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2항사 탱커선 근무중배에선 술을 거의 먹지 않다보니 외출때는 과음하는 버릇이생겼다
항상 마시고 통선장 앞까지 오기까지는 멀쩡한데
통선장 의자에 엉덩이만 붙혔다 때면 기억의 시작은 방이다

술먹다가 통선서 로프에 묶여서 올라와보기도하고
외출 후 방선한 육상근무자들한테 들켜보기도하고
스탠바이때 줄 잡고 들어오면서 술냄새를 들킨 적도 있다
10개월 정도 잘 타다가 이번엔 라다 타다가 떨어질 뻔 했는데 이번엔 술 조절 안되고 나 때문에 같이나간 일항사도 한 소리 듣고 이런 나 자신이 정말 싫어지고 한다

배를 오래타서 그런가 싶어 연가신청서를 썼는데 오늘 선장님이 조용히 나를 부르더니

\"마 이항사 니는 잘 타다가 왜 갑자기 이런걸 썼노?\"

얼굴이 뜨거워지면서 빨개지는걸 느꼈고 괜히 손은 공수하게 되고 말문이 턱 막혔다

\"니가 실수한 거 때문에 이런거 낸거면 안받아준다 니가 원해서 집에 가고싶은기가?\"

선장님께서도 어느 정도 눈치 채신 모양이다
실제로 연가신청서 낸 뒤로 2주동안 제출한 연가신청서를 안보내주셨다

\"그런 것도 있지만 잠시 쉬다 오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그라믄 보내줄께\"

그러고선 조용히 브릿지를 내려가셨다

내 인생에 몇번 뵐 수 있을지 모르는 이런 좋은 선장님한테더 잘 보좌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나는 심각한 죄책감을 느꼈다

나이가 좀 어리다는 핑계로 용서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이번엔 그간 내 행동에 반성하고 이후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이상 어느 2항사의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