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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Pockets」ショートストーリー ~夏の眩しさの中で~

「Summer Pockets」 쇼트 스토리 ~여름의 눈부심 속에서~



카노 텐젠 편


글 : 카이 (魁)

일러스트 : 후무윤 (ふむゆん)


한국어 번역 : 캐돌 (이글루스 블로그 http://pandolired.egloos.com, 비주얼 아츠 마이너 갤러리 http://gall.dcinside.com/visualarts)


<탁구의 길, 그 시작>

「훗……! 훗! 훗! 훗! 하앗!」
10kg의 추를 붙인 라켓을 천 번 휘둘렀을 무렵.
비밀기지 벽의 틈에서 빛이 비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아침 해가 떴나 보다.
「……또 철탁(徹卓)을 해 버렸군」
안경을 벗어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탁구대에 올려둔 물을 한입 머금고 천천히 삼킨다.
물은 벌써 미지근해져 있었지만, 특훈으로 뜨거워진 몸으로 잘 스며들었다.
일단 집에 돌아갈까.
아니……, 돌아가면 그대로 자 버릴 것이다.
그 정도로 몸을 혹사시켰다는 자각은 있다.
「이렇게 해도 닿지 않는 곳이 있는…… 먼 길이구나」
아니, 혹시 지금의 나라면……
비밀기지 안쪽에 넣어 둔 나와 료이치의 장난감 상자를 꺼냈다.
미니 카나 하이퍼 요요, 수학여행에서 산 쌍절곤…… 그런 어릴 적 추억보다도 더 깊숙이 있는 오래된 라켓을 손에 잡았다.
평소에 쓰는 셰이크 핸드 그립과는 다른 모양.
펜홀더 그립이라 불리는, 옛날부터 있던 라켓이다.
그것도 한 면에만 러버가 붙어 있는, 일본식 라켓.
이제와서는 이런 걸 쓰는 선수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이 라켓을 쓰던 「그녀」에게는 이기지 못했었다.
일본식 펜홀더 라켓을 쥐었다.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쓰는, 말 그대로 펜을 쥐는 듯한 방법.
오랜만인데도 어딘지 친숙한 감촉이다.
나의 원점 또한 이 라켓이었으니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탁구공을 위로 높게 던져 서브를 한다.
「필살! 드래곤 슬레이브!!」
강력한 포핸드에서의 타구.
강력한 톱스핀이 공기와의 마찰을 만들어, 마치 용의 포효와 같은 소리를 낸다.
그러나, 맞은편 코트에는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비밀기지의 입구까지 뻗어 갔다.

퍼억!!

「끄악!」
마침 들어오는 타카하라의 이마에 경쾌한 타격음을 냈다.
「안면 세이프인가」
「아웃이야! 아니 지금 그건 뭐야! 왜 놀러오자마자 탁구공에 맞는 건데! 돌아가라는 거야?! 나 멘탈 그렇게 강하지 않으니까 울면서 돌아갈 거야!」
이마에 탁구공만한 붉은 부기를 만든 타카하라가 화내듯 소리를 높였다.
「미안, 악의가 있던 것은 아니야. 다만……」
「다만?」
「피하지 못한 네 잘못이지」
「미안 좀 해라!」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뒤에 붙는 말로 의미가 없어졌잖아!」
타카하라는 이번 여름방학, 카토 할머니의 유품 정리를 위해 섬에 온 도시 사람.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그건 깊이 묻지 않는다.
누구에게라도 남에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한두 개쯤 있는 법이니까.
「그보다, 조금 전 오의 새로웠네? 처음 들었어」
그는 자주 내 특훈을 함께 해 주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기술에 위화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건 오의가 아니고, 필살기다」
「……? 다른 거야? 확실히 필살이라고 말했었는데, 뭔가 애들 같네」
「당연하지」
나는 일본식 펜홀더 라켓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애였을 때 생각해낸 기술이니까」
「……? 사정이 있는 거야?」
「그런 호들갑스러운 건 아냐. 다만……」
타카하라가 이 타이밍에 온 것에 뭔가 의미가 있다면.
말해도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타카하라를 똑바로 쳐다봤다.
「조금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을래」
「으, 응?」
「내가 왜 탁구를 하고 있는지를」
「오, 그건 재밌겠네. 네가 이만큼 탁구에 빠진 이유는 궁금했었어」
「그런가」
티없이 웃는 타카하라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나는 다시 손에 쥐고 있는 라켓을 바라봤다.
「어느 남자애 이야기야」
「응응」
「그 녀석은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고…… 허약해서」
「응…… 응?」
「체육시간에 다른 애랑 2인조가 되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그런 녀석이었지」
「잠깐」
타카하라가 이쪽으로 손바닥을 향하며, 내 말을 가로막았다.
「왜 그러지?」
「그 이야기 전개, 어디서 들은 기억이 있어. 아니, 약간 다르지만…… 확인해 보는 건데, 이거 료이치 이야기 아니지?」
「아니. 내 이야기다」
「그래……, 이야기 끊어서 미안해. 계속해 줘」
「좋아,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확실히, 그래, 그녀는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가 버린 거야」
「잠깐」
다시 타카하라가 손바닥을 향하며, 말을 가로막았다.
「뛰어넘었어. 중간에 엄청나게 비약해서 꽤 중요한 스포일러까지 당했어」
「음? 그런가, 말하고 싶은 기분만이 앞서나가 버렸나 보다」
「체육시간에 다른 애랑 2인조가 되는 것도~ 하는 데까지밖에 얘기 안 했으니까」
「그랬구나, 미안하다. 어쟀든 그 녀석은 내성적이고 허약한 부끄럼쟁이였어」
나는 옛날을 그리듯 눈을 감는다.
「초등학교에 도서관이 있어서 말이야. 여름방학에도 밖에서 안 놀고 거기에 틀어박혀 책을 읽는 그런 녀석이었어. 친구라고 부를 만한 녀석도 없었지」
문득 보니, 타카하라가 머리를 감싸며 신음하고 있었다.
「왜 그래?」
「으…… 응, 뭐 됐어. 계속해 줘」
「응, 거기서 여자애를 알게 된 거야. 비슷하게 내성적이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지」
「조금씩 책 이야기라든가 이야기하게 된 거야. 그래서, 몰래 친구라고 생각하게 된 거겠지?」
「그 말대로야.…… 이야기한 적 있었나?」
「아니, 신경쓰지 마」
「어쨌든, 나는 조금은 학교가 즐겁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나는 기억에 남은 초등학교 시절을 깊이 떠올렸다.
그 날도, 나와 그녀는 도서관 안쪽 자리에서 서로 마주보며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저기, 카노 군」
갑자기 부르는 소리에, 대답 없이 고개만 들었다.
「책만 읽으면 지루하지 않아?」
「그치만,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니까……」
「그렇긴 해도, 모처럼 같이 있는데 조금 아깝잖아」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나쁜 짓, 안 해볼래?」
「나쁜 짓? 그건 하면 안 되는 거니까 안 하는 게 좋은 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그니까 즐거운 게 아닌가 싶어」
「……뭐 할 건데?」
내가 이야기에 따라온 게 기뻤는지, 그녀는 지금껏 보인 적 없는 웃는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 다시 그 안에 있는 지우개를 쥐었다.
「에헤헤, 지우개 튕기기」
그것은 학교 쉬는 시간, 남자애들이 떠들썩하게 하던 놀이였다.
룰은 단순해서, 책상 위에서 자기 지우개를 손가락으로 튕겨, 상대 지우개를 책상에서 떨어뜨리면 끝이었다.
자신들의 실력으로 노는 클래스를 나누어 「프로급」은 지우개를 떨어뜨리면 그 지우개는, 떨어뜨린 상대의 것이 된다고 하는 엄격함.
그 중에는 새 지우개를 한 번의 시합으로 빼앗겨, 울상을 짓는 녀석도 있었다.
내성적인 나는, 절대는 아니지만 그렇게 떠들썩한 곳에 섞이는 일은 할 수 없었다.
그러네도, 즐거울 것 같다며…… 먼발치에서 보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도 같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의 마음은 두근거렸다. 쭉 해 보고 싶었던 놀이였으니까.
「좋아, 해 보자」
나도 필통에서 지우개를 꺼내 책상 위에 두었다.
「그치만 조용하게 하자. 여기는 도서관이니까」
「물론이지. 나쁜 짓은 몰래 하니까 즐거운 법인걸」
그녀는 윙크를 하면서 자기 지우개를 책상에 두었다.


「지우개 튕기기라, 그리운 놀이네」
타카하라가 그립다는 듯 말했다.
「도시에서도 하는 거야?」
「그건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해 보는 놀이 아니야?」
「그렇구나, 도시든 섬이든 어릴 때는 다 같다는 건가」
「응, 근데 우리는 손가락으로 튕기진 않았어」
「그럼 어떻게 지우개를 움직인 거야?」
「노크식 볼펜 위 부분으로 튕겼어. 안쪽 용수철을 이중으로 해서 위력을 높이거나 하면서 안 보이는 부분을 개조하곤 했어」
「메카닉급인가」
「토리시로 섬에서는 그렇게 말해?」
「일부 부자들에게 허락된 클래스야. 주로 토쿠다나 그 무리 애들이 했었지」
「아, 토쿠다 스포츠의 걔 말이구나」
「어쨌든, 그런 조그만 놀이가 즐거웠던 거야. 모두가 평범하게 하고 있었던 걸 우리는 하지 못했으니까」
거기까지 말하고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않았지……」
「무슨 일 있었어?」
타카하라의 물음에, 나는 또 먼 곳을 바라보며 어린 날의 일을 떠올린다.


학교 책상보다 넓고, 그 위에 광택 가공까지 한 도서관 책상은 지우개 튕기기를 더 격렬하게 해 줬다.
약간의 힘으로도 잘 미끄려졌다.
학교에서 다들 하던 것보다 즐거워 보였다.
아니, 즐거웠다.
그래서, 두 사람 다 너무 열중해 버렸다.
「받아라~~~! 드래곤 슬레~~~이브!」
「으아아아악~~~! 내 지우개가 두 동강 나다니~~~~!」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하세요!!!」
사서 선생님에게 엄청 혼났다.


「우리는 울상이 되어 함께 사과했어」
「그야 도서관에서 소리치면 혼나지. 근데, 드래곤 슬레이브가 여기서 나온 거구나. 지우개가 두동강이 난다니 뭔 기술이야? 정말 지우개 튕기기 맞아?」
타카하라가 놀라움 반, 흥미 반이라는 얼굴로 물어본다.
「애들 놀이야. 필살기 이름을 외치면 강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겠지」
「아니, 그치만 지우개가 두 동강이 났다며?」
「어느 이상 힘을 받으면 지우개 같은 건 간단하게 접히겠지. 결국 그런 거야」
「응? 으으음……? 그런 거야?」
내 설명에 타카하라는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다.
「어쨌든 우리의 지우개 튕기기는 그걸로 끝나 버린 거야. 그리고 또 함께 책을 읽는 날이 계속됐어」
나는 기억에 남은 초등학교 시절을 또 깊이 떠올렸다.
그 날도, 나와 그녀는 도서관 안쪽 자리에서 서로 마주보며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저기, 카노 군」
그녀가 부르는 말에, 대답 없이 고개만 들었다.
「책만 읽으면 지루하지 않아?」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고, 전에 시끄럽게 하다 혼난 지도 얼마 안 됐잖아」
나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긴 해도, 모처럼 같이 있는데 조금 아깝잖아」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또 나쁜 짓, 안 해볼래?」
「지우개 튕기기는 이제 안 해」
「좀 더 나쁜 짓」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가방에서 유리구슬을 몇 개 꺼냈다.
「이거라면 약간의 힘으로도 책상 위를 구르니까 조용하게 대전할 수 있어」
나는 눈치채야 했다.
그녀는 '좀 더' 나쁜 짓이라고 했었다.
즉, 지우개 튕기기보다 더 나쁜 짓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녀가 제안하는 게임이 신경쓰였다.
즐거울 것 같았다.
「……딱 한 번만이다」
그렇게 대답한 나에게, 그녀는 정말로 기쁜 듯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구슬 대결은 눈 깜짝할 새에 최고조에 달했다.
「받아라~~~! 드래곤 슬레~~~이브!」
「으아아아악~~~! 내 손톱이~~~~~~~!」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하세요!!!」
사서 선생님에게 엄청 혼났다.


「우리는 울상이 되어 함께 사과했어」
「또 드래곤 슬레이브가 나왔어? 지우개를 두 동강 내는 기술 아니었나?」
「내 손톱이 두 동강 났지」
「아아아아아악~~~! 아파 아파! 상상하게 하지 마!」
「어쨌든, 우리는 또 선생님께 사과했어. 특히 나는 울면서 사과했지」
떠올리는 것만으로 그 때의 아픔이 되살아난다. 나는 살짝 오른손의 집게 손가락을 잡았다.
「한 번 더 소란스럽게 했다간 출입을 금지하겠다고까지 했으니까 말이야」
「그야 그렇지」
「그래서 얌전히 책을 읽기로 했어. 근데 그녀는 또, 책만 읽으면 지루하지 않아? 하고 말을 걸어왔지」
「그 애는 학습 능력이 없는 거야?」
타카하라가 확실히 기가 막힌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응, 완전 동감이야. 물론 나는 거절했어. 지우개 튕기기도, 구슬치기도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했는데?」
「그녀가 나에게 보여준 건 오래된 탁구공이었어」
「아, 여기서 드디어 탁구랑 연결됐네」
「훗…… 탁구라고도 부를 만한 게 아니었어. 룰조차 제대로 몰랐으니까」
나는 그 때의 일을 다시 떠올리듯, 앞에 있는 탁구공을 잡았다.
「넓은 책상을 코트로 삼아, 네트 대신 책을 세우고, 라켓 대신 책을 썼어」
「……도서관에서 생각해낼 수 있는 최악의 놀이네……」
「응, 격렬했지」


콩…… 따콩, 콩…… 따콩

「카노 군, 랠리가 계속 이어지네」
「응, 잘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아」
「그럼, 조금 진심을 내볼게?」
「바라던 바야」
「받아라~~~! 드래곤 슬레~~~이브!」
「아아아아아아악~~~~! 선생님의 안경이 두 동강 나다니~~~~!」


「우리는 뛰어 도망쳤어」
「최악이라고 할까, 완전 나빴네……」
「훗…… 어리니까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도서관이라는 휴식처를 빼앗겨 버렸어」
「아니, 완전 자업자득이잖아. 무슨 피해자인 척 하는 거야」
「하지만, 계기라는 건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거였어」
「……?」
「다음날, 우리는 교무실에 불려 갔어. 거기서 들었어. 탁구를 하지 않겠냐고」
버리는 신이 있으면 구해 주는 신도 있는 법(捨てる神有れば拾う神有り).
우리의 랠리를 보고 가능성을 느꼈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건 처음이었던 지라,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렇지만, 자신들을 봐 주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기뻤다.
나와 그녀는 기쁘게 승낙했다.
우리에게 있어 있을 곳은, 도서관에서 체육관으로 바뀐 것이다.


학교의 체육관에서는 섬 사람들의 레크레이션으로 탁구를 하고 있었다.
노인들이나 주부들이 서로 즐겁게 탁구공을 치고 있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느긋하게 탁구를 즐기고 있는 사람.
근력에 의지하며 직선적인 탄도로 랠리를 하고 있는 사람.
그저, 대부분 웃는 얼굴이었다.
「우와~~, 이게 탁구구나」
「우리가 이런 곳에 있어도 괜찮을까」
「초대받은 거니까 괜찮아. 자, 여기 라켓」
「네모져서 쥐기 힘들어」
「펜홀더 라켓이라고 하나 봐」
그녀는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어 라켓을 잡아 보여줬다.
나도 그 흉내를 내며 라켓을 쥐었다.
생각보다 똑바로 손에 고정할 수 있었다.
「탁구, 알고 있었어?」
「아니, 조금 먼저 공부해 봤어. 카노 군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서」
「……내가 탁구 같은 걸 할 수 있을까?」
「해 보면 알겠지. 도서관에서 했던 교대로 치는 그거, 해 보자」
「워밍업이구나」
「응」
처음으로 서는 탁구대. 네트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
눈에 비치는 그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간다~」
「와랏!」
「받아라~~~! 드래곤 슬레~~~이브!」
「그렇게 올 줄 알었어!」
그녀의 행동을 읽고 있던 나는, 곧바로 날아 오는 탁구공에 정확하게 반격했다.
탁구공을 반격해서 칠 때의 경쾌한 소리.
팔에서부터 몸까지 전해져 오는 시원한 충격.
무언가에 눈을 뜬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여태껏 빠져 있던 무언가가 철컥 끼어들어온 기분이었다.
「잘 하네, 카노 군! 이얍~~~~~!」
「아니! 아직이다!」
콩! 콩! 콩! 하고, 탁구공을 라켓으로 서로 계속해서 받아 넘겼다.
하지만, 여기 우리는 아직 제대로 룰을 이해하고 있지 않았다.
탁구공을 탁구대에 바운드 시키지 않고, 그저 반격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고 있는 것은 탁구 도구를 쓴 하네츠키.
하지만, 그런 시합을 섬의 어른들은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우선은 즐겨라.
그렇게 가르쳐 주었다.
그 즐거움 속에, 경기의 룰을 더해 간다.
서브를 칠 때는, 우선 자기 테이블에 원 바운드 시키는 것.
탁구공을 반격하는 건, 테이블에 원 바운드 되고 나서
그저 받아 넘기기만 했던 것에 비교하면, 생각하면서 치는 것이 늘어갔다.
그렇지만, 바운드 시켜야 하는 것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라 생각할 수 있게 가르쳐 주었다.
탁구공에 강력한 회전을 더하면서 바운드 한 후의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엔 어느 정도 회전을 넣어야 하는가 하는 전략도 생겨난다.



「필살! 드래곤 슬레~~~이브!」
「윽!!」
그녀의 말도 안 되는 곡선 궤도의 드라이브 스매쉬는 바운드 할 때마다 다른 방향으로 날아 간다.
도저히 내 라켓으로는 따라갈 수 없었다.
「후후, 이걸로 98연승! 더 할 거야?」
「다, 당연하지!」
재능이라고 하는 걸까.
올바른 룰로 탁구를 시작하고 나서, 나는 그녀에게 한 번도 이길 수 없었다.
「이얍~~~~! 드래곤 슬레~~~이브!」
「으아아아아악!」
「자, 99연승~~~~!」
「하, 한 게임만 더! 부탁한다!」
나는 라켓을 꽉 쥐면서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으음, 그치만 조금 지쳤네」
「그렇담 지금이야말로 찬스!」
「우와, 이럴 땐 전력을 다한 너를 쓰러트려야만 승리의 가치가 있다든가 그런 거 아니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예의겠지」
「멋진 대사인데, 멋이 없네」
그녀는 약간 굳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좀 안 쉴래?」
「알겠어. 그치만, 네 체력이 다 회복되지 않을 정도로 부탁해」
「아하하, 정말 이기는 데 필사적이네」
그녀는 웃으면서,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호흡을 정돈하듯이 천천히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카노 군은 역시 남자 아이네. 요즘 체력 차이를 느껴」
「나는 그저 지고 싶지 않아서 혼자 특훈을 하고 있을 뿐이야」
「그렇구나, 그치만 역시 남자애랑 여자애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
「그치만, 나는 아직 너에게 이기지 못했어」
「나도 필사적이니까. 카노 군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기분으로 가득해」
이기고 싶은 기분과 지고 싶지 않은 기분.
어느 쪽이 승리로 이어지는 걸까.
적어도, 내가 이기고 있지 못하는 이상, 지고 싶지 않은 기분이 강한 걸지도 모른다.
「후후, 킥킥」
「왜 그래? 갑자기 웃고는」
「아니, 왠지 신기하다 싶어서」
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눈으로 체육관 밖을 보았다.
「도서관밖에 있을 곳이 없었는데, 이렇게 몸을 움직이며 즐거운 기분이 되어 있어」
「응, 그건 나도 그래」
「카노 군과 함께니까 즐거운 걸까」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조금 붉은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너무 당황해, 제대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솔직할 수 없었다.
「나는, 지기만 하니까 즐겁다고 할 수 없어」
그렇게 대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렇지만, 이 가슴의 두근거림은 무엇일까.
이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자신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괜히 센 척하려 하고, 무리하게 멋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생각해 버린다.
「나, 카노 군이랑 좀 더 다양한 일을 하고 싶은데」
「다양한…… 일?」
「지우개 튕기기부터 시작해서, 구슬치기를 하고, 지금은 이렇게 탁구를 함께 하고 있어」
「그렇네」
「좀 더, 카노 군이랑…… 콜록콜록……」
「……? 왜 그래?」
「으응, 아무 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승부는 내일 하자」
「뭐라고?」
그녀는 일어서며 심호흡을 한다.
「실은 오늘은 좀 할 일이 있어. 그러니까 승부는 미루자」
「알겠어. 전력을 다한 너를 쓰러트려야만 승리의 가치가 있으니까」
「그거, 좀 전에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기가 막힌다는 듯, 그녀는 어깨를 움츠렸다.
그렇지만, 곧장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저기, 카노 군, 내가 100승 하면 들어 줬으면 하는 게 있어」
「다음 1승은 내가 할 테니까 어려울지도 모르겠네」
「아~, 말했겠다~~」
그녀가 웃고, 나도 웃었다.
우리는 확실히 친구였고, 그리고 그 이상의 이어짐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깨달아 주지 못했던 거야」
아직도 나는 그 때의 일을 후회하고 있다.
무리해서라도 시합을 했어야 했다.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내 목소리가 가라앉은 것에, 타카하라는 걱정한 듯한 표정이었다.
「다음날, 나는 체육관에서 그녀가 오는 것을 기다렸어. 하지만, 오지 않았지」
「안 왔다고?」
「그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나는 그녀가 오기를 계속 기다렸어」
「그 애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말했잖아. 그녀는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가버렸어. 이제, 이 세계에 그녀는 없어」
나는 창 밖을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결국……, 나는 그녀에게서 1승을 이뤄내지 못했어」
「그래서야?」
「뭐가?」
「그 이후로 쭉 탁구를 해서, 언젠가 그녀에게 이름이 닿도록」
「그래……, 닿으면 좋겠네」
창 밖의, 좀 더 멀리──, 하늘을 올려다봤다.
타카하라도 헤아려 준 듯, 그 이상 파고들려 하지 않았다.
「하~이, 오? 하이리도 벌써 와 있었구나」
손에 뭔가 쥔 료이치가 비밀기지에 들어왔다.
「료이치? 뭘 쥐고 있어?」
타카하라가 료이치가 쥐고 있는 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헤헤, 라디오야. 모처럼이니까 여기서 들으려고 해서 말이야」
「뉴스야?」
「아니, 시합이야」
타카하라의 물음에, 료이치는 라디오의 전원을 켰다.
튜너의 밴드를 미리 맞췄는지, 곧바로 음성이 흘러 나왔다.
『드래곤 슬레~~~~~이브!』
「아앗!?」
라디오에서 흘러 나온 음성에, 타카하라가 얼빠진 소리를 냈다.
『전국 여자 테니스 대회, 결승전, 1세트를 스트레이트로 잡은 것은 이카루가 레이 선수!』
「하~, 레이 녀석 컨디션 최고네」
「어? 아는 사람이야?」
「레이는 이 섬 출신이고 동갑인데, 벌써 프로 테니스 선수야」
「흐음, 토리시로 섬 출신의 프로 테니스 선수구나」
「초등학교 때 부모 사정으로 갑자기 이사해 버렸지만 말이야. 아, 전학 직전까지는 텐젠하고 탁구 하고 있었다구」
「흐음…… 어?」
「꽤나 얼빠진 아이라서 말야, 부모와 본토에 놀러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가 사실은 이사였다는 이야기야」
료이치의 설명을 들은 타카하라가 의아한 표정으로 내 쪽을 봤다.
「혹시…… 텐젠, 아까 이야기의 그녀는……」
「말했잖아. 이제, 이 탁구의 세계에 그녀는 없다고」
「헷갈리잖아! 의미심장한 기침은 뭐였어! 탁구하다가 갑자기 뭔 테니스야!」
「바보 같은 질문이군. 지우개 튕기기, 구슬치기, 탁구, 세팍타크로까지 갔으면 다음엔 테니스로 가도 이상하지 않지」
「지금 이상한 게 사이에 끼었는데?! 걔, 본토로 가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왜 타이의 국기가 나와? 그보다! 엄청 첫사랑 같은 흐름이었잖아! 이기면 고백 같은 느낌이었잖아!」
「그렇네, 그 당시라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무리다」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나의 행동에 타카하라는 웃음을 띄운다.
무언가 눈치챈 것처럼.
「역시, 이길 수 없었으니까, 그런 거야?」
「아니」
나는 조용히, 그렇지만 확실히 목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리고 타카하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유감이지만, 그녀의 가슴 사이즈는 내 마음에 울리지 않아」
「……어?」
「세월이라는 건 잔혹해. 재능을 길러도, 신체를 성장시킨다고는 할 수 없는 거니까」
「너, 엄청 최악이네……」
타카하라의 경멸하는 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나는 내 라켓을 손에 쥔다.
원래 나는, 내성적이고 허약한 부끄럼쟁이였다.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어, 친구라고 부를 만한 녀석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와의 만남으로 탁구와 만났다. 그 때에 비하면 친구도 생겼다.
작은 계기였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세상을 바꿀 정도의 사건이었다.
그리고, 역시 첫사랑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에게 있어 탁구는 쭉 특별한 것이다.
「그럼……」
나는 기분을 다잡고, 평소 쓰던 라켓을 다시 잡는다.
「오늘도 특훈을 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