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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가 백년 천년이고 전 세계 조선해양 1위의 타이틀을 유지할 순 없다. 300년을 이어갔던 불멸의 대영 제국이 미국과 소련에게 그렇게 쉽게 패권을 내줄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오늘 내가 작업하는 드릴쉽이 도크에서의 후행 공정을 끝내고 내일 진수한다.
이미 배 안으로 들어가는 서비스 타워는 철거되었으며 도크는 수문을 열고 바닷물을 꾸역꾸역 집어삼키는 중이다.

앞으로 건조할 드릴쉽만 4척이 더 남아있으며 북극에 보낼 영하 52도의 혹한에서 완벽한 작동이 가능하며 쇄빙 기능이 내장된 LNG선 16척이 밀려있다.

사실 한국 조선업계의 별이 지고 중국에게 모든 것을 내준다는 이야기는 2008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고 실제로도 중국 조선업계는 무섭게 성장했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수많은 인력을 바탕으로 초저가 선박 공세를 펼쳤고 이러한 여파 속에서 한국의 수많은 중소 조선소가 문을 닫았고 BIG 3 조선 3사는 힘겹게 버텨내는 중이였으며 현재 전 세계 조선업계 1위 회사인 현대중공업은 2조원이 넘는 적자를 조고 임원진 251명중 80명을 해고하고 수지타산이 맞는 물량만 받으며 직원들에게 야근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야심차게 뛰어든 풍력발전사업이 뜻때로 되지 않고 있으며 물량도 떨어져서 3천억의 적자를 보았으며 유일하게 대우조선해양만이 주력 사업 아이템이였던 리그선과 LNG선에 집중하여 송가 세미 리그선 4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하고 이어서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유치함에 따라 2천억원의 영업 이익을 보고 직원들에게 두둑한 여름 휴가비를 쥐어줄 수 있었다.

그런데 무섭게 쫓아오고 있다던 중국 조선소들의 추격 속도가 주춤해지고 있으며 한국 조선소들의 실적 하락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이 틈을 타 일본 조선소들이 다시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1. 저임금으로 부릴 수 있는 중국인? 그것은 옛말!
중국의 경제 성장은 정말 눈부실 정도다.
20년 전만 해도 중국인 1인당 평균 소득은 1,000$도 되지 않았으나 현재 중국인들의 1인당 평균 소득은 7,000$를 넘어서고 있다.
아직 중국 땅 깊숙한 내륙 지역의 농민들은 고달픈 삶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중국 해안가를 따라 놓여진 대도시 중국인들의 삶은 날이 갈수록 윤택해지고 있으며 상해와 같은 거대한 항구도시의 규모는 한국의 수도 서울을 들이밀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그러나 중국 조선소들에게는 한가지 고민이 생겼으니 경제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서 중국인들의 인건비다 덩달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인건비로 물량을 쳐내기 힘들어졌으니 그동안 자랑하던 저가 수주 따위는 기대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비슷한 선박의 단가로 치면 중국 조선소의 그것이 더 저렴하지만 주요 선사들의 구미를 당길 정도로 가성비에서의 잇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2. MADE IN CHINA... 많이 사라졌다고? 조선소는 안 그래!!
중국 조선소에서 만들어지는 선박들은 품질이 정말로 끔찍하다고 한다.
사실 선박의 단가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선박의 품질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배를 한번 구입하면 대충 몇년 쓰고 고물상에 팔아버릴 생각이라면 저렴한 중국 배 많이 사서 쓰면 되겠지... 이런 미친 생각을 하고 있는 선사의 CEO있으면 한번 좀 보자

한국 조선소들이 다시 중국 조선소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이 품질 문제다.
용접을 발로 했는지 순식간에 선체 곳곳에 데미지를 먹고 배관은 볼팅이라고 제대로 했으면 다행이고 가스켓이 제대로 물려 들어가서 내용물이 안 새면 다행이지... 어떤 물건이던간에 험한 환경에서 막 굴리다보면 걸레짝이 되는건 당연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개판 5분전이면 비싼 돈 주고 물건을 사는 의미가 있어? 그래서 한국 조선소들은 열약한 중국 조선소들의 품질 문제를 보고 더더욱 품질 관리에 신경을 쓴다.
QM에서 검사날짜 한번 잡히면 고달파 죽겠다.
제대로 만들어 놓을테니 제발 집에좀 보내줘!!!



3. 품질이 저 모양인데 복잡한 배를 만들겠다고?
살몰선, 컨테이너선 등 구조가 단순한 일반 상선을 보면 진짜 단순하다. 도면 하나만 뚝 던져주면 누구라도 만들어 낼 수 있을정도로 심플하다.

리그선, LNG선, 드릴쉽, 플랜트, FPSO같은 어려운 배 건조 현장에 들어가 보았는가? 도면 한번 들여다 보았는가? 건조 현장 안은 마치 사일런트 힐의 이면 세계를 보는 것 마냥 어지럽고 도면은 보면 볼 수록 골치만 아플 뿐이다.

게다가 이렇게 만들기 어려운 선박들은 선사나 오일 메이저들이 자기네 품질 검사관들을 조선소에 상주시키고 배를 잘 만드나 못 만드나 감시한다.

건조 중인 현장에 수시로 들어와 이리저리 딴지를 걸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든다 싶으면 바로 클레임을 걸고 온갖 개지랄을 떤다.
씨발 그러면 니네가 쳐 만들던가!!

무사히 다 만들었다고 안심? 시운전 나가면 아주 두 눈에서 레이저를 내뿜고 제대로 돌아가나 안 돌아가나 또 감시한다. 아주 쥐꼬리만한 애로사항이 생기면 뭐? 뭐긴 뭐야 집 못가는거지.... 어떤 정신나간 LNG 선주는 시운전 나가기 전까지 발전기 클리닝(청소) 안 해 놓으면 작업자들 시운전 나갈때 끌고 나가서 시운전 끝날 때까지 배 전체 청소를 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웬종일 그 큰 발전기 6대를 신나로 깨끗이 닦는데 어떤 상또라이같은 선주새끼인지 발전기 안에 집어넣고 싶었다.

그 품질 좋기로 유명한 한국 조선소들한테도 하루 웬종일 뭐가 불만이 많은지 지랄지랄거리는게 해외 선사들과 오일 메이저들인데 개악한 품질로 이미 선사들에게 악명이 높은 중국 조선소는 오죽하겠는가? 그런 조선소에다가 비싼 고부가가가치 선박을 발주해? 글쎄... 아직은 영 좋지 못할까 싶다.

한국 조선소들 힘든 거 맞다.
그래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력을 높히고 품질관리를 아주 빡세게 해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는 것이다.
잘 나가는 선사들은 그래도 쓸 만한 배는 한국 께 좋지! 하는 인식이 강한 이유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천년 만년 한국 조선소들이 다 해먹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향후 10년 내로 중국이나 인도에게 선박 시장을 호락호락 내 줄 정도로 한국 조선소들이 망조에 들어선 것은 아니며 한국 조선소들 절대로 호구 아니다.

망한다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야드로 들어와서 우리 손으로 일등조선의 명성을 이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