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감동적으로 잘만들었다 이 장면..
이번에는 농담 하는게 아니라 진짜니까 일단 한번 이야기를 들어봐라..
가사곡 흘러나오는 마지막 장면이 처음 볼때도 상당히 묘한 느낌이었는데
왜냐면 그냥 어처구니가 없는 전개인데 뭔가 느껴지는게 있긴 했거든
하루 지나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9화 세세하게 살펴보니까
여기만큼은 꽤나 연출을 잘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대사 자체도 나쁘지 않고 노래의 흐름과 장면이 잘 맞아 떨어져간다
문제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전개와 앞에서 쌓아올린 이야기 자체가 감정을 방해하고 있던 거다..
주인공과 이자나미, 히나와의 관계 이런 것들이 오히려 방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 신이된날이라는 작품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기억 속에도 없으며
유일하게 있는 건 19:20 - 24:12 까지 있는 5분 동안의 짧은 영상이라 강하게 믿으면서 본다면
이 장면이 꽤 잘 만든 장면이란걸 조금은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쁘지 않았다
노래는 좋았다
빗소리 노이즈와 함께 흐르는 건반 소리도 일품이었다
그치만 앞쪽이...
단일씬에는 죄가 없으니까 좌초한 배에서 하나라도 건저야 한다..
저 장면이 클라이맥스로 크게 문제되는 게 아님. 이 애니에 맥락도 빌드업도 없이 저렇게 들어가 있는 게 문제지.. 다른 뭐 기막힌 설정 없이도 썸포 일상만큼만 히나랑 요타가 농밀한 여름방학 보내고 저런 거 나왔어도 감동적이었다
새삼 작품에서 유발되는 감정이란게 얼마나 이야기적인 맥락에도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음.. 그냥 기억 속에 있던거 전부 지워버리고 두 명이 도망치고 고백하고 방해받고 헤어지는 상황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집중해보니까 처음 볼때는 기대할 수도 없었던 종류의 감정이 움직이는걸 느꼈다. 이거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샤를로트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 마에다가 이런 핵심적인 상황에 대한 구도만큼은 전혀 핀트를 못 잡고 있는 건 아닌거 같은데 앞쪽 전개가 우스꽝스러워서 모든걸 방해하고 있다..
당장 엔비 결혼하자도 빌드업만 충실히 쌓아뒀으면 마에다 역대급 명장면으로 남을 수 있었지
그거 어떤 장면이었는지 마지막으로 본게 9년은 넘어서 정확히 기억이 안나긴 하는데, 거기도 결국 앞쪽에서 이어지는 급작스러운 어처구니 없는 전개 때문에 분위기가 흐지부지 해졌었던거 같네. 장면 자체는 정말 좋았는데 말야.. 감정을 강하게 유발시키는건 결국 음악과 연출인데 감정선은 완전히 이야기 맥락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느낌이야.
그러니까 마에다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의 논리적인 개연성 맞추려고 노력좀 하지 말고 감정선 쌓는거나 좀 어떻게 잘 해보라고 마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