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는 어머니가 딸에게 남기는 메시지>
이걸 핵심적인 이야기 소재로 고정하고 20분 영상을 만들어낼 때
관건은 저 이야기를 누구의 시점으로 구성하느냐였다
1. 어머니의 시점으로
2. 딸의 시점으로
3. 제 3자(히나와 요타)의 시점으로
어머니의 시점으로 풀어내는건 최고의 견본이 바이올렛 에버가든에 있었지
본편 주인공인 바이올렛은 어머니 시점의 매개 역할에 불과하다
구성을 떠올려보면, 엄마가 살아있고 아이는 영문을 모르고
마지막에 죽고 난 다음 남겨진 편지가 아이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계절 흘러가는 타임랩스 연출까지 완벽하게 보여주는데
하려고 하면 못할건 없었겠지만 제작진 입장에서 이건 선택하기 싫었던거야
신이된날이라는 작품에 어울리지 않았던거지.
장편 구성의 일부이니 20분으로 완전히 닫히는 에버가든처럼 할 수 없었던 핸디캡도 있어.
그래서 고른게, 히나와 요타 시점에서 시작해서 딸의 시점으로 빠져나오는 구성이었다
히나와 요타가 이자나미가의 문제를 풀어주는데 핵심적인 도움을 주고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에선 히나와 요타가 빠져나오고 이자나미와 아버지의 시점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풀어나간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이어붙이는 구성이 실패의 핵심적인 요인이 되었다.
어떻게든 히나의 존재를 이야기에 각인시켰어야 하지만 (뒷부분의 전개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자나미와 어머니의 관계로도 가족애와 죽음에 관련된 감동을 성사시키고 싶었기에
두 가지를 무리하게 이어붙이려고 시도했고,
결과는 소재들이 전부 다 따로 놀게 되면서 감정선이 빈약해졌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을 때 이번화의 가장 올바른 구성 방식은
오로지 이자나미의 시점으로 시작해서 히나와 요타의 존재를 완전히 지워버렸어야해
그런 다음 마지막에 이르서서야 히나와 요타의 이야기로 다시 빠져나왔어야 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가족의 불화와 자신의 불행에 몸부림 치는 이자나미를 가족 전체가 행복했던 시간을 대비시켜서 계속 보여주고,
사실은 이자나미 자신이 그 불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던 원인이었어야 한다
시작하는 순간 부터 요타는 그냥 슬쩍 이자나미 앞에 있는 배경 정도로 취급해서 블러 처리한 다음 대사 하나 주지 않고
히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조차 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서 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러고는 처음부터 이자나미가 홀로 괴로워 하는 모습을 담았어야해.
어머니의 기일에 아버지 없이 혼자 가족들의 추억의 장소를 거닌다든가
행복했던 시간과 대비해서 마을을 거닐다가 그렇게 날이 저물어가고
탈출구 없이 하루가 끝나는 시점에서 갑작스레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받았더니, 거기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거야
본편 5화처럼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얼떨결에 넘어가는게 아니라,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오는 시점을 감정이 고조되는 클라이맥스로 삼았어야한다
관객 입장에서도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그 상황을 절대 예상할 수 없게,
이자마니가 놀라워하면서 어머니의 목소리에 대답하는 순간 오르골 편곡된 오프닝 테마 흘려주고,
이자나미와 죽은 어머니와의 만남이 그 순간 성사된다.
여러가지 못다한 이야기들, 어머니가 없어진 다음의 중학교 생활 고등학교 생활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어머니와 딸의 일상적인 대화가 흐르는 와중에 점차 이자나미의 감정이 복받쳐 올라오고 울면서 기뻐하지만
이 잠깐 동안의 만남은 단 한번 주어지는 기적같은 것으로 어머니의 입에서 이 전화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이제 함께 대화나눌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고하자
이자나미는 그걸 필사적으로 부정하려고 하면서, 떠나지 말라고 말하며
계속 혼자서 가지고 있던 어떤 오해에 대해 어머니에게 소리치듯이 물어야 한다
그것에 대해 어머니는 미안하다고 사죄하고, 자신이 남긴 비디오의 존재에 대해 알려주면서 통화는 끝이 나는거야
그리고 이 시점에서 죽은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온다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어차피 이 세계관에 알맞게 정합적으로 성립될 수 있다는걸 이미 관객은 예감하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 방안에 혼자 있게 된 이자나미는,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 하며 그저 슬퍼한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마지막에 말했던 비디오라는게 뭔지 생각하게 되고 어떤 실마리를 잡아낸 다음 비디오를 발견하게 된다
이자나미는 혼자서 그걸 보게 되고, 뒤늦게 그 상황을 알게된 아버지는 이자나미의 뒤에서 그 상황을 조용히 바라본다.
비디오가 끝나가면서 이자나미는 어째서 아버지가 이 메시지를 자신에게 숨기고 있었고
어머니가 과거에 자신과 했었던 약속을 왜 지키지 않고 떠나갔는지에 대한 이유와
아버지에게 가지고 있었던 실망감 같은 감정들이 사실은 전부 자신을 위한 부모의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고
자신만이 어머니가 죽은 상황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또한 충분히 괴로웠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통화중에, 그리고 비디오에 얼떨결에 내뱉은 마법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자나미가 마침내 깨닫게 되고
울음을 그친 이자나미는 웃는 모습으로 어머니의 상실을 딛고 일어나서 아버지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여기까지가 이제 <상실->재회->다시 이별->재생>의 구조를 완벽히 갖춘 이자나미의 이야기였고,
신이된날의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면 다시 히나와 요타의 시점으로 올라타면서 닫혀야 한다
앞서 히나와 요타의 행동을 보여주지 않았던 게 마지막 상황을 정리하는 부분에서 극적으로 작용해야만해
바로 저 재회 부분에 해당하는 전화가 모두 히나에 의한 것이었다는게 명백히 보여지는 구조인게 중요하다.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히나가 만들어낸 가짜
하지만 어머니가 남긴 비디오는 정말로 어머니가 딸에게 남겼던 메시지
이 하위구조가 명백히 밝혀지면서 마지막에는 그 위에 있는 히나와 요타의 이야기로 포섭되어야 하는거다.
이자나미에게 걸려온 어머니의 전화는 당연하게도 히나의 능력이었고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면서 히나의 정체가 은연중에 제시되고,
요타는 히나에게 어째서 어머니와 관련된 일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건지 묻게된다
본편과 같이 히나는 정확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얼버무리면서 넘어가지만
어딘지 애틋한 표정을 짓고 무언가 히나에게도 어머니와 관련된 과거가 남겨져 있다는 암시를 보이면서 이번화 끝.
이런 구성이 본편과 확연하게 다른 점이 무엇이냐면 히나의 행동이 더욱 더 직접적으로 이자나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목소리를 연기해서 이자나미에게 구원을 주고, 비디오를 직접 밝혀내서 이자나미에게 보여주고
그 모든게 히나의 노력과 의지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마지막에 와서 한꺼번에 밝혀주면
이자나미의 이야기는 그것 그대로 감동적이게 닫힐 수 있었고, 이자나미를 도와주는 히나의 이야기도 그대로 자연스레 이어지면서
이 신이된날이라는 작품의 서사 구조가 지금보다 더 강하게 지지될 수 있었을거 같다.
이자나미의 이야기인줄 알았던 것이 사실은 그것보다 더 큰 히나의 이야기안에 포함되어있는 구조라는게 명확히 보여지면
그 자체로도 뒷부분에 이어지는 감동적인 장치가 될 수 있었을게 분명하다.
내 생각엔 제작 연출 하는 사람들도 그런걸 하고 싶어하는거 같은데, 뭔가 밋밋하고 하나 같이 부족하다.
사실 3화랑 4화도 다 그런 역할이 부여된 에피소드인데 마작 변호사는 도대체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이자나미 에피소드가 이게 끝이 아니겠지..? 설마
이자나미만의 메인 에피소드는 이걸로 끝이고 아마 라면가게 선배와 아픈 어머니, 마작 변호사쪽 여기도 분명 어머니와 관련된 것 변호사가 어머니인지 딸쪽인지는 잘 모르겠음, 이자나미와 죽은 어머니, 그리고 그 하늘색 머리 해커도, 아마 그 여성 CEO도 마찬가지, 이런 식으로 병렬적으로 구성되면서 같이 세트로 히나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토대로 뭔가 하긴 할듯. 이자나미 메인은 아마 맨 끝에 요타랑 이어지는걸로 나오지 않을까. 1화 고백하는 그 언덕씬 배경 엄청 공들여서 만든거 보면 그 구도 그대로 다시 마지막에 쓸거 같음
님이 마에다하는게 나을듯 ㅠㅠ
저는 다마에가 되겠어요
마에다 로각좁
마에다는 지금 스레 보고 울고 잇음..
본인들도 자각하고 있지 않을까 이번화가 많이 미흡하다는 것을 - dc App
이거 뭐 이 정도로 뻔하게 못 만들었으면 아마 콘티 단계에서부터 뭔가 좀 어설프다는 느낌 있었을거고 영상 완성된 시점에서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그냥 적당히 감동적인 만큼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으로 강행했겠지만 진짜로 색입혀지고 음악들어가고 방영되는 완성본 보게 되면, 제작진이고 마에다고 정말로 감동적인 작품이 어떤 것들인지 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걸 괜찮다고 생각할리가 없긴 할듯.. 마에다 이번화 보면서 반응 보고 상당히 괴로워 할듯. 이건 절대 마에다가 기대하던 그런 수준이 아니니까
이게 그러면 오히려 의도된 거라고 행복회로 굴리면 어떤 식으로 이해하면 될까? 말이 안 되는 거긴 한데 너무 아쉬워서 그래
이번 화 이자나미 이야기말고 마에다가 진짜 감동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뒷쪽 본편의 핵심적인 구조는 미궁임. 오프닝 엔딩 같은 걸로 별에별 정보를 다 노골적으로 흘리고 있으니까 유추 정도야 해볼 수 있겠지만 정확하게 뭘 하려고 하는건지는 감도 안옴. 애초에 마에다 입장에서 이번화가 그렇게까지 힘을 주고 가는 부분이 아니었고 뒷쪽에 정말 뛰어난 소재와 연출이 있다면, 그 중요한 파트 들어가선 연출콘티 제작진도 다른 사람이 맡을테니까 작품 전체가 어떻게 될지는 사실 뒤에 가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거 같음. 지금 이런 장르 맨날 보던 팬들도 생각조차 못한 무언가가 있다면 감동적일 수 있을거 같음.. 뭔가 있긴함 아직
마에다는 나같은게 상상도 못해낼 만큼 대단한 이야기 구조를 몇 편이나 만들어 냈던 사람인데 뭔가 애니메이션 만들기만 들어가면 연출 구상이 잘 안되는건지 어설픈 모습들이 계속 드러나게되네. 내가 적은 것도 전부 마에다라면 뻔하게 알고 있을만한 것들인데. 내가 추측하기에는 이건 뭔가 마에다가 항상 악순환에 빠지는거 같다. 이야기 핵심 구조가 떠올랐다 이걸로 작품을 만들자 -> 1쿨로 압축시킨 애니메이션 각본 이야기 배분에 자신이 없음 -> 애니메이션 회사 사람들 여럿이 각본 만들기에 참여함 -> 이런저런 의견을 수용하긴 하는데 점차 뭐가 정말로 좋은 구성인건지 본인도 잘 알기 어렵게됨 -> 감독을 비롯한 TVA 제작진도 진짜 감동적인거 만들어 내기엔 역부족이라서 뭔지 모를 에피소드들이 연이어 나옴
와 이거 ㄹㅇ 맞말이다 100% 이자나미 시점이었으면 느끼는게 완전 달랐을듯
ㄹㅇ오져따리 오져따 님이 마에다 해야할듯
이야 괜찮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