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기존 정책 유지 발표
반낙태단체 "낙태약 판매 압력 거부 환영"
민주당 의원 "코스트코, 반낙태 극단주의자에 굴복"
다른 소매 업체 낙태약 판매 놓고 갈등 이어갈 듯
미국 대형 창고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18일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지난주 고객들의 수요 부족을 이유로 미페프리스톤의 판매 인증 유통업체로 등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코스트코는 그간 해당 약품을 취급하지 않았으며, 이번에 낙태약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셈이다.
코스트코 대변인은 “대부분의 환자가 의료 기관을 통해 해당 약을 처방받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현재로서는 판매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초기 의료적 유산에 쓰이는 약물로 미소프로스톨과 함께 복용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000년 미페프리스톤을 승인했고, 2016년과 2021년 원격 진료와 우편 배송을 허용했으나 현재 각 주별 법률에 따라 접근이 제한돼 있다.
코스트코의 판매 방침엔 변화가 없지만, 반(反)낙태 단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수 성향 종교 연합체인 얼라이언스 디펜딩 프리덤(ADF)은 이번 결정을 자신들의 승리로 해석하고, 다른 대형 소매업체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ADF의 법률 고문 마이클 로스는 성명을 통해 “코스트코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낙태 약물 판매를 요구하는 활동가들의 압력을 거부한 것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반낙태 단체 ‘수잔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의 에밀리 에린 데이비스는 코스트코가 “낙태 산업의 위험한 의제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패티 머레이(워싱턴주) 상원의원은 “코스트코가 극U 반낙태 세력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머레이 의원은 성명에서 “코스트코가 낙태 반대 극단주의자들의 정치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합법적인 약물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극U 극단주의자들이 주요 기업을 협박하고 여성들이 어떤 약물에 접근할 수 있는지 결정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트코는 즉시 결정을 번복하고 과학적 증거와 사실을 따르며 극U 반낙태 극단주의자들의 요구에 굴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코스트코의 낙태약 판매 여부에 대한 논쟁은 최근 미국 사회에서 격렬해지고 있는 낙태약 접근성 논쟁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대형 유통업체가 판매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사회적 압박을 동시에 받는 가운데 코스트코의 결정이 다른 기업과 소비자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주목된다.
68개 프로라이프 단체, “즉각 철회하라” 성명
대한의사협회 “부작용 위험·헌재 결정 취지 왜곡” 지적
최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낙태 약물 합법화 추진이 포함됐다고 보도된 가운데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 움직임이 있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 의원은 지난 7월 약물을 통한 인공임신중절과 건강보험 적용을 담은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는 정부의 국정과제와 맞물려 낙태약 합법화가 본격 추진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68개 단체로 구성된 ‘태아·여성 보호 국민연합’은 18일 성명서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낙태약 합법화 국정운영 계획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연합은 성명에서 “천주교 주교단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의사협회도 태아 생명권을 인정한 과거 헌재 결정을 왜곡하고 생명윤리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연합은 낙태약의 안전성 문제를 강력히 제기했다. 국민연합은 “낙태약 복용 후 자궁 파열로 인한 출혈, 낙태 불완전으로 패혈증, 자궁 손상으로 인해 향후 임신 시 유산이 발생할 가능성 등 서구에는 많은 부작용 사례가 있다”며 “태아에게도 기본적인 인권이 있으며, 무방비한 상태의 태아의 생명권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약물을 도입하는 건 태아는 물론 취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지난 14일 별도 입장문을 통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의협은 “현재 국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인공임신중절 의약품이 전무하며, 해외에서 사용되는 약물조차 그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과다출혈, 극심한 복통, 구토, 감염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협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낙태를 전면 허용하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었다”며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를 이루는 입법을 촉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태아·여성 보호 국민연합은 정부가 추진한다고 알려진 ‘산부인과’의 ‘여성의학과’ 명칭 변경 방안에 대해서도 “산부인과 학회나 의사회와 충분한 논의도 없이 의학 과목명을 바꾸겠다는 발상은 현장을 모르는 정치적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국가소멸의 초저출산 위기와 가족의 가치 약화로 그 어느 때보다도 생명을 보호하고 젊은 세대에게 생명의 가치 윤리와 존엄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교육해야 한다”며 관련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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