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빛나보였던 하늘은, 우울한 잿빛으로 변해버렸다. 나기사의 출산, 그리고 죽음. 찬란하게 빛났기에 이제는 떠올리기 싫은, 잊고 싶은 추억.
그저 하루하루 기계처럼 살아갔다. 우시오를 사나에씨와 아저씨에게 떠넘긴 채, 나는 아침에 일을 나가 저녁에 자고, 쉬는 날에는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 술과 담배에 절어서 사는, 사람으로서의 격으로 따지자면 최악의 생활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버지와 같아지고 있다는건 자각하고 있었다. 이러지 말아야 한다는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나는 지쳤다. 꿈속에서 나기사의 죽음과 우시오의 울음소리가 계속해서 반복되어, 술을 들이키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아버지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그래서 뒤늦게나마 나는 아버지를 만났다. 솔직히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우리는 서로 망가진 채니까.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었다.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나기사를 잃었을 때의 슬픔, 삶을 포기하고자했던 절망을 아버지는 이미 경험했고, 받아들인 다음 나를 키웠다는 것을. 이야기를 나눈 끝에, 나는 아버지를 용서했고, 아버지는 마지막에 웃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을을 떠나 나조차도 모르는 친가로 돌아가셨다.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나 또한 언젠가 나기사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부질없었다.'
아버지도 빠지고 말았던 그 깊은 심연을 나는 끝내 외면하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증오했고, 마을을 증오했고, 인정하긴 싫지만 우시오도 증오했다.
나는 나약한 인간이었다.
'내일 우시오를 데려올게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사나에씨의 전화에 겨우 날짜를 확인한 나는 내일이 나기사의 기일이자, 우시오의 생일이라는것을 깨달았다.
"나기사……."
맥없이 드러누운 나는 작게 나기사를 불러보았다. 당연하게도 대답은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나기사……. 약속 했잖아? 영원히 함께하자고……. 그런데 왜 먼저 가버렸니?"
눈물이 마를날 없었던 눈은, 바싹 마른채 더 이상 눈물을 흘려보내지 않았다. 한동안 멍하게 나기사를 생각하던 나는 수면제 통을 집어 들었다. 일이 있는 날에는 술을 마시면 안되니, 수면제를 더 자주쓰게 되었다.
떨리는 손으로 수면제 통을 열고, 들어있던 약의 절반을 꺼냈다.
무심코 덜어낸 만큼 상당히 많은 양이었지만, 이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나는 언제 떴는지 모를 미지근한 물과 수면제를 같이 넘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까…….’
졸음이 막 머리까지 올라와 눈이 감기려는 차에, 내 눈에 흐릿하게 비치는 빛 무리에 휩싸인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낯익은 옷차림, 낯익은 헤어스타일, 낯익은 뒷모습. 내 눈에 비치는 것은 틀림없는 나기사였다.
“나기사, 나야. 나기사!”
그 등 뒤에서,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내어 외친다. 하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고, 내게 등을 돌린 나기사의 모습은 너무 멀게 보였다. 손을 뻗으면 그 등을 간질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인데.
'어쩌면, 나기사도 나를 만난걸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시오를 제대로 돌보지도 않고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내게 정이 떨어져서, 나와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다고 생각해서 등을 돌린게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도 말을 걸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그렇게 고민하는 와중, 나기사의 뒷모습이 더욱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기사!"
그러나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몸에 채찍질을 하며, 나는 멀어져가는 나기사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달릴수록 나기사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고, 심장 박동이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욱 속도를 높여 달리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나는 마침내 나기사를 뒤에서 끌어안을 수 있었다. 나기사만을 바라본 탓에, 나는 주변의 변화를 인지할 수 없었다.
"나기사. 나,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
이제는 지쳤어. 그러니, 제발 같이 있어줘. 나기사…….
나기사의 머리에 얼굴을 파묻은 내가 나기사의 귓가에 작게 속삭이려는 순간, 세계가 멈추었다.
사후세계전선에 가입함?
토모야는 이걸로 더 안나옴
이야기의 서막이라 생각해서 흥미롭다는 감상이었는데 숙연해지네
같은 부분이 4번 반복되는 건 연출인가요
편집 오류였고 수정했습니다. 인터넷에 글쓰기창 열어놓고 있다가 다른탭 보고 돌아오면 가끔 문장 몇개 강제로 복사되서 붙여지는데 그게 여러번 일어났었네요. 자기전에 확인하고 올렸어야했는데 너무 급하게 올렸습니다.
어?