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fb8c32fffd711ab6fb8d38a46d22b304e73a76cf72a493d2b4a57680f05ad5a9341e40fce28bfceed556ccfd5a0335403b0306c03161fdd1757cf

세월호 증·개축 과정에서 검사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한국선급 선박검사원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업무방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한국선급 선박검사원 전모씨의 재상고심(2019도3060)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전씨는 2012년 청해진해운이 일본 나미노우에호를 수입해 세월호로 이름을 바꿔 신규 등록하고, 증·개축 공사를 통해 여객실 및 화물 적재공간을 늘리는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따지는 선박검사원으로 지정됐다. 전씨는 세월호를 검사하면서 경사시험 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사실과 다른 체크리스트 및 검사보고서를 작성해 한국선급에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선박의 무게중심 위치 산정에 필요한 사항을 측정하기 위한 경사시험을 하면서 실제로 계측된 정확한 결과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경사시험결과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당시 세월호는 증·개축으로 무게중심이 51㎝나 올라갔지만, 별다른 제한 없이 여객운행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심은 "검사 당시 전씨가 경사시험 결과서에 기재된 내용이 허위라고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전씨가 한국선급으로 하여금 오인·착각 등을 일으키게 할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씨의 경력이나 업무의 특성, 전씨가 작성한 경사시험 결과서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전씨는) 세월호의 각종 검사결과서 등을 허위로 제출함으로써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업무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 후 항소심을 맡은 광주고법은 "전씨는 증·개축 공사가 승인한 도면대로 시공되는지 철저히 검사하고, 이상이 있을 때는 시정지시를 해야 할 직업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전씨의 행위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되지는 않았더라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없으며 사회적 비난 가능성 또한 높다"면서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판단이 옳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
한국선급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음.
"먼저 선박 검사원이 모든 검사를 규정대로 엄격하게 직접 실시할 필요는 없다. 객관적인 자료가 이미 있다고 판단되면 모니터링(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계측해보고 나머지 값들도 정확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 지금 세월호 검사원이 구속기소되면서 현장에 있는 검사원들은 규정을 불필요하고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어 선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다음으로 선박 개조는 복원성에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쳤다. 카램프 철거로 25t 상당이 감소했는데 그러면 무게중심이 좌현으로 0.022m, 횡경사 1도 미만으로 영향을 준다. 통상 기술적 측면에서 복원성에 중대한 영향이라고 볼 수 없다. 무게중심 위에 위치한 카램프를 철거해 수직 무게중심이 0.017m 낮아져 오히려 복원성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세월호 선박검사는 전복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화물 2437 t 평형수 370 t으로 승인받았던 선박을 한국에서 화물 987 t 평형수 1694 t으로 허가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물론 선사 입장에서 지키기 힘든 조건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선사의 잘못이지 허가를 내준 검사원의 잘못은 아니다."

한국선급이 이러한 주장을 했기 때문에 검사원의 업무 방해 혐의는 처음에 무죄 선고를 받았음. 다만 대법원에서 미필적 고의(그럴 의도도 없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경우)를 인정해서 원심 판결을 일부 파기함.

다시 원심에서는 "전씨 행위가 세월호 사건 직접원인이 되진 않았더라도, 이같은 참사 예방을 위해 존재하는 선박검사 관련 법령과 한국선급 내규를 위반했다. 또 허위 검사결과를 작출(만들어냄)해 한국선급으로부터 세월호 선박 검사증서를 교부하게 만든 행위만으로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없고 사회적 비난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결했음. 그리고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이 판결을 확정하고 종결됨.

1심->2심->대법원->2심->대법원까지 갔던 사안으로, 법리적으로 봤을 때 무죄 가능성이 높았지만 사회적 압력을 고려해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으로 보임.

그러나 원칙과 규정을 지키지 않고 '현장에서는 다르게 굴러간다, 현장도 모르면서 규정 운운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한국식 유도리 문화가 정말 옳은 건지는 생각해 볼 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