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맨 이병헌: 북한 (사령관들: 트럼프, 윤석열, 푸틴, 네타냐후)
반란군 이정재: 세계 딥스연합 (더불어공산당세력)
캐릭터가 여러모로 다스 베이더를 연상케 한다. 검은 옷과 검은 가면, 깊고 위엄 있는 목소리로 표현된다.
다스 베이더 역시 프론트맨처럼 현장 연기자와 목소리 연기자가 따로 있었다. 프론트맨은 사실 음성변조가 들어가서 더 저음의 목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배우가 애초에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로 유명해서 굳이 음성변조 없이도 충분히 위엄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음성변조가 없으면 트레이드마크나 다름 없는 그 목소리 덕에 너무나 쉽게 가면 안의 인물이 누군지 밝혀질 것이 뻔하니 꼭 필요했지만.
게다가 스톰트루퍼처럼 가면을 쓴 핑크색 병정들을 통솔하는 총책임자, 부하라도 가차없이 죽이는 냉혹함, 그리고 결정적으로 선역의 혈육이었다는 반전까지 비슷하다. 절벽에서 정체를 밝히면서 손을 뻗으며 함께하자고 설득하는 장면이 그 유명한 I Am Your Father에 뒤이어 나오는 "Come with me my son."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한, 그가 섬기는 본작의 최대 흑막 역시 다스 시디어스를 생각나게 한다. 겉으로는 늙고 무해해보이지만 사실 엄청난 권력을 지닌 책략가로 상대방의 심리를 조종하는 명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캐릭터의 과거사 측면으로 보면, 시즌 2가 공개되면서 예정된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임산부였던 시한부 아내와 끝내 사별했다는 공통점까지 추가되었다.
“성기훈(이정재)의 반란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어요. 살기 힘든 사회에서는 서로를 향해 분노하게 되는데, 기훈은 ‘분노는 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물입니다. 조금은 바보스러울지라도 그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를 만든 황동혁 감독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충격적이면서도 답답한 결말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전 세계를 열광시킨 ‘오징어 게임1’(2021)에 이어지는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한 기훈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으로 끝난다. 그는 분홍 옷을 입은 수백명 병정들과의 총싸움 끝에 궁지에 몰려 항복을 선언한다.
기훈의 무모한 반란에 집중한 시즌2는 지난해 12월 26일 전 세계 공개 후 호평과 혹평이 뒤섞인 평가를 받았다. 황 감독은 “공개 후 일주일이 1년과 같았다. 정신이 없었다”며 “미국 평론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80%를 넘기고, 넷플릭스 TV 부문 93개국에서 시청량 1위에 오른 것은 아주 감사한 반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외 커뮤니티에선 ‘기훈의 행동에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같이 살아야 한다”고 외치며 게임장에 다시 들어온 기훈이 마지막엔 “대의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며 어설픈 총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의도한 부분이다. 역사에서 어떤 신념을 가지고 좋은 의도로 혁명을 일으키고자 했던 사람들이 실패하면서 망가지는 과정을 기훈도 똑같이 겪길 바랐다”고 했다. 이어 “기훈은 창을 들고 풍차(제도나 국가 권력을 상징)로 돌진하는 돈키호테와 같은 인물이지만, 그런 사람도 필요하다”며 “문제가 생기면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저항하는 인물을 그려보고 싶었다. 요즘은 모든 분노가 옆으로 또는 아래로만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사람들의 갈등과 분노는 ‘O, X 투표’ 상황에서 극대화된다. 자신의 이익 혹은 가치관에 따라 팀이 갈리고, 주변에 동조해 표를 정하거나 선택을 강요받아 투표하는 인물도 있다. 황 감독은 “과연 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한 방에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 시스템이 맞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대통령 관저 앞에선 탄핵 찬성과 반대파가 나뉘어 모이고, 싸울까 봐 경찰이 선까지 그었다고 들었다”며 “(드라마 속) 게임장 숙소 안에 선을 긋고 싸우는 모습과 소름 끼칠 정도로 닮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혹평을 받은 반면 해외에선 인기 캐릭터 중 하나로 떠오른 타노스(최승현)에 대해서는 “(타노스를 통해) 젊은 세대에서 문제가 되는 마약, 인터넷 도박, 코인 열풍 등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며 “(마약 전과가 있는) 최승현이 오디션을 보러 올까 싶었는데, 깊게 고민한 후 해보겠다고 했다”고 캐스팅에 얽힌 사연을 전했다.
현재 시즌3 후반 작업을 하고 있는 황 감독은 “(시즌3에선) 시즌2의 모든 의문이 풀릴 것이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드러날 것”이라며 “희망이 꺾인 후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절망 끝엔 무엇이 있을까 하는 질문을 시즌3에서 던져보려 한다”고 답했다.
핑크색 짱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