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재학 중, 그리고 실습 이후에 취업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던 제가 이번에는 선갤에 처음으로 글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글을 쓰는 취지는 실습을 앞둔 후배님들이 한 번쯤은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이고 주요한 내용은 STX마린서비스 실습 후

연계취업 불가 통보를 받은 제가 팬오션에 금번 하반기 공채에 합격하여 3항사로 승선을 앞두기까지의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입니다.
 
 긴 글이지만 한 번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관리선사인 STX마린서비스에서 연게취업 불가 통보를 받은 제가 되려 선주사인 팬오션에 취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실습 당시 모셨던

두 분 선장님의 도움이 정말 컸습니다. 연계취업 불가 통보를 받은 이후 선장님께서는 지속적으로 회사와 상의하며 제 취업 가능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알아봐 주셨습니다. 그리고 올해 중순쯤 STX마린서비스 쪽이 아닌 되려 팬오션으로의 취업 방향에 가능성을 열어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에서도 저를 불러 몇 차례 간단한 면담도 있었고 후에 공채 당시 이력서를 넣어보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그렇게 시작되어 지금은

승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길게 썼지만 결국 팬오션 합격의 원동력은 두 분 선장님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제 승선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자면 전 팬오션 선대 400K VLOC 실습, 당시 사관 구성은 정말 좋았습니다. 모두 친절하고 배우려고만 한다면

뭐든 적극적으로 가르쳐주셨습니다. 항로는 필리핀-브라질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개인 시간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거나

할 수 있는 여건이 됐습니다. 모든 항해사 분들이 따로 찾아와 가르침을 청하는 것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 없었고 많이 알려주시고자 하셨습니다.

나이가 어리기에 모두 어린 동생을 봐주듯 저를 대해주셨습니다.
당시 사관 분들께는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야기로 돌아가서 후배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실습 때 최선을 다하라는 겁니다.
 전 400K VLOC에서 실습하였고 당시 전 사관 분들은 모두 양 해대 출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 분들이 처음 받는 고등학생 실항기사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걱정도 컸고 염려도 많았습니다.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에 어느 정도 기대치는 낮았습니다 그건 역으로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라는 조건이었습니다. 자세하게 쓰지는 않겠습니다만 당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선종 특성상 상당히 많았던 개인 시간들은

 업무를 배우고 하는데에 투자하였으며 궁금한 것들은 매뉴얼 찾아보고  1항사님 허가 득한 후에 직접 돌려보기도 하며 가르쳐주는 것만 배우기 보다는

호기심에 많이 찾아보고 물어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 스스로 부족한 점이 정말 너무 많았고 실수도 잦았지만 최대한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여러가지 일들로 선장님을 비롯한 사관 분들에게 어필하였고 당시 감사하게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것이 두 분 선장님이 가능성을 인정하여 주시고 추천서까지 써주시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두 분 선장님들의 믿음과 다른 사관 분들이 저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 것, 전례가 없는 고졸 신채라는 것과 제가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는 생각 등이 제 어깨를 무겁게 하지만 최선을 다해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제가 느낀 것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지금은 공채에 합격하여 여유로운 마음으로 승선을 기다리고 있지만 사실 실습을 마친 1월29일부터 공채에 합격한 지금 이 시점까지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습니다. 하나 둘 나가는 동기들을 보며 내가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맞나 괜히 어설프게 눈만 높아져서 무모한 도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말 별 생각 다 들었고 우울증 초기 증상까지 올 정도로 심각하게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인사팀에서 해줬던 " 내 인생의 첫 직장을 고르는 일인데 고작 반 년도 못 기다리느냐, 삼성은 입사를 위해 수 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
조급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그리고 목표가 있다면 우직하게 도전해보라는 의미의 조언이었고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후배님들도 몇 개월 월급 더 받고 특례 조금 빨리 끝나는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신중히 선택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해양대 분들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해양대학교 졸업생들과 저희들의 대우가 다른 것은 '차별'이 아닌 고등학교 졸업자와 학사 학위 보유자의 분명한 '차이'라는 것입니다.
차이가 있음에도 같은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양대를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은 필요합니다만 현재 어느정도 대우가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는 말자는 겁니다.
승선 후에 분명히 저와 해양대 출신과의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출신에 따른 차이는 있는 것이고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해양대 출신과 우리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그건 하나의 장벽을 넘는 경우일 뿐이고 일단 그 장벽만 넘는다면 결국 개개인의 노력으로
평가받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라고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습니다.


 노력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르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노력은 없다는 것입니다.
연계 취업 하나를 목표로 실습 기간 동안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국 연계 취업에 실패한 제가 느낀 감정은 좌절감이었습니다.
영어포기자인 제가 노력으로 토익 점수도 바닥에서 최상위권으로 올라왔었고 성적에서도 계속 노력했으며 기타 다양한 상황에서 분명히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있던 제가 연계 취업에 실패했을 때 느낀 좌절감은 정말 컸습니다. 이것이 우울증 초기 증상을 겪은 이유기도 합니다.
당시 정말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것이 있구나. 노력으론 넘을 수 없는 유리장벽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을 때 정말 우울했습니다.
그런 시기에 과거 실습 때 모셨던 선장님께 연락을 받고 선장님께서 제 취업을 위해 노력해 주시고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실습 당시 했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아직 노력해야할 시기가 끝난 것이 아닌 더 노력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했습니다. 잠이 많았던 습관을 고치기 위해 백수였음에도 하루 7시간 수면을 지켰고 토익 점수에 아쉬움이 있었기에
토익 공부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배에 대한 직무 등을 잊을까 염려되어 실습 당시 받았던 실습비로 승선 필수 교육을 이수하며 배에 대해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법규라도 들여다보고 팬오션에 대해서 알아보며 시간도 보내고 그런 식으로 지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공채 면접에 합격하였을 때 느낀 감정은 노력은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계의 중요성입니다.
제가 원하던 기업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 노력도 있었겠지만 노력만으로는 결코 불가능 했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두 분 선장님의 도움이 정말 컸으며 그 선장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관계'의 유지에 따른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승선 기간 중 선장님 이하 사관 분들에게 좋은 모습만을 비추기 위해 노력하였고 실습을 마친 후에도 가능한 지속적으로
선장님 이하 사관 분들과 계속 연락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장님과의 관계는 제 연계 취업에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물며 그들만의 리그라고 부르는 이렇게 좁은 해운게에서 지금 만나 같이 승선하는 분이
후에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 분에게 어떤 혜택을 받을지, 불이익을 받을 지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매번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볍게 생각하기 보다는 훗날을 바라본다는 생각으로  항상 진지하게,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하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성적은 장학생 제외 실습 배정 당시 3위, 현재 토익은 910점이며 400K VLOC 초임 3항사 승선 앞두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갤에 계시는 수많은 선배님들이 보시기에 이제 갓 졸업한 초임 3항사가 쓰기에는 이르고 마냥 부족해 보이는 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부족한 저라도 제 글을 읽고 후배들이 하나라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썼기에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
해운업 최대의 불황기라고 말하는 이 시기에 모두들 고생이 많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바닥을 친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올라갈 일만 남았기에, 그 시기를 기다리며 모두 건승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