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 루트 처음 시작할 때 은근히 걱정이 있었음. 공략집에서 우미루트 진입하는 방법 보니까 아오 루트 타다가 거의 마지막 와서 갑자기 아오 버리는 게 루트 진입 조건이더라고? 아니, 우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고 뭐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뜬금없이 우미 루트 나온다고 하니까, 무슨 아오루트에서 파생되는 찌끄레기라도 되는 건가 싶었음. 그런 찌끄레기 같은 루트가 멀쩡할 것 같진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건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어땠는지부터 말하자면, 섬포 진엔딩, 개별엔딩 포함해서 모든 엔딩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음.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루트들과 달리 에필로그가 없다는 점과 우미와의 즐거운 일상이 부족했다는 정도?


난 섬포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런 엔딩을 원했다고! 뭔가 문제가 있어서 섬으로 도망쳐온 주인공이 섬에서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한 뒤 당당하게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그런 스토리! 딱 우미 엔딩이 그랬음. 사실상 난 이게 진엔딩이라고 생각함. 우미가 엄마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시간여행을 시작한 게 아니라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시간여행을 했다는 방향으로 가서, 진짜 마지막으로 회귀해서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우미 루트가 와야 했다고 생각함. 뭐 키겜의 기적이 다 그랬지만, 솔직히 시로하 엄마는 너무 뜬금없었어. 이렇게 우미는 즐겁게 놀고 하이리는 다른 어떤 루트보다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모습 덕에 훨씬 스토리가 깔끔하게 느껴짐. 프롤로그부터 엔딩까지 기승전결 완벽하잖아?


우미가 하이리 위로해주는 부분하고, 하이리의 전 수영부 애들이 하이리 기다린다고 할 때는 진짜 감동. 사실 나이 먹을수록 자기 힘든 거 남들 앞에서 표현하기 어렵잖아. 근데 우미가 하이리 위로해주는 부분에서 왠지 나도 좀 위로받은 것 같아.... 수영부 애들의 인터뷰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뜨거운 게 있었고 말이야


게다가 마지막에 우미의 "여름에 또 보자"는 멘트까지 완벽 그 자체. 내 마음 속에서는 이미 우미루트가 섬포의 진엔딩이 되어버림


한편으로는, 기껏 우미루트인데 우미와 재밌게 노는 게 좀 부족했다 싶음. 우미와 가까워지는 계기와 개연성은 충분했지만 역시 같이 즐겁게 노는 모습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야


지금 RB시작한 지 얼마 안되서 아오-노미키-우미 루트 탔는데, 남은 2개의 추가 루트 너무 기대된다. 이미 노미키와 우미 루트만으로도 RB를 산 걸 후회하지 않는데, 아직도 즐길 게 남아있다니, 대체 얼마나 알찬 거야?


그리고 요즘 신날 때문에 실망 많이 했는데, 이거 하고 나니까 다시 뽕찬다 키사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ㅋㅋㅋㅋ 떡상 가즈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