된다.

그 뒤 그녀가 7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폐도로 돌아온 날, 알리시아는 란티츠는 마르쿠트의 손안에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