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들어온 3항사 생긴건 좀 험악하게 생겼었지
키 183에 떡대도 우락부락한놈 눈도 부리부리 머리는 깍두기머리로 해서 사회에서보면 조폭이라 말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녀석.

하지만 착한 놈이었다. 늘 싱글싱글 웃으며 당직하면 정막한게 제일 힘든거라면 당직 끝나고도 2시간동안 말동무도 되주고, 농담도 잘치는
배에서 가장 직급은 낮았지만 가장 사람답고 생각이 깊은 녀석.

일은 좀 못했지만, 사람이 좋으니 무슨 상관이랴 모두에게 이쁨받던 녀석

하지만 새로운 일항사가 모든걸 바꿨다. 남탓, 불만, 정치질 뱃놈들의 나쁜점은 모두 압축시켜놓은듯한 일항사에게 삼항사는 맛좋은 먹이일뿐

2항사인 내가 봐도, 선장이 봐도 너무하다싶을 만큼 3항사를 쪼아됐다.
하루에 5시간은 잘까? 싶을정도로 불려다니고 쪼인트 까이는 상황에서도 그녀석은 활달했다.  "다 이해함다. 별거도 아닌데요 뭨ㅋ"라면 걱정하는 날 웃으면 반겨줬다. 대단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사건은 가족방선 때 일어났다. 갱웨이를 뛰어내려가 직접 모시고온 그의 부모님은 '어떻게 이런 놈을 키웠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왜소했다.
어머니는 150? 쯤 되보이고 아버지 역시 왜소한 체구였다. 모두가 "삼항사는 돌연변이인가"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날 저녁식사 시간 모두가 식사하는 가운데 일항사가 입을 열었다.
"마 삼항사 너희 부모님이랑 너랑 와이리 다르노?? 누가보면 부모자식 사이인줄도 모르겄넼ㅋㅋ"
"아 일항사님 저희 부모님이 윽수로 저를 소중히 키웠다 아닙니까 두분 사랑을 왕창 먹으니 이레 몸이 커졌습니다"
삼항사는 생글생글 웃으면 대답했다. 참 멋진 놈이다.
"그게 아니고 너희 엄니가 막 절망적이여서 딴놈이랑 잔거 아이가? 니 아비 보니 뭐 힘을 쓰겄낰ㅋㅋ"
'...?'
내 귀를 의심했다. 지금 뭐라고??

"아 일항사 뭔 말을 그리하나"
선장님께서 급히 입을 막으러하지만 일항사는 멈추지않는다.

"아 슨장님 제가 틀린 말했슴꾜? 막 난쟁이 부모 사이에서 저런 괴물 가튼놈이 우예 나온님꾜. 그 옛날에 그런거 있자나 씨받이? 너희 엄니가 그거해서 니 낳은거닼ㅋㅋ 이것이 팩트다 팩트"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악담
그러자

쾅!!!

그런 소음은 처음들었다. 훈련장에서 쐈던 총소리와는 비교가 안될정도의 폭음. 처음엔 폭발이 난줄 알았지만 내눈에 탁자를 내리친 피 묻은 삼항사의 주먹 보였다.

"뭐라했냐?"

삼항사의 눈동자는 살의?가 가득했다. 정말 무엇인가 저지를 것만 같은 그런 눈빛
엄청난 소음에 부원들도 뛰어들어왔다. 상황을 모르는 그들은 분위기에 압도되어 바라만 보고있었다.

덜컥

삼항사가 일어났다. 아주 천천히 정말 느린 움직임이었다. 사관들은 모두 얼이 타 삼항사를 지켜보기만 했다.
제일 먼저 움직인거 보순이었다.

"헤이 떨드! 캄다운 캄다운!"

보순의 두꺼운 양팔로 삼항사를 감싸앉았지만 소용없었다.
삼항사는 짐승같은? 분노에 찬 포효를내지르며 일항사에게 뛰어나갔다.

보순,2,3기사 타수 2명이 달려들어 3항사를 막았다.
알아들을수 없는 욕설을 내뱉는 삼항사.
얼어버린 일항사
진정하라며 소리치는 선장

이 모든 사태를 진정시킨건 삼항사가 내뱉은
어쩌면 우리 뱃놈들이 가장 듣기두려워하는 그 단어였다.

"출항하고 보자 일항사"

삼항사는 이말을 끝으로 방으로 올라갔다.
선장은 일항사를 욕하며 혼내며 광란과도 같은 저녁식사시간이 끝났다

일항사는 어떻게든 도망치려 난리쳤다.
아프다고, 가족일이 생겼다고,
하지만 출항까지 단 하루
이 모든상황을 알고있는 선장이 허가해줄 일은 없다.

모든 사관과 부원들이 돌아가며 삼항사를 달랬다. 선장까지 삼항사 방에 찾아가 그를 위로했고 결국 배는 항구를 떠났다.

모두가 숨죽이던 첫날밤 갑자기 선내에 방송이 울렸다.
급하지않은 인원은 모두 브릿지로 오라는 방송이었다.

그 자리엔 삼항사와 일항사가 있었다.
삼항사는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이새끼 때문에 좆같았던거 다 말하십쇼"

??

뭐지? 머리는 이해를 하지못했지만 그동안 당한 설움들이 있었다.
타수가 시작한 질타를 이어 그동안 일항사에게 있던 불만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모두의 질타가 끝난후 삼항사는 일항사에 엎드려빌라고 말했다.
비틀어진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저 일항사에게
안하무인 유아독존인 저 일항사에게
그렇지않으면 니가 가장 두려워하는일을 마주하게 될거란 협박도 따라왔다.

일항사는 무릎을 꿇었다. 이마를 바닥에 박고 사죄했다. 심지어 부원들을 위해 영어로도 사죄하라는 삼항사의 명령에 영어로도 사죄했다.

사죄를 끝내고 일어난 일항사의 얼굴은 비참함이 가득했고 그런 일항사의 멱살을 쥐고 삼항사는 말했다.

"잘하자?"

짧고도 강렬한, 모든 의미를 내포한 내평생 가장 의미가 많던 한단어였
다.

그일이 끝나고 일항사는 아무것도 못했다. 당직과 지극히 기본적인 업무만 수행하다 그 항차의 끝으로 달아나듯 하선을 했다.

문듯 난 삼힝사가 뭔짓을 했길레 일항사가 그리 싹싹 빈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물어보니 삼항사는 웃으며 대답했다.
"바라만 봤습니닼ㅋㅋ 한심한놈 지혼자무서워 벌벌 떨던데요?"
그럴만하지 180, 90kg의 근육돼지가 아무말없이 바라보면 존나 무섭지

"근데 어떻게 바닥에 무릎 꿇릴 생각을 했냐? 아새끼 빌면서도 벌벌 떨던데"
"그런 새끼들은 자기가 얼마나 별볼일없는 존재인지,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면 즉효입니다. 제가 두들겨 팼으면 몇달후면 ㅈ같은놈 만나서 그랬다라며 위로하는데, 그새끼 저번 일 평생을 기억하면서 괴로워하며 고통받을겁니닼ㅋㅋ"

소름끼쳤다. 이새끼 평소에 싱글싱글 웃으며 이런 생각을 했나? 싶었다. 육체의 상처은 한 순간이지만 정신의 상처는 평생가는 법이니까
이녀석은 그걸 알고 활용했던 거다.

그날뒤로 난 삼항사를 조금 멀리했다. 소름이 끼쳤다.

늘 내 생각을 읽던 삼항사. 눈치가 좋다고 생각했다.
늘 새롭게 문제를 해결하던 삼항사. 똑똑하다 생각했다.
모두에게 이쁨받고 친한 삼항사. 붙임성이 좋다 생각했다

이 생각이

이 녀석은 나의 모든것을 파악했다.
이 녀석은 내가 상상하지도 못한 것을 생각해냈다.
이 녀석은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이렇게 변화했다.

언제나 서글서글 웃던 삼항사
어딜내놔도 살아남을 것 같던 삼항사
인간으로서 가장 소름끼치던 삼항사
내가 처음으로 공포를 느낀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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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는 사람인데 야밤에 심심해서 내가 겪었던 실화로 끄적여본다
평가점 부타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