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손을 들어 내 뺨을 문질렀다. 아픔이 생생했다.


'이건 꿈이 아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15년 전의 BH루나, 대중이형이 30대 초반이고, 강인환 선장이 아직 살아 있다. 그리고 내일은 강인환이 실항사에게 칼을 맞는 날이다.


이게 무슨 일이지? 나는 어제까지 2025년에 살고 있었고, 필름이 끊겼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15년 전이다. 내가 타임슬립이라도 한 건가? 그렇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연히 과거로 돌아왔을 리는 없으니까.


나는 급하게 브릿지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익숙한 얼굴들이었지만, 젊었다. 어제까지는 중년이던 사람들이 30대, 40대의 모습으로 서 있었다. 눈앞에서 대중이형이 나를 채근하며 말했다.


"야, 멍때리지 말고 당장 레이더부터 켜고 항로 체크해! 캡틴 오늘도 빡돌았으니까 조심하고."


나는 머리를 흔들고 정신을 다잡았다. 15년 전으로 돌아왔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야 했다. 나는 강인환 선장이 칼을 맞는 사건을 알고 있다. 하지만 왜? 나는 이 사건을 막아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지켜봐야 하는가?


'아니, 일단 막아야 해. 설사 저 인간이 삼항사 킬러라 해도,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다.'


나는 결심했다. 실항사가 왜 강인환 선장을 찌르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 막을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내겐 단서가 필요했다.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실항사는 누구였더라? 맞다, 박성진. 그는 조용하고 성실한 성격이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가 폭발할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나는 박성진을 찾아야 했다. 그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무엇이 그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는지 알아내야 했다. 만약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를 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리고 내가 이 과거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는 걸까?


나는 결심했다. 일단 강인환 선장의 죽음을 막고, 이 타임슬립의 이유를 찾아내자. 그게 내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조심스럽게 브릿지를 빠져나와 갑판 쪽으로 걸어갔다. 저 멀리서 엔진실 쪽으로 걸어가는 박성진의 뒷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의 표정이 어둡고,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강인환을 찌를 정도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한 이유가 뭘까?'


나는 숨을 죽이고 그의 뒤를 밟았다. 박성진은 엔진실 뒤편의 작은 공간에서 담배를 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표정을 본 순간, 나는 그가 어떤 커다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순간, 내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하는 거야?"


나는 깜짝 놀라 돌아보았다. 대중이형이었다. 그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내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알고 있는 듯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형, 나 뭔가 이상한 걸 느껴. 뭔가 잘못된 일이 일어나고 있어."


대중이형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내 어깨를 툭 쳤다. "넌 항상 그런 감이 좋았지. 하지만 조심해라. 괜히 나섰다가 네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그의 말이 섬뜩하게 들렸다. 나는 이 모든 일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이 시간 속에 갇힌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해답은 박성진과 강인환 선장 사이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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