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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이크와 인형과 (집필 : 카이)


오늘 마지막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간다.

흑묘정 리더인 카라스바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님들을 가게 밖까지 배웅했다.


카라스바 "감사합니다. 또 오시길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허리를 편 채로 마치 잰 듯 말끔한 45도의 인사는 늠름한 기품마저 느껴진다.

카라스바의 젖은 듯한 광택을 두른 검은 포니테일과, 푸른색을 기조로 한 화살깃 무늬의 소매가 바람에 펄럭였다.

주위는 완전히 어두워져 한낮의 양기가 거짓말 같이 차가운 공기로 변해 있었다.

가게에서 멀어져 가는 손님도 추운 듯 등을 구부리고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겟카 "바깥 기온이 8도라는 모양입니다. 인간은 아직 월동 장비가 필요한 기온입니다"


카라스바 "우리 인형은 숫자로밖에 모르는 거네"


손님을 배웅하는 카라스바 바로 곁에서, 겟카가 작은 몸으로 자신과 같은 크기인 간판을 접어 양손으로 들어 올린다.

보폭을 줄이며 능숙하게 밸런스를 잡아 점내로 향한다.


카라스바 겟카? 간판을 치우는 건 하이자쿠라가 할 일이잖아?”


겟카 "하이자쿠라는 새로운 비품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카라스바 "그 아이도 정말~......"


이마를 누르면서 카라스바는 몸을 떤다.


겟카 "저런 물건을 가지고 돌아온 카라스바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카라스바 ", 그건...... 언젠가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카라스바는 겟카가 반 쯤 뜬 눈으로 보내는 시선에 겸연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겟카 "하지만, 그 생각에는 찬성입니다."


한순간 눈매가 부드러워졌다.

그에 이끌리듯 카라스바도 조금 표정이 풀어지----......려고 했지만, 곧장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카라스바 , 일단, 직무 태만은 문제야. 흑묘정에서 일하는 인형이라면 규정은 지켜야 해."


그렇게 말하면서 눈매에 힘을 주더니, 발길을 돌려 흑묘정 점내로 성큼성큼 걸어 갔다.


카라스바 "하이자쿠라!"


카라스바는 폐점 중 손님이 없는 것을 염두하고 평상시라면 하지 않을 기세로 가게 문을 활짝 연다.

도어벨이 짤랑! 하고 큰 소리로 울렸다.


하이자쿠라 !”


가게 안에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니다. 벚꽃으로 보인 것은 기모노 소매에 그려진 무늬였다.

사람이 없는 점내에서 신참 자율인형 하이자쿠라가 마이크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카라스바 “.........”


하이자쿠라 “.........”


잠시 시간이 멈추고--...... 하이자쿠라 등에 붙어 있는 쥐색 배낭에서 솟아오른 연돌이 펑하고 증기를 내뿜는다.


카라스바 "-----, 폐점작업도 하지 않고 뭘 놀고 있어!"


하이자쿠라 ", 죄송해요오~- 재송혜요오~“


하이자쿠라의 양 볼을 볼록하게 잡아당긴다.

흑묘정에서는 낯익은 광경이었다.


하이자쿠라 "...... 흑묘정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생겨 참을 수 없어져서......"


카라스바 "딱히 이건, 널 위해서 설치한 게 아니야"


하이자쿠라 "~......"


겟카 "거짓말입니다"


하이자쿠라 "?"


간판을 들고 점내로 돌아온 겟카가 태연하게 말한다.


겟카 하이자쿠라가 노래에 흥미를 가진 것을 알고, 카라스바가 오너에게 신청한 물건입니다."


카라스바 "잠깐! 겟카!?"


하이자쿠라 "카라스바 씨~"


얼굴을 새빨갛게 적시고 당황하는 카라스바.

반면 하이자쿠라는 유리색 눈동자를 빛내며 카라스바를 올려다보고 있다.


카라스바 "나는, 흑묘정에서 조금이라도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받아들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우사미 ", 그렇네. 그러니까 오너도 허가를 내준 것이고"


주방에서, 우사 점장이 타월로 손을 닦으며 나타난다.


우사미 "누구든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협력할 거야"


하이자쿠라 "우사 점장!"


우사미 "하하, 그 호칭, 이제 정착해버렸네."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그다지 싫진 않은 모습이었다.


하이자쿠라 "저기! 노래해봐도 될까요?"


마이크 스탠드를 양손으로 꽉 움켜쥐면서, 하이자쿠라는 우사 점장에게 기대에 찬 눈길을 돌린다.


카라스바 "안 돼, 하이자쿠라. 폐점 작업부터 끝내고 나서야.“


하이자쿠라 "뮤뮷......"


우사미 "한곡 정도는 좋지 않을까? 스피커 시험도 해 두고 싶고.“


카라스바 "점장!"


우사미 "누구든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할 거야"


카라스바 "그 대사 마음에 든거야? 상냥함과 응석받이는 별개야."


우사미 "하지만, 하고 싶은 일에 정신이 팔려 작업이 소홀해질 정도라면, 먼저 시원하게 해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겟카 "합리적입니다."


카라스바 겟카마저!”


자신만이 반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카라스바는 난감해한다.


카라스바 “......한 곡, 한 곡뿐이야, 하이자쿠라.”


하이자쿠라 "!"


우사 점장, 카라스바, 겟카가 보는 가운데, 다시 마이크 앞에 서는 하이자쿠라.


주체할 수 없는 설렘이 눈동자에 드러나 있었다.


하이자쿠라 그럼, 외람되오나 하이자쿠라, 불러보겠습니다!”


하이자쿠라의 인사말을 신호로 겟카가 레코드를 재생한다.

축음기에서 유행하는 가요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카라스바는 가슴 앞에 팔짱을 끼고서, 조금 전과 완전히 달라진 상냥한 눈으로 하이자쿠라를 보고 있었다.


우사미 그러고 보니, 이 마이크와 스피커는 오너의 수배였지만, 어디에서 구했어?”


겟카 "군에서 나온 방출품입니다"


우사미 "......군사용?"


겟카 "그렇습니다"


겟카는 수긍하며 자신의 귀에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우사미 "그렇구나"


그걸 따라 우사 점장도 자신의 귀에 손가락을 찔러 넣는다.

쓰으......하고 하이자쿠라가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하이자쿠라 “~~~~~~~~~



멜로디를 무시한 격렬한 리듬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른다.

그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무조정 군용 스피커에서 파도가 되어 방출되었다.

소리가 가하는 폭력이 점내에 울려 퍼지고, 창문이나 식기가 덜컹덜컹 흔들린다......

귀를 막지 않은 카라스바는 푹하고 배낭에 달린 연돌에서 증기를 뿜으며 쓰러진다.

하이자쿠라는 이를 눈치채는 일 없이, 기분 좋은 듯 계속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지난밤 흑묘정에서 있었던 소음 문제로, 이웃 사람들에게 계속 고개를 숙이는 카라스바의 모습이 보였다던가.


우사미 "일단, 손님들에게 선보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네"


겟카 "기재, 하이자쿠라의 가창력 모두 조정이 필요하다고 건의 드립니다."


하이자쿠라 "?"


이야기 중심에 있을 하이자쿠라만이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