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글이 너무 길어져서 중간에 끊었는데
오늘 마저 이어서 써봄
아무렇게 휘갈겨 쓰다 보니 오타나 글자 이상한 부분 있을 텐데 양해좀
5. 시키
깔끔하게 노미키 루트 끝내고
이번에는 다른 루트에서 한 번도 등장 안 한 시키 플레이하기로 함
솔직히 말해 시키 첫인상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맨날 만날 때마다 밥 내놓으라고 찡찡대는 거 보면 우미랑 너무 대비됐음
그래도 부에에에에에 하면서 도망가는 건 심장에 위험할 정도로 엄청 귀엽더라
부에에에에에에에~~~
시키 루트는 대충 오니랑 인연,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이 키워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쭉 이어지는 게 엄청 마음에 들었음
처음엔 그냥 중2병 환자라서 오니 칭하는 줄 알았던 시키가
나중에는 진짜 섬 사람들을 산으로 몰아넣는 오니가 되고
너의 이름은처럼 이것도 무스비, 저것도 무스비하며 계속 강조하던 무스비가
마지막에 주인공이랑 시키가 과거에서 재회하게 되는 매개체가 되는데
여태까지 한 루트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완벽한 루트라고 생각했음
특히나 이야기 중반에 사실 시키가 과거에서 온 오니아가씨라고 밝혀지는 부분에서
다른 미연시였으면 개그충에서 진지ㅊ(진ㅈ충이 왜 금지어임 씨발)으로 바뀌어서 캐릭터 성격 180% 달라졌어야 할 텐데
시키는 그런 거 없고 여전히 부에에에에~~ 하면서 성격 유지하는 게 마음에 들었음
부에에에에에~~~~
아오 루트는 감동적이고
노미키 루트는 웃기고
우미 루트는 일상적이라 좋았다면
시키 루트는 감동, 재미, 일상 세 개를 전부 버무려서 오무스비로 만든 느낌임
그리고 솔직히 시키가 과거로 가서 오니아가씨가 된다는 부분 듣고
도대체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땅꼬마가 어떻게 섬사람을 위협한다는 걸까 싶었는데
나중에 CG로 표현된 오니아가씨를 보니 내가 섬사람이었어도 무서워하면서 도망쳤겠다 싶더라
정말 지금 생각해도 감동적이고 여운에 남는 스토리지만
딱 하나 빡치는 건 마지막에 시키 죽어갈 때 주인공이 인공호흡 안 한 거
에이 씨발 설마 죽겠어? 당연히 시키 살아나서 둘이 현재로 돌아가겠지~ 에이 안 죽어~
하면서 행복회로 돌리는데 진짜 죽어버린 거 보고
주인공 이 새끼는 대체 왜 인공호흡 안 한 거지? 하면서 빡쳐함
말할 시간에 어떻게든 살리라고.. 수영부라면서 왜 인공호흡도 못하는데..
그리고 플레이하면서 한 가지 의문 느낀 점은
이렇게 시키가 해일로부터 섬사람 구했다고 해도 어차피 다른 루트에선 섬사람 죽은 그대로일 텐데
왜 시키 루트하고 다른 루트하고 현재에 있는 섬사람 수가 변했다는 묘사가 없는 거지?
시키가 살린 만큼 후손이 생겨서 섬사람이 늘어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것도 아오 루트처럼 트루 엔딩 루트 진입하니까 전부 해소되더라
간접적이긴 해도 트루 엔딩 루트 마지막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독립적으로 때어놓고 봐도 귀여운 히로인, 재밌는 일상, 감동적인 마무리까지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완벽한 루트라 더 이상 할 말이 없음
근데 이렇게 쓰다 보니 갑자기 부에에에에에 듣고 싶어지네
부에에에에에에에에에~~
6. 시로하
다른 루트에서 시로하 볼 때마다
아 빨리 시로하 공략하고 싶다.. 시로하랑 밤에 초등학교 수영장에서 질펀한 야스 한 판 뜨고 싶다..
하고 생각하면서 빨리 시로하 루트 플레이할 날을 기다렸음
시키 루트에서 시로하보다 시키에게 마음이 더 쏠렸지만
그래도 다시 시로하 루트 플레이하면 시로하한테 마음이 돌아가겠지? 싶었음
근데 그런 거 없고 그냥 시키 루트가 최고더라. 시로하 캐릭터하고 별개로 루트 스토리 자체는 별로 내 취향에 맞지 않았음
이유는 딱 하나인데, 아무리 봐도 스토리 전개가 우미 루트처럼 진엔딩 루트를 위한 포석 깔기로밖에 안 보였음
특히 다른 루트에선 멀쩡하게 잘 쓰이던 탁구대가
갑자기 시로하 루트에선 나루세의 저주라도 받았는지 절반이 부서져서 시로하 포함 소년단과 주인공이 새 탁구대 사주기로 하는데
난 이때만 해도 사실 시로하가 부셨고 텐젠을 도와주는 이유가 시로하가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갈 줄 알았는데 그딴 거 없고 그냥 시로하가 착했단 걸로 끝이더라
대체 이럴 거면 중간에 텐젠 탁구대 부러진 건 왜 넣냐고, 아무리 봐도 넣을 거 없으니까 땜빵용으로 넣은 거잖아 씨발..
차라리 주인공이 시로하에게 수영 가르쳐주면서 둘이 썸타는 전개로 갔으면
땜빵용인 거 알아도 달달한 분위기에 취해서 좋았을 텐데
거기다 이야기 중반에 시로하가 주인공이랑 자신이 같이 빠질 거라고 예언하는데
정말 미래예지를 피하고 싶었으면 오히려 주인공이 축제 때 옆에 동반할 게 아니라 그때만 멀리 떨어져있으면 되는데
주인공 이새끼는 뭐 잘못 먹었는지 누가 봐도 빠질 각이 보이는 타이밍에 자진해서 보트에 타서 빠지려고 달려들더라
시나리오 작가도 이건 에바라고 생각했는지 주인공이 독백으로 '운명에서 도망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직접 맞설 수밖에 없다'라고 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텐젠 냅두고 자기가 탄 건 운명에 맞선 게 아니라 순종하고 받아들이는 거 아닌가 싶었음
차라리 옆에 료이치만 있고 텐젠이 없었으면 시로하가 빠졌을 때 바다에 뛰어들어서 구해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식으로 납득이라도 할 텐데
거기다 중간에 갑툭튀로 훗타라는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솔직히 이 캐릭터 아무리 봐도 시로하랑 주인공을 물에 빠트리려고 만든 소모품으로밖에 안 보였음
그래서인지 물에 빠지기 한참 전에, 축제 시작할 때 훗타가 혼자 놀고 있다는 묘사 나올 때부터
아.. 훗타 때문에 주인공이랑 시로하가 빠지겠구나.. 하면서 전부 예상한 채로 보니까 별로 흥미진진하게 느껴지지 않더라
분명 메인 히로인이고, 메인화면에서 당당하게 가운데 차지한 캐릭터인데
이렇게 스토리가 개차반 취급받는 게 말이 되나?
츠무기보다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조연인 노미키보다 더 못한 수준 아닌가?
물론 메인 히로인이 이렇게 대충 취급받을 리가 없고
딱 봐도 트루 루트를 위한 빌드업 깔기라 그렇게 불만은 없었음
그리고 무엇보다 시로하가 귀여워서 그걸로 다 커버가 됐던 거 같음
영함영모해져라~
7. ALKA
모든 히로인(시즈쿠 제외)루트를 클리어하고
에이 설마 이렇게 끝내겠어 ㅋㅋ 방금 내가 한 시로하 루트는 가짜고 이제 진짜 시로하 루트가 나오겠지 ㅋㅋ
했는데 역시나 메인화면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되고
start가 ALKA로 바뀐 거 보고 기대대로 돼서 기뻤음
사실 시로하 루트 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트루엔딩 루트 있을지 긴가민가했는데
시로하 루트가 땜빵용으로 써진 거 보고 '이건 트루엔딩 루트가 없을 리 없다' 했지
그리고 엑스트라 보니까 시로하 루트는 CG가 다 개방됐는데
우미 루트만 아직 CG가 남은 거 보고
이번에는 시로하랑 우미 중심으로 전개되겠구나! 해서 쥬지 빠딱 세우고 들어감
특히나 우미는 다른 루트에서 대놓고 떡밥을 뿌리는데
처음엔 똑뿌러지게 말하고 차오판도 잘하던 우미가
Restart 할 때마다 말이 어눌해지고 요리 실럭도 퇴화하는 거 보고
설마 진짜 루프물인가? 우미가 루프할 때마다 퇴화하는 건가? 아니면 사실 역순으로 루프하는 거고 맨 처음에 봤던 우미가 가장 오래된 우미인가?
하면서 온갖 뇌내망상을 펼친 채로 스토리에 들어갔기에
다른 루트보다 기대치가 하늘을 뚫을 만큼 높아졌었는데
내 기대보다 훨씬, 몇 배는 더 마음에 드는 스토리라서
전부 클리어한 이후에도 몇 번이나 재탕했을 만큼 여운이 남는 루트였음
일단 스토리 순서대로 감상 풀어나가면
처음에 주인공이 이상한 기시감을 느끼면서
분명 처음 왔어야 할 섬 지리를 잘 알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현관에서 우미하고 마주치는데
그렇게 명량하고 활기찬 우미가 마치 유치원 들어간 꼬마처럼
말도 제대로 못하고 주인공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거 보고
진짜 가슴 찢어질 정도로 마음이 아프더라
가장 맨 처음에 같이 여름방학을 보냈던 우미가
이젠 차오판도 못 만들고, 발음도 제대로 못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이 주인공이랑 프롤로그부터 같이 다니는데
덕분에 전체적인 줄기는 이전하고 똑같지만 세세한 부분이 달라져서 같은 프롤로그인데도 보는 재미가 넘쳐났음
거기에 자기를 아빠라고 부르는 우미에게 대신 명칭을 정해주는데
오빠
대디
로리콘
주인님
돼지새끼
오빠 빼고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정신나간 선택지라서
대체 어떻게 전개되려나 궁금해서 전부 일일이 선택지 눌러보고
노미키가 섬내 방송으로 대놓고 수치플레이하고, 노미키 대사 바뀌는 거 전부 확인한 다음에야 스토리를 진행함
난 다른 것도 좋지만 노미키가 대디라고 하는 게 마음에 들더라
돈만 충분하면 물총 얼마든지 다 사주고 싶어
아무튼 어느 때처럼 창고 정리는 내팽겨치고
히로인이랑 노닥거리다가 우미가 갑자기 엄마 보고 싶다고, 엄마 데려오라고 하면서 주인공이 엄마 찾으러 가는데
이때 딱 감 잡음. 아, 시로하랑 주인공이 미래에서 부부 되고 우미 낳아서 우미가 과거로 온 거구나! 그게 아니면 말이 안 되지 아 ㅋㅋ
그래서 일부러 엄마 찾으러 가는 선택지에서 시로하를 제일 마지막에 두고 다른 애들 반응 살피러 갔는데
그중에 시즈쿠 반응은 ㄹㅇ 개웃겨서 갑자기 급호감되더라
아니 이렇게 찌찌 드립 재밌게 칠 수 있던 놈이 츠무기 루트에서는 찌찌 바위 같은 소리나 했다고?
당연히 시즈쿠 포함 모든 히로인(+남자 둘)이 엄마 후보에서 탈락되고
당연한 흐름으로 시로하에게 간 주인공이 엄마가 되어달라고 다시 부탁하고
자기도 부모가 없기에 우미의 감정을 헤아린 시로하가 수박바를 대가로 엄마가 되어주기로 하는데
여기서부터 내 기대치는 천장을 뚫고 하늘로 쭉 올라감
시로하가 우미의 엄마 대행을 해준다고? 그리고 주인공이 아빠고? 와 씨발..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셋이 가족놀이하는 걸 기대 이상으로 많이 보여줘서 기뻤음
하루마다 주인공이 불륜녀 데려와서 다른 루트의 히로인들 활용하는 것도 좋았고
츠무기는 자기가 히로인으로 활약하던 루트보다 더 재밌게 나와서 내 안에서 평가가 반전됨
시로하랑 우미 노래 부르는 거 듣고 정말 곤란해서 개성적이네요~ 하고 웃는 것도 그렇고
흐엥.. 쓰무기 짱.. 저에게는 무리였어요.. 하고 혼잣말 할 때도 그렇고 ㄹㅇ 개뿜음
무엇보다 외톨이에 찐따력 넘치던 시로하가
우미 챙겨주면서 점점 주인공이랑 사이 가까워지는 전개는
서머포켓 전부 클리어하고 다시 그 부분만 몇 번이나 돌려볼 만큼 행복했음
그리고 우미가 날씨 예언하면서 대놓고 루프 떡밥 보여주고
시로하가 저주 받은 힘에 둘이 말려들지 않게 하려고 엄마 역할을 관두고
우미가 주인공에게 자신이 미래에서 왔다는 것, 시로하 가문 여자는 대대로 미래에서 과거로 마음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
모든 떡밥이 한번에 풀리면서 답답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뻥 뚫어줌
거기에 우미가 스마트폰을 언급하면서 주인공이 알아듣지 못하는 묘사가 나오는데
난 막연하게 현실이랑 같은 시간대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섬에 컴퓨터가 하나도 없는 것
주인공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전부 시간대가 옛날이라는 걸 보여주는 복선이더라
그리고 우미가 미래 주인공에 대해 말하면서 자기를 버리고 엄마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쓰레기로 설명하는데
당연히 주인공이 그런 쓰레기일 리는 없고, 혹시라도 우미가 저주받은 힘에 영향을 받을까 엄마에 대해 숨겼었던 거니까
그걸 몰랐던 우미가 과거에서 주인공을 만나고 사실 자기 아빠가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깨달았다고 하는 부분이 마음 아프더라
거기다 스토리 중간마다 대놓고 우미가 칠영나비 흘리고, 그거랑 주인공이 접촉한다는 묘사가 나오는데
당사자인 우미도 자기가 기억 잃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엄마랑 친해지고, 즐거운 여름방학 보내려고 한다고 말하는 게 참.. 목이 맥히더라..
사정을 전부 알게 된 주인공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시로하랑 다시 친해지고
왜인지 훗타 대타가 된 우미를 구해내고 일단 사건이 일단락되는데
왜인지 주인공은 시로하에게 우미한테 들은 사실을 말하지 않고
거기다 아예 까먹었다는 묘사가 나오는 거 보고
뭐야.. 설마 우미 사라지는 거야? 진짜..?
하면서 일상파트 내내 쫄면서 플레이함
거기다 우미가 더 기억상실 해간다는 걸 숨김없이 다 보여주니까
분명 평화롭고 즐거워야 할 일상 파트가 언제 우미가 사라질지 모르는 스릴러로 변했음
그래도 나중에 다 해결되겠지, 분명 주인공이 다시 미래 사진 보고 기억 떠올리겠지, 아니면 그림책으로 우미 떠올리겠지.. 하면서 열심히 행복회로 돌렸는데
그딴 거 없고 그냥 아예 잊더라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안 떠올리냐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인공이 아예 우미 잊어버리고 시로하랑 같이 불꽃놀이 가는데
마지막 잔불처럼 나타난 우미가 주인공이랑 시로하랑 감동씬 찍는데
이때 눈이 핑 돌면서 눈물 흘러넘치기 일보직전이었음
지금도 그 장면 생각하면 너무 슬퍼서 눈물 나올 거 같애 힝
불꽃놀이가 끝나고 주인공이랑 시로하는 완전히 우미를 잊어버리고
그래도 아직 사진 각은 남아있다! 그림책 각은 남아있다! 하면서 끝까지 행복회로 풀로 돌렸지만
그딴 거 없고 그냥 우미는 사라졌답니다~ 우미가 다시 돌아오는 건 없답니다~ 끝~
하면서 주인공이 섬을 떠나고, 그대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시점이 사라진 우미로 전환되더니
주인공이랑 시로하가 루프 반복하는 걸 보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하더니
급발진하면서 어딘가로 가더니
시로하 목소리 듣고 어딘가로 이끌리더니
그대로 끝나는 거 보고 어이털림
갑자기 막판 와서 이렇게 급전개를 한다고? 아직 스토리가 더 남아있다고?
솔직히 처음엔 주인공이 어떻게 우미를 구해서 루프를 끊고 다른 미래로 가는 엔딩으로 낼 줄 알았는데
그런 거 없고 우미가 급발진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전개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거기에 아직 루트가 하나 더 남은 걸 보고
대체 어떻게 전개할지 1도 감 안 잡히더라
8. Pocket
급발진으로 어딘가로 날아간 우미가 먼 과거로 가서 기억을 잃은 채로 꼬꼬마 시로하랑 만나는데
솔직히 나 이때만 해도 나나미가 카토 가문으로 들어가고
쿄코 이모가 사실 우미였다 라는 전개로 갈 줄 알았음 ㅋㅋㅋㅋㅋㅋ
당연히 그딴 억지 전개일 리는 없고
나나미가 직접 쿄코 이모랑 만나는 장면에서 아니라고 쐐기 박힘
기억을 잃은 나나미는 시로하랑 같이 식당 다니면서 차오판을 만들고
차오판을 계기로 기억을 떠올리고 어린 시로하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구해내려 하는데
이때부터 슬슬 마음속에 한 가지 불안이 생겨남
어.. 이러면 주인공은 대체 뭐가 되는 거지?
예상했지만 역시 나나미의 활약으로 시로하는 저주받은 힘을 얻지 않게 되고
나나미에게 있던 시로하 칠영나비가 우미에게 가서
우미랑 시로하가 재회하고, 우미는 엄마 품에서 소멸하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충분히 감동적이고 인상 깊었지만 정작 주인공인 하이리가 빠진 걸 보고
뭔가, 기러기 아빠가 해외에서 혼자 일하는데 엄마랑 딸이 자기 잊고 즐겁게 노는 걸 보는 기분이었음
모녀가 재회해서 정말 행복하고 기쁜데, 결국 둘이 헤어져서 슬프고 안타까운데
시로하가 저주받은 힘을 안 얻으면 주인공이랑 만날 계기가 없고
우미도 주인공이랑 만날 틈 같은 건 없었으니 이거 철저히 배척당한 거 아닌가?
그럼 주인공은 걍 쩌리가 되는 거 아닌가?
했는데 실제로 에필로그에서 주인공은 섬에서 창고 정리나 하면서 시로하랑 잠깐 마주치고, 식당에서 대화 좀 나누고 끝이더라
아.. 그래.. 우미가 태어나면 다시 루프가 반복될 수도 있으니까.. 이게 최선이겠지..
아무리 그래도 여태까지 친하게 지냈던 소년단 애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하고
말 그대로 창고 정리만 하다가 가는 걸 보고 멘탈이 유리조각으로 깨짐
전개가 별로라서 싫은 게 아니라, 정말 깔끔하고 납득되는 동시에 가장 바라지 않던 전개라 그랬음
왜 이전 루트에서 쿄코 이모는 창고 정리 때문에 불러놓고 정작 주인공 보고 놀러다니라고 했는지
분명 미래에서 왔으니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어야 할 우미를 친척이라 받아줬는지
ALKA 루트에선 버리지 않았던 창고 물건을 정작 왜 마지막 루프에선 버리는지
간접적이긴 해도 쿄코 이모에 대해 알아서 해석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좋은데
좋은데.. 그래도 주인공이 끝까지 시로하 포함 소년단 애들하고 접점 없이 섬을 떠나다가
마지막의 마지막에 뜬금포로 배에서 내려 시로하에게 차오판 만드는 비법 알려달라고 하는 건
너무 열린 결말 아닌가? 이러면 둘이 이어지는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없지 않나? 그보다 이러면 우리가 알던 우미는 태어나지 않는 거 아닌가? 무엇보다 주인공은 끝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쓰레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멘탈 갈린 채로 엔딩곡 듣는데
나비가 날아다니고, 우미 시점으로 쓰인 가사 듣고,
일기장이랑 그림책 내용 차례로 보여주는데
아.. 멘탈 갈린 채로 그런 엔딩 봐서 그런지 허탈함과 감동이 동시에 느껴지더라
좌뇌는 정말 감동적이야 ㅠㅠ 하는데 우뇌는 씨발씨발하면서 허탈해하고 있었음
그리고 엔딩곡이 끝나고
아, 이제 정말 끝이구나 할 때
설마 했던 에필로그가 나오고
혹시 이거 우미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건가? 설마 해피엔딩 각이냐? 할 때
갑자기 시키 목소리 나오는 거 듣고 소름이 쫙 돋음
이거 쓰는 지금도 그때 떠올리면 소름 돋는데
시키가 인도해준 덕분에 우미가 현실에서 깨어나고
주인공이랑 시로하랑 같이 바닷가 나란히 걷는 장면은
방금까지 느끼던 허탈함을 다 잊을 만큼
Pocket 루트로 깨진 머리를 봉합해주는 장면이었음
그래.. 소년단하고 친해지진 못했지만 이거면 된 거야..
주인공은 끝까지 아무것도 못하는 쓰레기로 남았지만 이거면 됐지..
시로하도 우미 기억 못하고 우미만 그때 일을 기억하지만.. 그래도 이거면 됐어..
하면서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그대로 박수치면서 게임 끔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감동적이고 여운 남는 스토리는
게임 소설 영화 포함해서 전무했던 거 같음
그리고 마지막에 뜬금포로 히로인들 각자가 가지고 있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데
아마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거고, 내 해석이 틀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나는 우미가 루프를 반복하면서 생긴 칠영나비가
다른 히로인에게 영향을 줘서 아오랑 아이가 깨어나고, 카모메가 잠들지 않고, 다른 히로인들이 가지던 상처도 치유된 거라고 보고 있음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세 가지가 아오랑 시키, 그리고 그림책임
분명 다른 루트에서도 자고 있어야 할 아오가 멀쩡히 깨어있는 걸로 나오고
시키 루트에서만 해결된 문제가 이상하게 ALKA 루트에서도 해결된 걸로 나오는 걸 보면
각 루트마다 생긴 칠영나비(기억)이 다른 루트에도 영향을 줬다는 식으로 볼 수 있고
무엇보다 그림책 내용은 대놓고 우미 이야기를 요악한 건데
여행 -> 시간여행
나비 -> 우미
작중에서 나온 해석을 바탕으로 나머지도 풀어보면
색 -> 칠영나비
세상 -> 섬
이렇게 될 거고
그걸 바탕으로 그림책 내용을 다시 보면
우미가 시간여행 하면서 칠영나비를 섬에 뿌리는 걸로
섬에 있는 히로인들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렇게 볼 수 있음
공교롭게도 그림책 마지막에 나비가 색을 잃고 꽃 위에서 쉬는 장면에서
나비를 보고 슬퍼하는 동물이 정확히 7명인데
이걸 우미를 제외한 히로인 6명+주인공 1명으로 보면 딱 들어맞으니까
근데 히로인 3명은 RB에서 확장판으로 추가된 거라 솔직히 확신은 못하겠음
그래도 난 개인적으로 이렇게 믿고 싶은 게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주인공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한 쓰레기가 되니까
주인공이 노력해서 히로인을 구한 결과가 Pocket 루트에서도 나타난다고 생각 안 하면
여태까지 내가 들인 시간이 너무 아까우니까 이렇게 믿고 싶음
그리고 그렇게 생각 안 하면 노미키가 너무 불쌍하니까
다른 히로인은 Pocket 루트에서 어떻게 문제가 해결됐다고 쳐도
노미키는 칠영나비가 아니고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일 테니까
아무리 망상병 환자 노미키가 꼴리긴 해도 죽을 때까지 망상병에 시달린다는 건 너무 슬프자너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Pocket 루트를 클리어하고
혼자서 온갖 해석을 하고, 게임을 끄고 나서도 OST 반복재생 하면서 셋이 보낸 여름방학을 머릿속으로 무한루프할 만큼
정말 감동적이고 재밌는 게임이었음
원래 미연시는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번 기회로 Key 회사 다른 작품도 전부 플레이해보고 싶어졌음
다만 지금은 서머포켓에서 느낀 여운에 젖어있고 싶어서
플레이한다 해도 최소한 통스킵했던 시즈쿠 루트 클리어하고 한참 뒤에 하지 않을까 싶음
근데 쓰고 보니 왠지 글이 엄청 길어졌는데
처음에도 말했지만 주인공이 창고 정리하는 것처럼
내가 느낀 여운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어서 쓴 거라
글에 맥락이 없고 주절주절거린 부분은 이해 부탁함
보통 이런 미연시 후기는 루트마다 감상평을 대충 몇 줄로 요약하고
별점 매기는 식으로 끝내고 다음으로 넘기던데
서머포켓만큼은 도저히 그렇게 대충 쓰고 끝내고 싶지 않았음
나중에 시간 나면 여름에 또 재탕하고
또 기회 되면 내 나름대로 해석한 내용 정리해서 쓰고 싶을 만큼
지금도,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음
그리고 만약 시즈쿠 루트 하게 되면
짧게, 지금처럼 주절주절 쓰지 않고 간략하게 요약해서 후기 써봄
댓글 보니까 츠무기 루트랑 다르게 평가 좋다고 하니까
마지막으로 메인화면에 혼자 남아있는 히토리봇찌 시로하 보고 가
다음 작품은 여름 오면 에어 추천
시키는 익사가 아니라 저체온증이 맞지 않나 싶다. 해일이 일어난 배경이 겨울일 개연성도 충분하고 익사면 애초에 마지막에 깨어나서 유언도 못 남겼지
그리고 마지막에 카모메 깨어난 건 시키 외전에서 시간의 틈새에 남은 시키가 해준 걸로 나옴
갤질 하면서 그런 글 봤었는데 원문이 없어서 정확히 뭔지 모르겠더라 - dc App
번역해서 올리고 싶은데 요즘 시간이 업다..
아쉽ㅜ 직접 일본어로 검색해서 찾아봄 - dc App
이게 제일해석하기 난감했던거로 기억하는데 rb에서 풀렸네
포켓루트 ㄹㅇ 마지막에필로그 신의한수였음 그이전까지는 찝찝한기분을 지울수가없었는데
에필로그 없었으면 쌍욕박음 ㄹㅇ - dc App
알카테일들으면 눈물날거가타 ㅠㅠ - dc App
포켓 ㄹㅇ 뇌절이였음 오리지날땐 에필로그도없엇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