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 끝나고 공부 1년한 뒤 9급 2년차인 지방 공무원이다.

늅늅이라 대단한 거 없으니 기대는 말길 바람.



해대를 졸업하고 탱커선에서 3년간 특례를 마쳤다.

특례하면서 많이 모으진 못했다. 

집에 워낙 빚이 많았기 때문에.. 


빡세게 모았으면 1.4억까지도 모았겠지만 

유럽여행에 천만 정도 깨지고, 

빚 갚아주는데 3천정도 깨져서 1억 갖고 공무원 시험 준비했다.



배 타는거 솔직히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다.

돈만 보면 배 충분히 좋다고 생각했고, 

인프라만 잘 갖춰지면 평생 탈 생각도 해봤다.

평생 모을 돈 생각해보면 최소 두 배는 더 많으니까.



근데 결혼하고 가족생활 할 생각 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더라.

내가 여자라도 1년의 2/3, 3/4를 혼자 보내야 된다면 마음이 갈 수밖에 없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이니까.

게다가 나는 동물을 좋아해서 기르고 싶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마지막 배에서 내린 뒤 두달간 휴식 겸 빈둥거리다가 겨울에 

마음을 정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인강 빡세게 듣고 지방 일행으로 응시했다.

국가직은 몇점차로 떨어졌는데 겸사겸사 본거라 크게 아쉽진 않았다.



분명 내가 평범한 인문계 대학을 나와서 2년을 군대로 보냈다면

공부하기 전에 이미 돈에 쪼달려서 고생하고 있었겠지.

물론 그 전으로 돌아가라면 그냥 대학 안 가고 바로 시험 쳤을거다 ㅋㅋ



어쨌든 특례 덕분에 공부하면서도 마음이 편했고.. 나에겐 최후의 수단이 있다-

이게 정서적으로도 안정을 줬던 것 같다.

그래서 차분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주변에 일반 상경계 대학 나와서 나랑 비슷하게 공무원 된 애들 보면

나보다 1년 먼저 붙었음에도 아직 쪼들린단 얘기를 많이들 한다.


그야 그 친구들은 당장 학자금부터 갚아야 하고

아직 집 마련은 꿈도 못 꾸고 있으니까..



뭐 이렇게 얘기해봐야 차라리 해사고로 특례 끝내고 됬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도 하지만~

그때는 내가 몰랐는데 어떡하랴. 정보가 늦으면 그만큼 손해지 ㅋ



공부하면서 잠깐 흔들릴 때도 있었다.

아무래도 금전적인 것. 연금도 반토막난 공무원 진짜 할만한가..

기대수익 생각해보면 상대도 안 된다.

하지만 세상 모든 걸 돈으로만 재단하려면 끝이 없겠지..



나는 별 욕심없는 겜충이라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퇴근하고 플스 돌리면서 즐겁게 산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박봉이니 뭐니 해도 퇴근해서 스트레스 없이 사는 내 삶이 너무 좋다.

전세 계약도 끝나가니 여친과 조그만 집 마련할 계획이다.



배타면서 몇억씩 번 사람들에겐 우스운 얘기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삶을 원하는 이들에겐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다.



글을 읽는 이들 모두 좋은 일이 있길 기원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