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버스터즈! 플레이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여섯 번째 루트.
쿠루가야 유이코 루트를 클리어했습니다.
1. 루트 진입 초반부터 배드엔딩 2연타를 맞았기 때문에,
유이코 루트는 분명 선택지가 많고 까딱 잘못하면 배드엔딩으로 빠지기 십상인 고난도 루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막상 선택지 두 번을 넘기고 나니까 그 뒤로는 평이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난이도가 하락하더군요.
자극적인 소재, 충격적인 전개가 없으면서도
리키가 유이코에게 반하면서부터 유이코가 리키의 마음을 받아들이기에 이르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졌기 때문에,
루트 진행하면서 '담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날짜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2. 쿠루가야 유이코. 친구들 놀려먹는 재미로 사는 인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루트 진입할 무렵이 되어서야 깨달았죠. 유이코가 화를 내거나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단 사실을요.
남들은 느끼지만 자신은 느끼지 못하는 '감정'.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기 위한 노력.
'지금까진 몰랐지만 쿠루가야 유이코도 상당히 인간미가 있는 캐릭터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유이코가 리키를 처음 만났던 날 '앞을 보며 살아라'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을 잊고 있었던 탓에, 배드엔딩을 한 번 더 봐야 했습니다.
사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선택지일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거든요.
미오 루트에서 쿄스케가 리키에게 '앞을 보고 살라'라고 말했던 건 기억하고 있으면서,
그보다 전에 유이코가 같은 이야기를 했던 것은 기억에 전혀 없었던지라......
4. 제가 '왠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건 사흘 넘게 비만 계속 내리는 광경이 이어지면서부터였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6월 20일 수요일'이라는 부분에 이르러 뭔가가 어긋나 있음을 깨닫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그라운드호그 데이, 그러니까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 나왔던, 같은 날이 계속 반복되는 현상인 줄 알았죠.
그 예상은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6월에 눈이 내리는데 아무도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리키가 유이코에게 고백한 사실을 친구들은 다 까먹었다?
알 수 없음의 연속.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 유이코가 고백을 받아들인 뒤의 모든 일들이 유이코와 리키가 함께 꾸는 꿈이었다고!
......대단하군요. 물론 Key는 이전부터 비현실적인 소재를 게임에 써왔으니까 크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5. 유이코 루트의 결말은 열린 결말이군요.
마침내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 유이코가 리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마무리. 여운이 남는 결말이네요.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이코 루트의 이야기에 관한 느낌은, 글쎄요. '보기 좋았다'라는 말로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이코에게 반한 리키의 모습도, 리키를 위해 불꽃놀이를 마련해준 친구들의 모습도, 그런 모습에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여는 유이코의 모습도,
모두 보기 좋았습니다.
리키가 유이코에게 돌아오는 장면은 엔딩에 없었지만, 틀림없이 돌아왔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여담: 엔딩곡 'Song for friends'는 왜 이렇게 좋은 겁니까. '비 온 뒤 맑음'보다도 더 좋은 엔딩곡이 개별 루트에 있을까 싶었는데 있었군요.
역시 유이코 루트를 여섯 번째로 플레이하길 잘했어......
루트들어가기 전후 차이가 가장 큰캬릭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
애니판 루트내용이 이게뭐야였는데...
그럼 이제 리프레인 시작이겠네 부럽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