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고 이 나이 먹도록 살면서 바다 구경도 못해본 시골 산골 출신임

요즘 취업 시즌이고 연말이라 그런가 해무가 만선이네~,

배 타는게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지만, 내가 타면서 느꼈던 점 위주로 시마이 하려 하는 이유 3가지를 말해보려함


1.부모님이 휴가갈때마다 나이들어가시는게 보임

초임땐 몰랐는데 정말 한배타고올때마다 늙어가심

해가 다르게 주름이 깊어지시는게 눈에 보인다.


2. 배 나갈때마다 걱정하시는게 마음에 걸림

부모님이 탈만하냐고 물어보시면, 당연히 안힘든척 하는데 알게모르게 부모님들은 다 아시는 것 같다. 가끔 배 안타고 다른일 해도 되지 않냐고 돌려서 물어보심, 더 슬픈 점은 요즘 배 나가면 마중나오시면서 우시는것 같다. 초임때는 걱정인하셨는데, 점점 여려지시나 봄


3.  동료 가족 부고 전해들을 때

시마이하려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임, 저번 배에서 친하게 지내면서 같이 재밌게 타던 필리핀 부원이 있었다. 그 친구가 개인품으로 향수 화장품 사길래 어따 쓸려고 하냐 물어보니까 와이프 준다더라 조금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와이프가 투병 중이랬음 그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다. 어느날 저녁 먹고 좀 일찍 자고 있는데 선장한테 전화가 오더라.  친구한테 좋지 않은 소식이었지. 부고 전달하고 하선 준비시키하는데 머리가 멍하더라. 그날 아침까지 날 샜다. 어떻게 전달해야할까 생각이 안나더라. 뭐라 말하고 위로해주긴 했는데 뭐라고 전달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기억 하기도 싫고. 다음 포트에서 갱웨이 타고 내려가던 그 친구 뒷모습은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다


여기까지가 내 이야기들이고 난 다음 배 마지막으로 시마이하려고 한다.

모르겠다 처음에는 돈 많이 벌면 호텔이나 고급레스토랑에서 한끼에 몇십만원하는 비싼 음식도 먹어보고, 해외여행 가고 싶은 곳 다 가보고 참 좋은 것 같았는데...

요즘에는 그것보다 만원짜리 순대 푸짐하게 포장해서 가족들이랑 둘러앉아 먹을 생각에 설레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 누군가에겐 이런 소망도 배부른 소리이겠지.

각자 추구하는 인생이 다르고 가치를 두는게 다르니까 어떤 것을 선택하든 후회 없는 결정만 했으면 하는 바람에 쓴다.

앞으로 비과세도 확대되고 휴가도 길어지니 장점도 더 커지겠지 그냥 나 같은 사람도 있다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P.S 배 타면 돈 많이 벌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역설적이게도 돈을 벌면 벌수록 아까워서 못 쓰겠더라. 내 시간 젊음을 버리고 번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고 유흥 이런거 생각도 안남. 휴가 땐 집에만 박혀서 부모님하고 주로 시간 보낸다. 가끔 친구들이나 사람들 구경하러 밖에 좀 나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