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부인하는데… 트럼프 “푸틴 집 공격 매우 화났다”





우크라의 관저 타격설에 “부적절”
젤렌스키 “러, 종전 거부하려 날조”





러시아는 29일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종전 합의에 95% 도달했다’고 밝힌지 하루 만이다. 젤렌스키는 “전형적인 러시아식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지만, 트럼프는 “푸틴 집을 공격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며 사실상 푸틴 편을 들었다. 종전 합의를 두고 서방이 상당 수준의 의견 조율을 시도하던 상황에서 ‘푸틴 관저 공격설’이 ‘찬물’을 끼얹은 형국으로, 향후 협상 전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28일 밤과 29일 새벽에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드론 91대를 발사했지만 러시아군 방공망이 모두 격추했다”고 했다. 푸틴은 러시아 전역에 여러 곳의 관저를 두고 번갈아 사용하는데, 이번에 우크라이나가 공격했다고 주장한 노브고로드주의 관저는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360㎞가량 떨어진 곳이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푸틴이 트럼프와 통화하면서 관저에 대한 공격을 알렸다면서, “앞선 단계에서 도달한 합의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재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의 소통은 지속하겠지만 현재 논의 중인 종전안은 거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젤렌스키는 즉각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반박문을 올리고 “(관저 공격은) 완전한 날조”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 위한 구실을 삼고, 전쟁을 끝내려는 조치를 거부하기 위한 명분”이라고도 했다. 영국 가디언도 ‘푸틴 관저 공격설’에 대해 “구소련 정보기관인 KGB식 정보 공작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푸틴 편을 들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푸틴 관저 공격설’에 대해 “자세히는 모른다. (푸틴에게) 들었을 뿐”이라면서도 “매우 화가 났다”고 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공세를 계속하고 있으니 우크라이나가 대응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의 집을 공격하는 건 전혀 다르다. 지금은 그런 짓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거부한 이유도 지금이 ‘민감한 시기’임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러시아는 푸틴·트럼프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트럼프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고,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아 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는데, 트럼프 본인이 직접 러시아 발표가 사실임을 확인해준 것이다. 트럼프와 참모는 푸틴 측에 젤렌스키와 협상한 주요 내용을 자세히 브리핑했다고 한다. 러시아 측은 올해 푸틴과 트럼프의 통화 10번을 비롯, 미국 대표들과 총 17차례 접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