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월 후 >



좆 같다.


한 항차만 타기로 했었는데 지금 7개월 째 타고 있다.


3달 전 부터 해무감독한테 계속 언제 하선 진행할거냐고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2기사님 아시다시피 회사에 2기사가 없어서 교대 진행 힘들거 같습니다. " 혹은


" 2기사님 안그래도 동남아 2기사 구하고 있으니 조만간 교대 진행 할거 같습니다. " 와 같은 별 쓸모 없는 내용들 뿐이었다.


원래 같이 타던 1기사는 13개월 승선에 지쳐 사직서를 내고 도망가버렸고 새로 온 1기사는 오션폴리택 출신 55살 1기사인데 듣기로는 내항선을 타다가 10년 정도


육지에서 쭈꾸미집을 하다가 망해서 다시 승선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3기사는 2기사로 진급하여 다른배로 전선 가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미얀마 3기사가 들어왔다.




오전 11시 55분, 잠에서 깬 나는 여유롭게 식당에서 밥을 먹고 12시 20분이 다 되어서야 기관실로 내려갔다.


" 세컨! 와이 유 레이트 어게인? "


미얀마 3기사가 ECR로 내려온 나를 보자 좆같은 표정으로 따졌다. 하.... 씨발새끼 20분 밖에 안 늦었는데 졸라 지랄하네 내가 하선해서 다시 공무감독으로


돌아가면 너는 반드시 20년 넘은 똥배만 태워버릴거다.


" 오케이 쏘리 유 고 "


" 오케이 세컨 에브리띵 이즈 오케이 "


미얀마 3기사가 올라가고 나는 ECR 컴퓨터에 앉아 메인터넌스 작업이 뭐 있나 살펴보았다.


" 아.... 벌써 발전기 Injection valve 신환해야하나.... "


벌써 2번 발전기 Injection valve 러닝아워가 2000시간을 넘은거 같다. 하지만 나는 이제 곧 내릴거니까 그냥 메인터넌스 작업 창만 닫기로 했다.


" 몰라 뭐 2000시간 쓰는거 4000시간 써도 되겠지, 2번 발전기 Injection valve 저번 2기사가 내리기 열흘 전에 갈았다고 했으니 괜찮겠지. "


대충 순찰을 돌고 ECR에서 앉아서 유투브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기관장이 내려왔다.


" 아 기관장님 안녕하십니까 "


" 어... 그래 2기사야 기관실은 이상없제? " 


" 네 이상없습니다 기관장님 근데 무슨일로 내려오셨습니까? "


" 아... 그 2항사가 그러던데 회사에서 3개월 계약연장서 날라왔다고 하더라 "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 네??? "


" 회사에서 빨리 싸인해서 보내달라고 하니까 니 지금 올라가서 싸인하고 내려온나 "


" 아..... "


말도 안되는 일이다. 분명 처음에 한항차만 태운다고 약속했으면서 7개월을 태우더니 3개월 계약 연장이라니! 너무 화가 나서 기관실을 올라가서 해무감독


한테 따져야겠다고 생각했다.




" 해무감독님, 공무감독 000 입니다. 지금 본선에 3개월 연장계약서가 날라왔다고 하는데 이게 뭔가요 "


한참 뒤에 해무감독이 읽더니 또 한참 뒤에 해무감독이 답을 했다.


" 아 2기사님, 원래는 미얀마 2기사를 저희가 구해서 본선으로 올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다른배에서 특례중인 1년탄 2기사가 당장 하선시켜달라고 아니면 

병무청에 고소 해버린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다른배로 먼저 배승시켰습니다. 그러니까 양해를... "


" 아니 그래도 지금 제가 원래 한항차 타고 하선해야 하는데 지금 7개월을 태우고 여기서 3개월을 더 타라는게 말이나 됩니까? "


" 다들 그렇게 타잖아요? 회사사정 아실만한 분이 그리고 2기사님 아직 7개월밖에 안됬는데 다른 배 2기사들은 기본 10달씩 승선하고 있습니다  "


순간 망치로 뒷통수를 쎄게 맞은 느낌이었다.


" 아니.... 일단 제가 2기사가 아니라 공무감독이고요! 아니 한항차만 태운다는 사람을 7개월을 태워놓고 이게 말이나 됩니까! "


해무감독은 잠시 생각하더니 부장과 이야기 하라고 했다.


" 부장님, 공무감독 000 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7개월 전 부장님께서 한항차만 2기사 땜빵해달라고 해서 승선했는데 지금 7개월이 넘었는데 

하선 소식은 커녕 오히려 3개월 연장 계약서가 날라 왔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


30분이 지나도 답장이 없더니 부장이 보더니


" 아 그래 0감독 안 그래도 소식 들었다. 뭐 어쩌겠노 지금 회사에 사람이 없는데 그리고 니가 지금 내려도 지금 당장은 공무감독 자리 다 차서 니가 있을 

곳이 없다. 안 그래도 1달 뒤에 K감독 나가기로 했고 그 때 니가 복귀하면 되는거 아니겠나. 그리고 원래 회사 규정상 1달 연장하더라도 3달짜리 연장계약서 보내는거 잘 알면서 그러노, 막말로 0감독이 여기서 꼬장부리면 중앙동에 소문 이상하게 나버리고 그러면 나도 어떻게 카바칠수가 없데이. 나도 0감독 회사위해서 바다에서 고생하는거 잘 아니까 일단 한달만 더 탄다고 생각하고 육지에 내리면 내가 중앙동에서 젤 좋은데 델꼬가가 맛있는거도 사주고 진급도 추천해줄께! "


너무 좆같지만 그래도 한달... K감독이 나가면 아무래도 공무감독자리가 하나 비니 내가 거기로 들어갈 것이니 눈 딱감고 한달만 더 타기로 했다.


브릿지에 올라가니 이미 선장과 기관장, 그리고 2항사가 있었으며 2항사가 나에게 연장계약서를 건내주었다.


대충 싸인하고 내려가는데 선장이 나를 부르더니


" 2기사야 안그래도 기관장이 니 찾더라 "


시간을 보니 오후 1시 반, 회사 육상팀하고 연락한다고 거의 1시간을 써버렸고 그제서야 기관장이 빨리 내려오라고 했던게 생각났다.


' 아 씨발 좆됬네 '


ECR로 내려오니 기관장은 이미 올라가버렸고 대신에 3기사가 당직을 서고 있었다.


" 아 세컨!! 유 어웨이즈 두 라잌 디스! "


" 아 쏘리 쏘리 오케이 아이 니드 어 레스트 "


" 세컨 !! 웨어 유 고? !!! "


" 치프엔지니어 파인드 미! "


그냥 너무 기분이 좆같아서 3기사에게 당직을 맡겨버리고 올라와서 담배를 피우는데 옆에서 갑판장과 조기장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 아 그 2기사 지가 예전에 공무감독이라고 너무 뻗대는거 꼴보기 싫다 아이가 "


" 맞다 지가 예전에 공무감독이었지 지금 공무감독이가! 기관장 1기사한테는 찍도 못하면서 꼭 내 앞에서는 공무감독이라고 칸다 아니가 "


피가 거꾸로 솟는다. 내가 자기들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역시 이래서 부원들한테는 잘해줄 필요가 없다.




하 그나저나.... 언제쯤 하선 할 수 있을까.......







본 편은 원래 단편으로 구성했으나 반응이 좋아 총 3편으로 나눠서 적으려고 합니다.


뇌절인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그리고 해대요정님은 건강은 나중에 생각하시고 빨리 만화 그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