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실기사로 벌크선 승선

타보니 3기사가 나랑동갑

개좆같은새끼. 진짜 싸울뻔했다. 진짜 좋게좋게 할라해도. 성격이 왜그따윈지. 친구나 있을까. 지필요할때만 딱그때만 친한척한다

 

9월 지옥시작

냉동기 에어컨 보일러 똥통 화장실 파이프라인 멀쩡한게없다

'Hell'

배울게많아서 좋겠다구?

해봐

무거운거 더러운거 위험한거 귀찮은거 온갖잡심부름 무시하는말투 무시 무한반복

처음에야 난실기사니까 이런대우 받아도 마땅해 라고 생각되지

좆같다 진짜 인간대접안해주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시다바리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가르켜주는 것도 없고 몰라서 물어보면 온갖 굴욕을준다

알아서 공부해야한다

노가다, 시다바리 온갖잡일 다하고 지쳐서 공부할 체력도 없다

양쪽 새끼발가락은 작업화에 하도 쓸려서 감각도 없다

양손에 군데군데 밖힌 굳은살과 손톱에 껴서 빠지지도 않는 시꺼먼 기름때를 보면 서글퍼진다 

작업끝나고 방에 올라와서 작업복벗을 힘도 없어서 힘겹게 담뱃불이나 붙여서 줄담배피다가

시계보고 '자야지 내일도 고생하지' 이러고 씻고 침대에 눕는다

누워서 일당 만원받고 이고생해야되나 생각하면 잠이안와서 또 담배를 문다

 

이젠

모든걸 내려놓고 그냥 생각도하지말고 좆빠지게 일만한다

그리고 점점 배안에서 부조리하고 좆같은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일수 있게되고 적응해가면서 뱃놈이되어간다

 

내가탔던배는 18년넘은 개똥배 벌크선

이배사람들은 안전불감증같다

존나위험해 보이는데 아무렇지 않게 하고 또 시킨다 (물론 조심하라고 하지만 말만할뿐이지 사리면 존나 욕한다)

오일러는 실명당할뻔했다 다행이 눈두덩이만 찢어졌지만 그날오후만쉬고 다음날 또 일한다

 

어찌어찌 하루하루 버티다보니 10월

배는바뀐게 없지만 난 이곳에 적응했다

좆같지만 좆같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좆같은걸 계속하다보니 좆같은게 좆같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렇게되니 이제 오히려 편하다

 

11월 미친 무슨 화물을 실기에 홀드클리닝을 거의 한달동안한다

겁나 비효율적이며 선원들의 피로도 따윈 신경쓰지않는다.  배의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다.

선원들의 분노가 차오를만큼 차올랐을때 홀드클리닝이 완료됬다.  보너스랍시고 100달라씩주는데

진심 모든선원이 이거 안받고 안하고말지 라고 한다

이 화물은 비료였다 . 무지비싼비료랜다.

난 오히려 홀드클리닝 할때가 편했다

 

 

12월 말이 씨가 됬다

집가고싶다고 노래를부르던 난 

뜬금없이 드럼통 옮기다가 손을 다쳤다. 심하게 다쳤다. 심하게 찢어졌다. 적어도 내가보기엔 그랬다.

현지에서 응급실가서 치료받았다.

현지의사의 소견서가 애매했다. 다시병원에 가봐야했지만 출항날짜 때문에 병원에 못간다.

진짜 심한거 아니면 여기서 한국 못보내준단다. 비행기값비싸다고

출항후 빨간약 바르면서 밥먹고 방에서 쉬었다

일주일쯤지나니 눈치준다.

니가 만약에 삼기사였으면 다쳐도 일해야 한다면서.  

쌩깠다 

3주뒤 싱가폴에서 하선하고 한국 와서 검사받으니 골절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뼈에 핀밖는 수술하고 4주입원이다

왼손은 링겔, 오른손은 깁스

링겔때매 똥닦는것도 힘겹다 제대로 못닦는다

그래서인지 엉덩이에서 냄새가 올라오는듯 하다

간호사가 컴퓨터하지말랜다

팔구부리고있으면 링겔수액 잘안들어간다고

그래서 지금 팔쭉펴고 타자 치고있다

 

 

 

배내릴때 통통배 타고 오면서 점점 멀어져 가는 배를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불쌍한 사람들...

나 또한 불쌍했다'

 

같이 내린 일항사가 이런말을한다

'참 모두 불쌍한 사람들인데 왜서로 싸우고 원한 가지는지 모르겠다' 라고

 

 

 

쓰고보니 아주 부정적인 글이다

즐거웠던 적도 있었다

삼기사가 파이프 열다가 똥뒤집어썼을때 아주 즐거웠다.

상륙나갔을때 카지노갔다가 삼기사 개털됬을때 아주 기뻤다

 

이후기는 내 경험을 토대로 쓴것이기에 모든 실기사가 꼭이런것만은 아니다

내친구중에 좋은배에서 일도 별로안하고 꿀빨면서 배울거 다배우고 빨리내린 애도있다

걔는 실기사하면서 홀드클리닝이 젤힘들었댄다

난 홀드클리닝이 젤 편했다

 

이글읽어보면알겠지만 실기사생활이 나처럼 아주 좆같을 수도 있으니깐

실기사 할거면 이글보고 맘의준비잘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