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 미카즈키. 그 이름처럼 초승달을 닮은 검.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검신엔 올곧은 충의가 담겨 있다. 왕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충신에게만 내리던 검. 신하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
하지만 미카즈키를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미카즈키는 얼간이들의 검이었다. 왕이 가장 믿는 사람이기에, 막중한 임무가 떨어진다. 누구도 맡고싶지 않았던 책임이 부가된다. 이를테면 전장의 선봉. 용맹무쌍한 무사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모두를 지킨다. 단 하나. 자신의 목숨을 제외하고.
왕을 위해서랍시고 제 목숨도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머저리들. 미카즈키의 주인은 그런 멍청이들 뿐이었다. 미카즈키는 어느샌가 모욕이 되어 있었다. 착해빠진 얼간이들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그 얼간이가 된 것이 지금의 미카즈키였다.
그런 미카즈키에게 내가 내리는 평가는 간단했다. 무거운 책임을 정면으로 받아내는 무사. 차분하고 성실한 성격에, 백도야행의 멤버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 다정한 리더. 그런 그녀가, 요즘들어 고민이 생긴 모양이었다.
"무슨일이오, 주공?"
"별건 아니고, 요즘들어 생각이 많아 보이길래. 고민이라도 있나 싶어서."
"아. 아까 베헤모스들을 상대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오? 그거라면 괜찮소. 소생이 부족해서 잠깐 방심했을 뿐이오. 앞으로는 주의하겠소."
곰 베헤모스들이 잔뜩 뛰쳐나왔을 때, 미카즈키가 구현해제 당할 뻔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때 유키노가 무라마사를 만져대고 있었지. 역시 무라마사가 신경쓰이는건가.
"무라마사가 신경쓰여? 뭣하면 유키노한테 자제해달라고 말해줄 수 있는데."
"아니. 괜찮소, 주공. 그런 것은 아니오. 스즈하라공은 좋은 사람이오."
"그런가. 요즘은 부쩍 변태같아졌지만 말이지. 뭐, 고민 있으면 말해. 도와줄 수 있는 거라면 언제든지 도와줄 테니까."
그렇게 뒤돌아서려던 찰나, 미카즈키가 말을 걸어왔다.
"주공."
"응."
"소생이 지금 하려는 말이 굉장히 주제넘거나 모욕적일 수 있소. 하지만 하고싶소. 괜찮으시오?"
"괜찮아. 미카즈키 정도면 날 많이 배려해주는 편이니까. 무능이라고 부르는 녀석도 있거든. 고압적인 성격이라. 나쁘단건 아니지만. 어쨌든, 미카즈키의 말이라면 뭐든지 들어볼게."
레브 외에 날 부르는 호칭은 꽤 많았다. 그중엔 꽤 모욕적인 말도 많았고. 일일이 화를 냈다간 진작에 지쳐 쓰러졌을 것이다.
"요즘, 주공에게 소생을 바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소."
별로 모욕적이지도 않고, 딱히 주제넘은 소리도 아닌데…… 같은 얼빠진 소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진지했다. 진심으로 고민하고, 그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고 있었다.
"계속 들어볼게."
"주공도 알고있을 것이오. 소생. 미카즈키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좋은 일이 아니오."
가장 먼저 떠오른것은 한신이었다. 선조가 미카즈키를 하사받았던 적이 있다고 했지. 란신을 설득하려들 때 그런 말을 했었다. 그 때, 미카즈키가 언뜻 동요했던 것도 같다.
"소생은 많은 최후를 봐왔소. 맹세하건데 그중 헛된 최후는 없었소. 레브 공. 주공을 포함해서 소생의 옛 주인들은 모두 빛이 났소. 하지만 그것도 살아있어야 가치가 있는거요. 그분들은 언제나 멸시받는 시선을 인내해야만 했소. "
"본인들은 만족할 수 있었겠지."
"그건, 그랬던 것 같소. 소생은 옛 주인들이 걸었던 길을 존경하오. 그 올곧고 무거운 길을 소생도 한번 걸어보고 싶었소. 그렇게 생각했기에 지금 이렇게 레브공과 마주할 수 있었소. 소생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행복하다고 생각하오."
미카즈키가 주먹을 굳게 쥐었다.
"하지만 그 길을 주공에게도 강요할 순 없소. 모욕과도 같은 길이오. 게다가 소생은 원래 주군이 신하에게 하사하던 검이오. 그런 소생을 주공에게 바친다는건 굉장히 무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네."
이것은 아마도 하루이틀 된 고민은 아닐 것이다. 죽어가는 주인들을 봐오며, 그녀 역시 가슴 한켠에 응어리가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검이 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검을 쥐게 된 데에는 이런 점도 한몫 했겠지.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열었을 때. 나는 입을 다시 다물었다. 저런 무거운 고민에 가벼운 생각을 꺼내도 되는걸까. 아니, 그래선 안된다. 그리고 이것이 책임이라고 느꼈을 때, 어깨가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신하에게 미카즈키를 내릴 때, 군주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갑자기 무슨 말이오?"
"왕이 신하들 사이의 그런 분위기를 몰랐을리가 없잖아. 미카즈키를 내리기 전에, 충신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하진 않을까? 자길 원망하진 않을까? 많은 생각을 했을거야."
"……그런 생각은 처음해봤소. 계속 말해주시오."
"어느날 파티에서 다른사람들 몰래 단둘이 만났겠지. 발코니 같은 곳에서, 왕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을거야. 내가 자네에게 미카즈키를 내려도 되겠는가? 옛 주인은 이렇게 대답했겠지. 물론입니다. 영광이지요. 가보로 받들겠습니다."
미카즈키가 굳은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바보들은 싫지 않아. 무언가 하고싶은 일이 있는 녀석들만이 바보가 되거든. 마찬가지야. 너의 옛 주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생각이 달랐을 뿐이야."
미카즈키의 행동은 빨랐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으며, 검을 바쳤다.
"받아주시겠소?"
"물론."
무척이나 온화한 미소였다. 굳건하던 그녀가, 이런 미소도 지을 수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시원하게 휘둘러 주시오."
=========
부족하지만 재밌게 봐줘..
From DC Wave
하지만 미카즈키를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미카즈키는 얼간이들의 검이었다. 왕이 가장 믿는 사람이기에, 막중한 임무가 떨어진다. 누구도 맡고싶지 않았던 책임이 부가된다. 이를테면 전장의 선봉. 용맹무쌍한 무사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모두를 지킨다. 단 하나. 자신의 목숨을 제외하고.
왕을 위해서랍시고 제 목숨도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머저리들. 미카즈키의 주인은 그런 멍청이들 뿐이었다. 미카즈키는 어느샌가 모욕이 되어 있었다. 착해빠진 얼간이들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그 얼간이가 된 것이 지금의 미카즈키였다.
그런 미카즈키에게 내가 내리는 평가는 간단했다. 무거운 책임을 정면으로 받아내는 무사. 차분하고 성실한 성격에, 백도야행의 멤버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 다정한 리더. 그런 그녀가, 요즘들어 고민이 생긴 모양이었다.
"무슨일이오, 주공?"
"별건 아니고, 요즘들어 생각이 많아 보이길래. 고민이라도 있나 싶어서."
"아. 아까 베헤모스들을 상대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오? 그거라면 괜찮소. 소생이 부족해서 잠깐 방심했을 뿐이오. 앞으로는 주의하겠소."
곰 베헤모스들이 잔뜩 뛰쳐나왔을 때, 미카즈키가 구현해제 당할 뻔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때 유키노가 무라마사를 만져대고 있었지. 역시 무라마사가 신경쓰이는건가.
"무라마사가 신경쓰여? 뭣하면 유키노한테 자제해달라고 말해줄 수 있는데."
"아니. 괜찮소, 주공. 그런 것은 아니오. 스즈하라공은 좋은 사람이오."
"그런가. 요즘은 부쩍 변태같아졌지만 말이지. 뭐, 고민 있으면 말해. 도와줄 수 있는 거라면 언제든지 도와줄 테니까."
그렇게 뒤돌아서려던 찰나, 미카즈키가 말을 걸어왔다.
"주공."
"응."
"소생이 지금 하려는 말이 굉장히 주제넘거나 모욕적일 수 있소. 하지만 하고싶소. 괜찮으시오?"
"괜찮아. 미카즈키 정도면 날 많이 배려해주는 편이니까. 무능이라고 부르는 녀석도 있거든. 고압적인 성격이라. 나쁘단건 아니지만. 어쨌든, 미카즈키의 말이라면 뭐든지 들어볼게."
레브 외에 날 부르는 호칭은 꽤 많았다. 그중엔 꽤 모욕적인 말도 많았고. 일일이 화를 냈다간 진작에 지쳐 쓰러졌을 것이다.
"요즘, 주공에게 소생을 바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소."
별로 모욕적이지도 않고, 딱히 주제넘은 소리도 아닌데…… 같은 얼빠진 소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진지했다. 진심으로 고민하고, 그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고 있었다.
"계속 들어볼게."
"주공도 알고있을 것이오. 소생. 미카즈키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좋은 일이 아니오."
가장 먼저 떠오른것은 한신이었다. 선조가 미카즈키를 하사받았던 적이 있다고 했지. 란신을 설득하려들 때 그런 말을 했었다. 그 때, 미카즈키가 언뜻 동요했던 것도 같다.
"소생은 많은 최후를 봐왔소. 맹세하건데 그중 헛된 최후는 없었소. 레브 공. 주공을 포함해서 소생의 옛 주인들은 모두 빛이 났소. 하지만 그것도 살아있어야 가치가 있는거요. 그분들은 언제나 멸시받는 시선을 인내해야만 했소. "
"본인들은 만족할 수 있었겠지."
"그건, 그랬던 것 같소. 소생은 옛 주인들이 걸었던 길을 존경하오. 그 올곧고 무거운 길을 소생도 한번 걸어보고 싶었소. 그렇게 생각했기에 지금 이렇게 레브공과 마주할 수 있었소. 소생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행복하다고 생각하오."
미카즈키가 주먹을 굳게 쥐었다.
"하지만 그 길을 주공에게도 강요할 순 없소. 모욕과도 같은 길이오. 게다가 소생은 원래 주군이 신하에게 하사하던 검이오. 그런 소생을 주공에게 바친다는건 굉장히 무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네."
이것은 아마도 하루이틀 된 고민은 아닐 것이다. 죽어가는 주인들을 봐오며, 그녀 역시 가슴 한켠에 응어리가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검이 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검을 쥐게 된 데에는 이런 점도 한몫 했겠지.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열었을 때. 나는 입을 다시 다물었다. 저런 무거운 고민에 가벼운 생각을 꺼내도 되는걸까. 아니, 그래선 안된다. 그리고 이것이 책임이라고 느꼈을 때, 어깨가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신하에게 미카즈키를 내릴 때, 군주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갑자기 무슨 말이오?"
"왕이 신하들 사이의 그런 분위기를 몰랐을리가 없잖아. 미카즈키를 내리기 전에, 충신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하진 않을까? 자길 원망하진 않을까? 많은 생각을 했을거야."
"……그런 생각은 처음해봤소. 계속 말해주시오."
"어느날 파티에서 다른사람들 몰래 단둘이 만났겠지. 발코니 같은 곳에서, 왕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을거야. 내가 자네에게 미카즈키를 내려도 되겠는가? 옛 주인은 이렇게 대답했겠지. 물론입니다. 영광이지요. 가보로 받들겠습니다."
미카즈키가 굳은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바보들은 싫지 않아. 무언가 하고싶은 일이 있는 녀석들만이 바보가 되거든. 마찬가지야. 너의 옛 주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생각이 달랐을 뿐이야."
미카즈키의 행동은 빨랐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으며, 검을 바쳤다.
"받아주시겠소?"
"물론."
무척이나 온화한 미소였다. 굳건하던 그녀가, 이런 미소도 지을 수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시원하게 휘둘러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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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지만 재밌게 봐줘..
From DC Wave
챱챱
퍄퍄퍄퍄 언네상스는 온다!!
길어서거름
왜 떡을 안치는거지?
글장이 - DCW
근데 이거 비슷한거 어디에서 본거같은데 - DCW
뭔지모르겠네 - DCW
깔끔하네
퍄 믿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