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사항
이 글은 리틀 버스터즈의 가장 중요한 비밀인 '세계의 비밀'을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이는 게임 플레이 전에 미리 알아서는 안 되는 내용에도 해당이 됩니다.
리틀 버스터즈를 Refrain까지 클리어한 경험이 있다면 이 글을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지금 키보드의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시거나, 웹 브라우저를 닫아 주세요.
......마음 한가운데에 큰 구멍이 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 낮에 직장에 있었습니다만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10년도 전에 어떤 사람이 그러더군요.
주인공이 골 하는 게임 엔딩을 보고 며칠 동안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리틀 버스터즈의 세계의 비밀도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마음을 공허하게 하네요.
1. 사실 저는 Refrain 들어가기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Refrain에서는 리키가 죽거나, 린이 죽거나, 다른 친구들이 죽거나 할 것이라고.
(리틀 버스터즈를 몰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 죽이기는 마에다 준의 주특기니까요!!)
그러고 보니 쿠드 루트에서 쿠드가 혼자서 '수학여행 직전에...'라고 중얼거린 것이 생각났습니다. 자연히 이런 생각이 들었죠.
'혹시 리틀 버스터즈 멤버들이 수학여행 갔다가 사고 나서 싸그리 다 죽는 거 아냐?'
'그럼 쿄스케는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 시간을 계속 되돌리면서 사고를 막을 방법을 찾고 있는 건가?'
이런 의문을 품으면서 Refrain을 플레이하다 마침내 '세계의 비밀'에 다다랐는데......
첫 번째 문장은 맞았지만 두 번째 문장은 틀렸군요.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리키와 린만이라도 살리기 위해서'였다니.
2. 돌이켜보니 제가 자만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플레이 중반쯤부터 리틀 버스터즈가 루프물이라는 걸 알아차렸고 그래서 세계관 파악이 80%는 끝났다며 썰을 풀었고,
더 이상 내가 예측 못하는 뒤통수 때리는 반전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진실은 나머지 20% 안에.
3. 리키가 마침내 알게 된 세계의 비밀에서 비슷한 것들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주인공이 꿈 같은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고전 소설 구운몽(九雲夢)이 떠올랐고,
세계 자체가 현실을 본떠서 만든 가상 세계라는 점에서 영화 매트릭스(Matrix)가 떠올랐습니다.
(그럼 '이런 일상이 쭉 이어지면 좋을 텐데'가 파란 약, '이제부터는 강하게 살아갈 거야'는 빨간 약인가?)
누군가가 자신의 소중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같은 시간을 계속 반복한다는 점에서 '쓰르라미 울 적에'가 떠올랐고,
또 동방몽종극(東方夢終劇)이라고 해서, '주인공이 친구가 꾸는 꿈 속 세계에서 살다가 친구의 죽음으로 꿈이 끝남과 함께 시작되는
세계의 붕괴를 막으려 친구와 대결하고, 그 뒤 현실 세계의 병실에서 친구와 재회'라는 줄거리를 가진 게임이 있는데 이것도 떠올랐습니다.
가장 비슷했던 건 역시 같은 Key 작품인 Angel Beats였죠. 마사토, 켄고, 쿄스케가 차례차례 사라지는 모습이.
이런 것들이 떠올랐지만 결국 리틀 버스터즈의 세계는 이런 세계들 모두와 비슷하면서, 동시에 어떠한 것과도 일치하지는 않는, 그런 세계였네요.
4. 저는 나츠메 쿄스케의 능력이 어쩌면 예지능력이 아니라 현실조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근거: 린 루트 쪽으로 진행할 때만 학교 식당 직원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
역시 쿄스케의 능력은 현실조작이었군요.
그러면 유이코 루트의 내용도 사실 유이코와 리키가 꿈을 꾼 게 아니라 세계 자체에 버그가 생겨서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이 '계획대로' 짤방은 보면 볼수록 참 절묘하네요.
야가미 라이토는 데스노트를 사용해서 '신세계의 신'이 되었고, 나츠메 쿄스케는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를 조작하는 '신세계의 신'이 되었고.
하지만 라이토는 범죄자로 굴러떨어진 반면 쿄스케는 주인공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친구가 되었으니 실로 하늘과 땅 차이.
5. 그리고 리키가 쿄스케에게 세계의 비밀이 뭔지 물어도 쿄스케가 '안알랴줌'으로 일관하던 게 참 보기 답답했는데, 알고 나니 오히려 이해가 됩니다.
부모님을 잃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리키. 친구들의 도움으로 상처가 아물었는데,
거기에 친구들마저 잃게 된다는 잔혹한 진실을 알려주면 이건 상처 났던 데 또 상처를 내고 소금까지 뿌리는 짓이었겠죠.
그래서 린과 리키가 잔인한 운명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때까지 세계의 비밀을 감추며 같은 시간을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었고.
쿄스케도 제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겠죠.
세계의 비밀을 알게 된 뒤의 느낌과 생각은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Refrain 클리어 감상문을 들고 다시 오겠습니다.
딱 울었습니다 글쓴이의 마음을 알수있는 글이군요,,,
문 풍 당 당 - dc App
8ㅅ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