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코로나 때문에 집에 혼자 있으면서


심심하고 외로워서 미연시라도 해서 외로움 풀자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미연시 구글링하면서 찾았는데


그때 우연히 서머포케 알게 돼서 플레이했는데


트루엔딩 보고 며칠이 지난 지금도 계속 머릿속에 대사 하나하나 맴돌 정도로


여운이 너무 길게 남아서 후기라도 남겨서 마음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씀


마치 주인공이 마지막에 창고 정리하는 것처럼


그리고 제목에도 적었지만 시즈쿠 루트는 제외인데


다른 게 아니라 츠무기 루트가 내 취향에 안 맞았는데


츠무기랑 시즈쿠 루트 쓴 시나리오 라이터가 같은 사람인 거 알고


그냥 스킵하고 나중에 트루엔딩보고 시간 남으면 플레이하기로 해서 제외함


후기 순서는 내가 클리어한 순서대로 적음



1. 우미




가장 맨 처음에 플레이한 루트


왜 굳이 우미가 처음이냐면, 프롤로그 이후에 섬 돌아다니면서 히로인 고르는 부분에서


일부러 료이치랑 텐젠 만나려고 비밀기지만 쳐들어감


왠지 비밀기지 계속 가면 개그엔딩 같은 거 있지 않을까? 하면서


그런데 그런 거 없고 그냥 바로 배드엔딩 직행이더라


다행히 우미 루트로 우회할 수 있어서 우미 루트 처음으로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루트에 비해서 스토리 전개가 많이 심심했는데


그때만 해도 칠영나비니, 루프니 하는 개념을 아예 모를 때였고


그냥 히로인들이랑 노닥거리면서 연애하는 게임인 줄 알어서


오히려 친척 동생이랑 같이 뛰놀면서 여름방학 보내는 스토리라는 게 꽤 마음에 들었음


물론 땜빵용이라 그런지 스토리 사이사이 연결 흐름이 툭툭 끊기는 것처럼 매끄럽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미가 귀여워서 그걸로 다 커버가 됐음


그렇게 초등학생한테 비밀기지 탈환당하고, 자기보다 한참 어린 친척 동생한테 안겨서 울고


예전 수영 실력 되찾고싶다고 친구 뺑뺑이 시키는 등 주인공 수준을 밑바닥까지 보여준 다음에


수영 실력을 되찾더니 갑자기 바로 배 타러 떠나는데


분명 우미도 여름방학에 놀러온 외부인이고, 주인공이랑 같이 배 타고 떠날 줄 알았는데


안 가더라?


뭐야? 우미 넌 왜 안 가냐? 아무도 왜 이상하게 생각 안 하냐? 주인공 넌 우미 안 데려가고 뭐 하냐?


그런 생각 하면서 우미 떠나보내는데


갑자기 우미가 항구에서 사라지는 연출 보고


응? 뭐야? 설마 우미랑 보낸 시간 꿈이었어? 알고보니 다 환상이었던 거임?


하면서 머리에 물음표 띄우면서 우미 루트 끝냄


그리고 중간에 우미가 아빠랑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아, 루트 후반 가면 풀리겠구나~ 했는데


그런 거 없고 그냥 우미가 주인공을 아빠로 부르면서 갈등도 흐지부지되고 끝나더라


뭐지? 왜 갑자기 스토리를 이런 식으로 진행시키지? 설마 다른 루트에서 떡밥 풀려는 건가? 혹시 우미가 진짜 주인공 딸이고 도라에몽마냥 미래에서 과거로 온 건가?


에이 설마 그러겠어 ㅎㅎ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뻔하자너~


했는데 그게 맞더라 씨발


난 기껏해야 환상이나 영혼 그런 건줄 알았지






2. 카모메




우미 루트에서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이번엔 본격적으로 히로인 공략해보자 결심하면서


비밀기지 내팽겨치고 여자 꼬시러 섬 탐방하는데


이때 내 마음속 히로인 순위는


시로하>나머지 미만잡이었음


누가 봐도 시로하가 메인 히로인이기도 하고


절대 실패할 리 없는 백발+외톨이 조합이 심장을 제대로 저격해서


당장이라도 시로하한테 달려가서 수박바 물려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시로하 루트 깨자마자 바로 게임 꺼버릴 거 같아서


일부러 마음에 별로 안 드는 히로인 먼저 하고


제일 마지막에 시로하 루트를 하자고 결심함


그래서 나한테 여행가방 끌라고 노예짓시키고 인싸 냄새 풀풀 풍기는 카모메 먼저 공략함


내가 기억하는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둘이 같이 섬에 숨겨진 열쇠를 찾아서 보물을 열자! -> 보물은 섬 외딴 곳에 있는 해적선에 있어! -> 해적선으로 가자! -> "어라? 나 옛날에 카모메랑 여기 와본 거 같은데?" -> 그런데 짜잔! 사실 카모메는 칠영나비였고 주인공이 느낀 데자뷰는 소설이랑 착각한 거였답니다! ->저기 필리핀에 잠들어있는 카모메를 위해 해적선을 만들고 애독자였던 300명명에게 편지를 보냅시다! -> 우와! 섬에 100명이나 와줬어! -> "출항!" -> 열린 결말


대충 이런데


솔직히 말해 당시에 카모메 루트 플레이할 때만 해도


다시 우미 루트 하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정말 구렸음


이유는 많은데 그중에 가장 큰 이유 몇 가지만 뽑으면


카모메란 캐릭터 성격 때문인지 내 기준에서 대화가 살짝 지루했고


옛날에 주인공이 섬에 온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소설 내용을 착각한 거다! 라는 반전이 신선하긴 했어도


막상 그렇게 생각하고 돌아보니까 주인공이 소설을 현실이랑 착각한 망상병 환자로 보이기 시작했고


분명 편지를 300명한테 보냈는데 마지막에 해적선 출항할 때 무려 100명이나 되는 사람이 모여있다는 걸 보고


씨발 이게 말이 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ㅈㄴ 빠갬


물론 위에 있는 단점은 개인적인 거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가장 큰 문제점은 갑자기 카모메가 사라지더니


사실 카모메는 칠영나비였다는 사실이었던 거


사실 다른 루트(아오, 시로하, 시키 등)를 먼저 플레이하고 이런 반전이 나왔으면


"와.. 카모메가 칠영나비가 사람으로 구현된 존재였구나.. 오..." 하면서 놀랐겠지만


그때 난 칠영나비는커녕 이게 판타지인가? 우미가 갑자기 사라진 건 그냥 연출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했기에


개뜬금포로 나온 칠영나비를 보고 어이가 털릴 수밖에 없음


그 상태로 마우스 누르면서 대화창 보니까


텍스트 바로 오른쪽에 나비 한 마리가 펄럭이면서 날고 있더라 씨발..


아.. 그래.. 나비.. 있었지... 응... 로고에도 있었지.. 참..


하면서 거의 영혼 빠진 상태로 플레이하다가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주인공이 섬으로 돌아오는데


거기서 카모메 만난다고 배 출항~ 하는 열린결말로 끝난 거 보고


남아있던 영혼이 칠영나비가 돼서 그대로 '우미'해버림


그렇게 빌드업을 쌓아놓고 이렇게 열린결말로 끝낸다고..?


그리고 갑자기 배 출항시키는 건 뭔데? 이거 작년 여름에 임시로 렌탈한 거 아니었어..? 내가 잘못 알았나..?


그렇게 '우미'한 상태에서 에필로그 끝나고 "뜨르르른~" 하면서 'Key'로고 떠준 다음에


메인화면에서 우미 포함 카모메 사라져있는 거 보고


설마 여기 있는 히로인 전부 '칠영나비'인 거 아니야?


사실 레이튼처럼 섬 주민 전체가 칠영나비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환상이어서 시로하도 사라지는 거 아니야..?


하는 두려움에 떨면서 다음 루트를 플레이함




3. 아오





이상하게 우미랑 카모메 루트를 거치면서


히로인이 아니라 자꾸만 조연(텐젠, 료이치, 노미키, 아오)에게 관심이 갔는데


얘네들 대화 들어보면 진짜 친구 같고, 여름방학에 친구끼리 노는 느낌이라서 너무 좋았음


그래서 깨진 멘탈을 치유받을 겸 가볍게 즐기자는 마음에서


이번에는 토리시로 섬의 최강 섹드립좌 아오 루트를 플레이하기로 함


처음 아오 루트 진입할 때만 해도


"얘는 딱 봐도 개그캐니까 우미 루트처럼 가볍게 여름방학 보내는 느낌이겠지? 빨리 아오가 섹드립치는 거 보고 싶다~"


하는 마음으로 플레이했는데


갑자기 무녀복 입은 아오가 나오고


아오 위에 앉은 카모메 보고 띠용?????? 했음


와! 카모메! 네가 거기 왜 있어!


물론 카모메일 리는 없고


아오가 친절하게 칠영나비가 뭔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설명해주는데 그때 바로 깨달음


아, 씨발. 루트 순서 ㅈ박았구나


지금 생각해봐도 어이(아이 아님ㅎ)가 없는데


노미키 루트에서는 칠영나비가 뭔지 아주 대충이라도 설명해주는데


정작 카모메 루트는 그런 설명이 일절 없어서


카모메 루트를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은 엔딩 볼 때까지 칠영나비가 뭔지 알 수가 없는 구조로 되어 있음


그래도 우연히 바로 다음 루트에서 시원하게 설명해주고


아오 때문에 잠든 언니, 아이가 나오고


아이를 깨우기 위해 아오가 고군분투하고


아이를 보조하려고 항상 곁을 지키는 주인공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가 엄청 몰입되고 흥미진진해서


플레이하다 보니 그런 불만은 어느새 사라져있었음


맨날 얼굴 붉히고 야외플레이 좋아하는 얘 치고는 의외로 둘이 평범하게 썸타면서 밀당하는 느낌도 좋았고


아오도 아이처럼 영원히 잠들지 모른다는 떡밥으로 긴장감을 줘서 카모메따위 잊고 완전히 몰입하면서 즐길 수 있었음


근데 중간에 아오랑 주인공이 산에서 떡치는데 솔직히 그 부분은 살짝 몰입이 안 됐음


아니 씨발 언니 깨운다며! 지금 놓치면 또 내년 여름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제사 끝나고 섹스하라고!


했는데 뭐.. 한참 왕성한 시기니까, 언니보다 당장 눈앞에 있는 섹스가 중요할 수도 있지. 그리고 너무 무리하면 힘드니까 떡도 치고 자연공기 피부로 맡으면서 힐링도 해야지 ㅇㅇ 하면서 넘어감


뭐 애초에 섹스하는데 개연성이 뭐가 필요해 그냥 꼴리면 됐지


그리고 후반부에 주인공이랑 아오의 노력으로 언니가 깨어나는데


이상하게 언니 분이랑 대화하면 할 수록 아오보다 아이 쪽으로 더 마음이 기울어지더라


시스콘에 거유, 독설에 녹아내리는 목소리까지


언니가 이런 분이면.. 동생 안 깨워도 될지도..?


이후에 예상했지만 아오는 칠영나비 때문에 무리해서 영원히 잠들고


주인공은 아오 위해서 칠영나비 열심히 찾아다니고


에필로그에서 아오 깨우면서 끝나는데


조금 왕도적이긴 해도 차라리 억지 반전 집어넣는 거보단 낫다 하면서 박수침


그래.. 이거지.. 정말 감동적이야..


분명 처음에 루트 진입할 때만 해도 우미처럼 가벼운 루트여서


맨날 섹드립 날리면서 일상 보내는 그런 루트일 줄 알았는데


막상 좆물보다 눈물이 더 나올 만큼 감동적이고 완벽한 루트였음


근데 아오 루트의 진짜 문제점은 다른 루트를 플레이할 때 생기는데


분명 언니 잠들어서 열심히 깨운다고 고군분투하다가 자기가 잠들어야 할 아오가


어째서인지 다른 루트에선 낮이고 밤이고 멀쩡히 깨어있는데


심지어 노미키 루트에서는 제사 끝나고 있는 참관수업에 멀쩡히 참가하는 장면을 보여줌


처음엔 시나리오 라이터끼리 소통이 제대로 안 된 건가? 싶었는데


다른 루트에서도 산의 제사가 분명히 언급되는 걸 보면 그건 아니겠지 싶엇음


아마 주인공이 있어서 무리를 할 수 있었다 -> 무리를 해서 원래보다 저 자주 피곤해졌고, 때문에 더 잠들었다


이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렇게 되면 아무리 아이를 깨웠다고 해도 주인공 때문에 아오가 잠들고, 주인공이 없었으면 아오가 무리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찝찝했음


근데 이것도 트루엔딩 보고, 내 나름대로 해석하고 나니까 어느 정도 해소되더라. 왜 자기 루트에서 쉴 틈도 없이 잠들던 아오가 다른 루트에선 멀쩡히 깨어있는지.





4. 노미키







어차피 모든 루트를 플레이하기로 결심한 바


시로하 빼고 아무 루트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로리거유 토리시로 섬 웃음벨 하이드로 글레디에이터 (개) 루트를 플레이하기로 함


왠지 몰라도 난 애랑 료이치 둘이 나와서 개그치는 게 너무 재밌더라 볼 때마다 웃음벨임


처음 노미키 봤을 때 첫 인상은


"진짜 개꿀잼이네 엌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이런 물총 들고 설치는 여사친 있으면 진짜 재밌겠다 ㅋㅋㅋㅋㅋ"였음


참고로 여사친 여친 둘 다 없음. 있으면 이런 거 안 했지


비록 여사친은 없지만 노미키는 있으니 괜찮아! 하는 마음으로 노미키 루트 진입했는데


사실.. 노미키는 고아래...


노미키는... 꿈에서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남자랑 길거리에서 무쮸우웅~ 하는 걸 즐기는 변태래..


꿈에서 자기 집에 목재 인형 두고 그걸 자기 부모로 아는 정신병자 환자래...


하면서 충격적인 전개로 이어지는데


그딴 거 모르겠고 난 그냥 노미키 개꼴렸음.


하이리. 키스하자. 무쮸우웅~~


맨 처음에 하이리가 노미키가 나오는 꿈을 꿨을 때


그때만 해도 그냥 개그성 장면인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두 번, 세 번 나오는 거 보고


아 이거 딱 봐도 노미키 꿈이 하이리랑 이어지는 거네 ㅋㅋㅋㅋㅋ 하면서 봄


근데 어떻게 이어지는 걸까? 혹시 노미키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인 걸까?


짜잔! 그딴 거 없고 그냥 칠영나비에게 간섭받은 거였답니다!


뭐야.. 칠영나비.. 사람한테도 나오는 거였어?


이게 영혼 보내기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


사실 칠영나비랑 관련됐을 거란 건 어느 정도 예상해서 딱히 이렇다 할 느낌은 없었음


그것보다 하이리가 꾸는 망상 같은 꿈이


전부 노미키가 꾼 꿈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너무 꼴려서 쥬지가 빨딱빨딱 솟아올랐음


뭐랄까, 우연히 알고 지내게 된 청순하고 예쁘쟝한 누나가


알고 보니 밤에 섹통화하는 걸 즐기는 변태였다는 걸 알게 된 기분?


둘이 끼에에에에에엑 하는 좀비에게 쫓기거나


순찰 돌면서 키스 무진장 한다던가


만난 지 일주일 만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했다는 설정으로 부부생활하거나


아예 빠꾸리 함 뜨고 일어나서 대화한다던가


노미키가 그런 꿈을 꾸고, 그걸 하이리하고 공유한다고 생각하니까


형용하면 안 되는 이상야릇한 감정들이 마구잡이로 솟아올랐음


그렇게 개그성 꿈만 이어지다가


갑자기 노미키랑 같이 섬 소개 기사 쓰던 기자 부부가


사실 노미키의 친부모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어.. 이거 좀 에바 아닌가요?


갑자기? 둘이 친부모였다는 복선을 깔자마자 그걸 1초 만에 바로 회수한다고?


뭐 어차피 친부모가 누군지는 스토리 상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별로 안 거슬리긴 했음


그보다 충격 받은 노미키가 주인공 보고 싶다고 주택침입한 게 더 중요하지


그렇게 풍기를 중요시하는 노미키가 주택침입까지 하면서 주인공 만나러 왔다고..? 아... 된다...


그리고 둘이 마지막에 공유한 꿈은 노미키의 콤플레스를 여과없이 드러내는데


자신이 고아라는 것, 부모에게 버려져서 섬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도움 받으며 자라왔다는 것, 그것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365일 섬사람들을 돕는 한편 언젠가 만날지도 모를 친부모가 자신을 봐줬으면 하는 간절함에 성실하게 살아온 것,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은 친족이 아니라 배척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진 것


그런 노미키가 가진 모든 감정이 꿈에 투영돼서 섬사람들, 심지어 가장 친했던 소년단까지 바로 앞에 있는 노미키를 알아보지 못하고


고아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꿈속 친구들이 노미키를 까내리는 걸 보고, 여태까지 숨겼을 뿐 노미키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힘들게 살아왔는지 체감되는 기분이었음


특히나 남도 아니고 일상 파트에서 같이 즐겁게 지내던 친구들이 그렇게 말하니 노미키뿐만 아니라 모니터 넘어 나까지 충격받아서 더더욱 체감이 잘 됐음


그렇게 멘탈이 가루까지 털려서 바다에서 아연질색한 노미키가


어떻게든 멘탈 붙잡겠다고 집에 가서 자기 엄마랑 아빠 보려고 하는데


플레이한 사람은 모두 알겠지만, 이때 연출이 전체이용가답지 않게 정말 섬뜩했음


검은 목제 인형이 힘없이 벽에 기대어 있는데


그걸 태연히 부모로 인식하고 하이리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노미키 모습이


와.. 이게 진짜 광기구나... 할 정도로 소름 돋았음


이후에 하이리에게 이끌려 방송탑으로 가서 둘이 꿈에서 깨겠다고 떨어지는데


아무리 방송탑이 높다고 해도 떨어지려고 하면 금방일 텐데


둘이 대화하는 거 보면 스카이점프라도 했는지


이미 땅에 머리 박고 뇌수 질질 흘리고 있어야 할 시간에


둘이 서로 껴안고 감동씬 찍고 있어서 살짝 몰입이 안 됐음


근데 꿈에서 깨고 바로 옆에 노미키 있는 거 보고 그런 생각 싹 사라짐


역 요바이라니.. 미춌다 미춌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ㅈ같은 노미키 부모도 떠나보내고


에필로그에서 진로상담할 때 뜬금포로 섬 주민 모두(노미키 부모, 하아리 포함)가 자기 가족이라고 교실에 몰려드는데


음.. 작위적인 건 둘째 치고 왜 진로상담에서 이러는 걸까 대체


차라리 졸업식에서 이랬으면 작위적이어도 감동적이야 이랬을 텐데 진로 상담에서 그런 연출을 하고 있으니 조금 깸


그래도 시로하가 "노미키 언니.. 할래요.." 라고 하는 건 진짜 귀엽더라 세이브하고 가끔 생각날 때마다 로드해서 대사 들음


글 길이 보면 알겠지만 앞에서 했던 세 루트랑 비교했을 때


노미키 루트가 가장 재밌고 몰입되고 마음에 들었음


어쩌면 어느 정도 게임 세계관과 캐릭터에 익숙해지고 플레이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그걸 제외하고 독립적으로 봐도 노미키 루트는 상당히 잘 만든 루트라고 생각함


물론 감동적인 걸 따지면 아오 루트가 더 크지만


재미를 따지면 노미키 루트가 넘사벽이라고 봄


끼에엑이랑 무쮸우웅을 어캐 이기냐고 아 ㅋㅋ


그리고 이후에 다른 루트 플레이하면서


그렇게 착실하고 열정적인 노미키가


사실 밤에 꿈 꾸면서 망상질 하는 변태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더 꼴려서 다른 루트를 플레이할 수록 주가가 오르는 루트였음


지금도 가끔식 심심하면 노미키 루트 들어가서 무쮸우웅~ 하는 거 봄


무쮸우웅~



5. 츠무기






통상 루트에서 처음 대화를 한 순간부터


뭔가 잘못 되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음


무규? 이러면서 등대에서 갑자기 순식간에 내려오는데


설마 너도.. 칠영나비니?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진짜 칠영나비더라


직접적으로 칠영나비라고 안 나오고 곰돌이 인형으로 나오는데


마지막까지 플레이해보니 이 게임에서 뭔가 신비하거나 기적적인 일이 벌어지면 전부 칠영나비였던 거 보면


여행가방+칠영나비 조합해서 만든 카모메처럼


곰인형+칠영나비 조합해서 츠무기 나온 게 아닐까 싶음


나중에 인터넷 찾아보니까 진짜 그렇더만


근데 만약 츠무기 루트를 플레이하기 전에 미리 검색하고 나무위키로 예습했으면


차라리 그게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츠무기 루트는 재미없었음


왜 내가 나무위키를 켜지 않았을까? 이런 루트였으면 차라리 스포당하고 보는 게 더 나았을 텐데


글 맨 위에서도 말했지만 츠무기 루트 플레이하고 시즈쿠 루트 통스킵했을 정도로


난 진짜 재미없게 플레이했음


그래도 분명 마음에 들었을 사람도 있으니까


밑에 내가 주구장창 까대는 거 보기 싫으면 아래로 스크롤해서 넘기는 거 추천


일단 가장 큰 문제 두 가지만 말하면


전개가 미친 듯이 늘어짐 + 그런 주제에 대화도 이벤트도 심각하게 재미없음


일단 전개부터 말하면


초중반은 츠무기의 자아찾기+하고싶은 거 찾기라는 명목으로


파링글스 모으고, 파자마 파티하고, 바닷가 놀러가고 그러면서 우미 루트에 버금가는 일상을 보여주는데


분활되듯 스토리가 따로 노는 우미 루트조차 갈등이 있고 그걸 중심으로 전개하는데


츠무기랑 시즈쿠는 갈등은 없고 허구한 날 등대에 모여서 노닥거리는 거밖에 안 함


차라리 후반에 1년 이벤트 몰아서 하자!를 노래로 대충 넘기는 게 아니라 초반 부분에 넣었으면 재밌었을 텐데


후반에는 시간이 없는지 대충 넘기는 걸 보면 스토리 짤 때 순서를 이상하게 짠 게 아닐까 싶음


그나마 중후반 가면 츠무기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갈등이 생기는 것'처럼' 보여지는데


이마저도 주인공이 "누가 뭐라고 해도 츠무기는 츠무기야!" 이ㅈㄹ하면서 츠무기가 사라졌다는 거만 관심 가지지


정작 츠무기의 정체가 뭔지, 츠무기는 여름방학이 끝나면 대체 어디로 사라지는 건지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로 방관함


이건 시나리오 작가가 여러 명이라서 생기는 문제기도 한데


분명 같은 주인공인데도 시나리오 작가가 누구냐에 따라 성격 차가 크게 생김


아오 루트만 봐도 아오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고 싶어하던 주인공이


츠무기 루트에서는 현실부정하는 것처럼 일상 보내는 데만 집중하니 보는 내가 답답함


심지어 시키 루트의 주인공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초중반에 시키의 정체를 외면하긴커녕 오히려 적극적으로 알려고 했고


후반에 시키가 사라진다는 가능성을 은연중에 깨닫고 부정하지만 끝내 자기 나름대로 최대한 마음 준비를 하는데


츠무기는 츠무기니까 상관없다? 씨발.. 그냥 작가가 어떻게든 스토리 질질 끌어가려고 억지 논리 펼치는 것으로밖에 안 보였음


당연한 말이지만 일상 파트가 많거나 갈등 없이 너무 잔잔하면 절대 안 된다는 건 아님


등대에서 여자 둘이랑 보내는 일상도 나쁘지 않고, 나도 처음엔 그걸 기대하고 츠무기 루트 플레이함


근데 문제가 일상 파트면 떡밥이나 갈등처럼 흥미진진하게 이끌 요소가 없으니까


그만큼 대사나 상황을 재밌게 만들어줘야 할 텐데


대사는 좋게 쳐줘도 중학생 수준의 대화를 못 벗어나고


일상 이벤트는 좁게는 등대, 넓게는 바다까지밖에 못 나가니까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밖에 안 보여줌


처음엔 이게 츠무기라는 캐릭터가 워낙 평면적이고 시즈쿠도 가슴 말고는 이렇다 할 캐릭터성이 없어서 그런건가? 싶었는데


나중에 소년단 애들이 등대 와서 작업 도와주는 거 보고 깨달음. 그냥 스토리 작가 역량이 부족하다고.


텐젠은 탁구광 기믹 어디가고 미.. 미즈오리 센빠이! 만 외치고


료이치는 평범하게 옷을 입고 다니는 신사가 됐고


료이치가 옷을 안 벗으니 노미키도 총을 안 싸서 재미가 없고


아오는 칠영나비를 너무 많이 접해서 뇌가 리셋당했는지 섹드립을 거의 치지 않음


아니 이런 꿀잼 조합을 그냥 파링글스 옮기고 츠무기 찾는 도구로 쓰는 게 말이 됨?


그나마 어떻게든 캐릭터 특징 활용해서 대사에 넣은 부분도


다른 루트랑 비교하면 진짜 개노잼일 정도로, 2차창작으로 썼다고 해도 믿을 만큼 평면적이고 노잼이었음


심지어 나중에 ALKA루트에 보면 츠무기가 시로하랑 우미에게 노래 가르치는 장면 나오는데


분명 츠무기 캐릭터성이나 대사는 그대로인데도 츠무기 캐릭 살려서 웃기는 장면이 종종 나옴


이 루트 쓴 작가가 얼마나 역량이 부족하면, 다른 루트에 나오는 자기 캐릭터가 더 재미있는 게 말이 됨?


특히나 시즈쿠가 츠무기보다 더 큰 문제인데


아예 시즈쿠는 걸림돌이로 취급받을 만큼 존재감 0%에 아무 쓸모도 없음


츠무기랑 주인공이 사귀고 난 후에 틈만 나면 시즈쿠가 "자리 비켜줄까?" 라고 하는데


사실상 얘는 존재해서 걸림돌이인, 존재하는 이유를 모르는 조연인 셈임


당연히 이런 시즈쿠도 ALKA루트 가니까 가슴 기믹 잘 살려서


어린애 앞에서 찌찌 체조하고, 엄마가 돼달라는 부탁에 우미한테 찌찌 먹이려 하고, 파이리(포켓몬 아님ㅎ)한테 가슴 흔들면서 인사하는 등


츠무기 루트에서 쓰지 못한 찌찌 기믹을 극한까지 살리는데


차라리 이런 식으로 개그 기믹을 잘 살렸으면 분위기 환기용 조연이라도 됐지


츠무기 루트 들어가고 얘가 재밌는 찌찌 드립을 친 적을 거의 본 적이 없음


찌찌 바위를 진짜 재밌다고 넣은 걸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깊고 은유적인 뜻이 함유되어 있는 걸까?


이외에 세부적인 거 까고 들어가면 끝도 없는데


묘사가 단순하고 딱딱한 것


주인공하고 츠무기가 사귀는 과정이 3분라면처럼 쉽게 된 것


복선 같은 무언가를 깔아놨는데도 복선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대충 넘어간 것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 세 개고


내가 츠무기 루트 플레이할 때는 속으로 온갖 욕을 해대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깠기 때문에


만약 내가 방송 키고 츠무기 루트 플레이한다?


다음 날 넘어갈 때마다 10분 동안 왜 츠무기 루트가 재미없는지 깔 수 있을 만큼


여러모로 하차가 많은, 옥의 티 같은 루트였음


솔직히 내 취향 캐릭 아니었는데, 차라리 츠무기 루트가 ㅈ박아서 다행이다 싶긴 함


그리고 츠무기 루트 다 플레이하고 난 다음에


시나리오 라이터 누구인지 궁금해서 찾아본 다음에


이 사람이 쓴 루트 거르려고 찾아보니까 시즈쿠 루트도 썼다고 해서


시즈쿠 루트는 통스킵으로 넘기고 나중에 시간 남아돌면 하기로 함


솔직히 트루엔딩 본 지금도 시즈쿠 루트 넘겨서 후회하거나 아쉬운 점은 하나도 없음







원래는 더 쓰려고 했는데


나머지 히로인 루트+진엔딩 루트까지 다 쓰다 보면 새벽 될 거 같아서


내일 나머지 이어서 씀


쓰다 보니 진짜 길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