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모 선사에서 현재 해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계속 눈팅만 해오다가 선갤에서 연금관련 떡밥이 보이면서 처음으로 키보드를 들어보네요.


제 경우에는 하기 뉴스 관련해서 승선 중 9월 경 우연히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했는데요 (출처 1),


직장생활로 인해 국민연금을 강제로 납부해야하는 입장에서 (특히, 젊은 세대로서) 정말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전혀 '더 내고 더 받자' 라는 심정이 아닌데, 누구 멋대로...뭐 이런 생각이 처음에 들더군요.


허나, 당시에는 승선 중이었고 해상노련 측에 문의를 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하선해서 직접 찾아가봐야겠다 이런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하선을 하였고 부산에 갈 일이 생겨 해상노련 본부를 찾아가 연금제도 관련 담당자분이 누구신지 여쭤보니


제도 관련 문의는 서울에 있는 정책본부 소관이라 하시며 담당자분 연락처를 주시더군요.



통화하면서, 제가 질문한 (혹은 항의한) 사항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먼저 '해당 개정안은 언제 시행이 되며, 선원에게 있어 선택의 여지가 있는지' 이며①,


두 번째로는 '그러한 논의가 최소 2018년 4월 경 (출처 2)부터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 변경에 관하여 왜 선원들에게 알리거나, 혹은 의견수렴이 없었는지' 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추후 기금 고갈을 늦추기 위해서는 연금개혁이 필수불가결한데


젊은 세대는 지금처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개악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나.' 였습니다.


담당자분의 답변은 ①에 대해서는 "2020.01.01 부터 시행이 되나, 금년도 7월까지는 제도 시행에 대해 선택을 할 수 있다.


(더 내고 덜 내는 것을 선택 가능) 하지만 7월부터는 전 해상선원에 대해 강제적으로 규정이 적용이 된다." 였구요.


② 관해서는 "먼저 제도변경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사실은 죄송하게 생각하나 자신들은 각 선사노조 측에


공지를 하였으며(당연하죠 해상노련이 각 해운선사 노조 연합체인걸로 알고있는데ㅋㅋ; 저는 '노조' 가 아닌 '선원' 이라 했는데 말이죠.),


선사 노조 측에서 선원 측에 공지를 안했던 것 같다." 였습니다.


③ 관련 답변은 "국민연금을 더 낸다는 것은 실제로는 회사에서도 인상분을 같이 낸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나라에서 관리하기에 지급이 될 것이며 떼먹힐 일이 없다. 또한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월급이 좀 줄어들어서 불만일 수는


있겠으나, 공익적으로 생각하면 여러분이 내는 국민연금으로 인해 다른 세대 혹은 여러분 자신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더군요.



통화를 마친 이후의 심정은 정말 참담하단 생각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습니다.


이 정책이 얼마나 2-30대 해기사들에게 불리한지는 여기서 굳이 더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선갤에 보니 정리를 잘해주신 분이 계셔서 해당 글로 갈음하고자 합니다.(출처 3)


굳이 멀쩡히 잘 있던 제도를 개악하는 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으며, 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집단도 있겠지요.


그냥 제 주관적 의견이긴 합니다만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한 발악으로 주머니 털 곳을 찾다보니 선원이라는 흑우집단이 있었고


이렇게 젊은 세대가 더 납부함으로써 장차 연금을 받게 될 주 계층인 586세대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출처 4)의 연합뉴스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18년부터 5년간 기금수입이 827억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거진 1년에 160억원 꼴 아닌가요ㅋㅋ; 앞으로 계속 이대로 갈텐데 아니 연금보험료를 더 올리면 더 늘어나겠지요.


그러면 뭐 안봐도 DVD 아니겠습니까. 또한 현 메인스트림인 586분들은 아마 지금 거의 선기장급의 시니어 분들일텐데


사실 이분들은 타격이 거의 없습니다. 보통 선기장급 월급이 최소 800만원이 넘어갈텐데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상한이


제가 알기로는 486만원입니다. 한마디로 이분들은 기존에 300만원 공제된 혜택을 받아도 500만원인지라 상한액에 맞춰서


그간 보험료를 내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을 맛뵈기로라도 배운 분은 아시겠지만 '현재의 1만원과 1년 후의 1만원 중 어떤 것이 가치가 더 높은가' 라고 물어보면


당연히 전자라고 대답들을 하실겁니다. 임금협상 경과보고를 보면 항상 사정이 어렵다며 월급 인상은 요원해 보이는데


노련이란 곳에서는 공익이라는 명목 하에 선원들 모르게 가처분 소득을 몇십만원 가까이 줄여버리는 법안이나 만들고 있고...정말 서글프더군요.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 휴가 나와보니 실감이 나네요 ㅋㅋ)


몇십년 후에 제가 받을 때 그 금액이 과연 지금 국민연금 보험료라는 명목으로 매달 몇십만원씩 더 내는 것보다 가치가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더 내는 그 돈, 매달 S&P 500 Index ETF에 적금하는 식으로 붓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옛날에 '꼬우면 나가라' 라 하시던 선배님들 말씀이 졸업하고 몇 년이 지나고서야 생각보다 심오한 개념이었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닫습니다.


이민가서 일시금으로 받는 거 말고는 딱히 답이 안보이네요...


제가 참 장문쓰는 거 싫어하는 사람인데 작금의 현실이 너무 답답하여 장시간 앉아서 써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출처

1)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9/2019090900248.html - 노후 걱정 외항선원들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겠다"


2) fksu.or.kr -> 알림마당 -> 성명·보도·결의문 -> [성명서] 원양어업 및 국외 항행 선원들에게 제대로 된 국민연금을 제공하라


3)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vessel&no=77910&page=1 - 지금 20,30대가 연금 퍼부어봐야 받을 가능성 없다.


4) https://www.yna.co.kr/view/AKR20180404163000051 - 해상선원노련 "국외근무 선원 국민연금 소외…제도 바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